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시위·소송까지… 난공사 중 난공사
송배전망 건설 사업은 전국에서 지연되고 있다. 4~5년은 기본이고, 10년 넘게 지연되는 곳도 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송배전망을 다 지었어야 할 시점에 착공조차 못 하는 일도 허다하다.
2일 한국전력공사 등에 따르면, 이달 준공 예정인 ‘345㎸ 북당진-신탕정 송전선로’는 당초 목표보다 준공이 137개월(11년 5개월) 늦어졌다. 이 송전선로는 태안화력 등 서해안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첨단 산업 단지가 있는 경기 남부 지역에 나르는 역할을 한다. 2003년 사업을 시작해 2012년 준공이 목표였는데, 지역 주민과 환경 단체가 환경 파괴 및 재산권·건강권 침해를 이유로 송전 철탑 지중화를 요구하는 규탄 집회를 열고, 지자체와 한전의 소송까지 불거지면서 공사에 차질을 빚었다.
이 외에도 주요 전력망 대부분은 공사를 했다 멈췄다를 반복하며 수년씩 지연되고 있다. 동해안 원자력발전소, 화력발전소와 수도권을 잇는 ‘500kV HVDC 동해안~신가평 송전선로 건설 사업’은 2019년 2월 준공 목표로 추진됐지만, 주민들의 반대 등으로 늦어지고 있다. 국내 최대 바이오 협력 단지인 송도 바이오클러스터 전력 공급을 위한 ‘345kV 신시흥-신송도 송전선로’의 지연 기간은 59개월, 남해 해상 풍력발전량을 수송할 ‘345kV 신장성 변전소’의 지연 기간은 62개월이다.
공사가 늦어지며 들어가는 사회적 비용도 커진다. 지방 발전소의 발전 제약에 따른 손해뿐 아니라 추가 공사비, 갈등 해결을 위한 보상금 등이 많아지는 것이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력 공급을 위한 ‘345kV 고덕-서안성 송전선로’는 착공이 5년 늦어지며 10년 만인 지난해 완공했다. 삼성은 이 과정에서 주민들의 요구를 수용해 송전선 지중화와 송전탑 철거 등에 합의하면서 750억원을 추가 부담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갈등에 따른 건설 지연과 비용 지출이 하도 많다 보니 ‘이 정도면 서로 ‘윈윈’(win-win)’인 모범 사례 수준”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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