아파트만 덩그러니… 첫 입주 앞둔 인천 ‘미단 시티’ [집중취재]
분양시장 악화에 착공조차 어려워 iH “용역 등 활성화 방안 마련할 것”
“다음달 입주인데,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 완전 허허벌판이에요. 여기서 어떻게 삽니까?”
2일 오전 10시께 인천 중구 운북동 골든테라시티(옛 미단시티) 부지에 11개 동의 아파트 단지가 덩그러니 솟아 있다. 이 아파트는 조만간 입주가 이뤄질 민간임대주택인 ‘누구나 집’이다. 아파트 단지 주변 보도블럭은 잡초가 무성하고 상업시설 투자를 알리는 현수막만 걸려있을 뿐, 모두 빈 땅이다. 맞은편 또다른 공동주택 용지는 잡초가 어린이 키만큼 자라 풀숲처럼 우거져 있다.
이 곳에서 만난 주민 A씨(55)는 “아파트 단지 주변엔 흔한 슈퍼는 물론이고 병원 등 아무것도 없다”며 “허허벌판에 아파트 단지만 솟아 있는 이 상황이 너무 의아하다. 누가 살 수 있는 곳은 아닌 듯 하다”고 말했다.
인천 중구 미단시티의 첫 공동주택인 ‘누구나 집’의 입주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미단시티 사업 활성화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주변에 마트와 식당 등 상업시설은 물론이고 학교와 병원 등 필수 시설조차 없어 주민들의 불편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와 인천도시공사(iH) 등에 따르면 중구 운북동 857일대에 8만2천60㎡(2만4천823평)에 총 1천96가구의 아파트 ‘누구나집’이 다음달부터 입주한다. 누구나집은 협동조합형 민간임대주택으로 당초 10%의 지분으로 10년 동안 저렴한 임대료로 살다가 최초의 확정분양가로 매입할 수 있는 임대 후 분양주택이자 미단시티의 첫 공동주택이다. 입주자 모임인 ‘누토피아’ 조합은 다음달 사전 점검 등을 한 뒤 본격 입주를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이 누구나집을 제외하고 미단시티 사업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빈 땅으로 방치 중이다. iH가 일대 대규모 공동주택 및 상업시설 용지를 모두 민간에 매각했지만, 분양시장 악화 등으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이 어려워지면서 착공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재 미단시티의 공동주택 용지 25만5천479㎡(7만7천417평)와 단독주택 용지 19만8천92㎡(6만27평)는 모두 민간에 팔렸다.
특히 미단시티 개발사업의 최대 앵커사업인 중국 푸리그룹 한국법인 알에프케이알㈜(RFKR)의 카지노 사업에 대해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인허가 연장을 불허하면서 사업 자체가 미궁에 빠져있다. 이 밖에도 국제학교 및 국제병원 유치 등 미단시티의 굵직한 개발 사업들은 모두 제자리 걸음을 걷고 있다.
서종국 인천대학교 도시행정학과 교수는 “미단시티 사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토지이용계획부터 전면 수정하는 등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며 “이미 불투명해진 앵커시설의 정상화에만 몰입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아파트 입주가 시작한 만큼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도로는 물론이고 학교 등 주요시설의 추진부터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iH 관계자는 “당초 계획과 달리 이미 민간사업자에게 판 땅의 개발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이 같은 ‘나홀로 아파트’ 상황에 놓였다”며 “용역을 통해 미단시티 활성화를 위한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누구나집 입주가 이뤄지고 나면 일대 유동 인구가 생겨 상업시설 착공이 이뤄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며 “인천경제청 등과 머리를 맞대 정상화 방안을 찾겠다”고 설명했다.
김지혜 기자 kjh@kyeonggi.com
최종일 기자 assq123@kyeonggi.com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과천시, 네이버 라인프렌즈(IPX) 유치로 미래 신도시 가치 높인다
- 수원 현대건설, 7연승 파죽지세…흥국생명 맹추격
- 14년 만의 WK리그 제패 수원FC, 시민과 함께 팬페스타 ‘성황’
- 경기 시흥·김포, 인천·강화에 폭풍해일주의보
- 중고거래 사기꾼, 출소 10개월 만에 또 교도소행
- 수능 ‘D-1’ 예비소집·출정식…“선배, 수능 대박 나세요” [현장, 그곳&]
- 빛 잃어 가는 ‘인천민주화운동’…먼지만 쌓여 가는 역사 유인물
- 전문가 제언 “도입 규모에 맞춰 큰 그림 다시 그려야” [경기남부 외국인력 실태조사]
- 여주 남한강에 비친 가을 풍경 [포토뉴스]
- 정치인 가방끈 확인했더니...한국이 가장 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