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지을 원전 4기 비수도권에 들어서 송배전난 더 커진다

조재희 기자 2024. 6. 3.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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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공급만큼 망 확충도 중요”
지난 2021년 12월 13일 경북 울진군 북면 한울원자력본부 내 신한울 3~4호기 건설부지에 기둥만 세워져있다. 기둥 뒤로 신한울 1~2호기가 보인다. /김동환 기자

AI(인공지능) 확산으로 반도체·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면서 필요한 전력 수요를 맞추기 위해 정부가 발전설비를 대거 확대할 계획이어서 송배전망 부족 문제는 더 심각해질 전망이다. 앞으로 지역별 전력 생산과 수요 미스매치 현상은 더욱 심화하면서 송배전이 발전설비 건설 속도를 따라가지 못할 경우 송배전발 전력 대란은 장기화·만성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지난달 31일 초안이 나온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서는 지난해 확정한 10차 전기본보다 10GW(기가와트)가량 전력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런데 전력 수요 증가를 맞추기 위해 새로 짓게 되는 발전설비 상당수가 비수도권에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2038년까지 1.4GW(기가와트)급 대형 원전 3기, 소형모듈원전(SMR) 1기가 추가되는 데, 대형 원전의 경우 강원과 영남 동해안 지역 건설이 유력하다. 170㎿(메가와트·1000㎿=1GW)급 모듈 4개를 차례로 짓는 SMR도 충남 당진·태안, 경남 삼천포·하동 등 탄소 중립을 위해 단계적으로 가동을 중단하는 석탄화력발전 단지에 건설될 가능성이 크다.

2038년까지 매년 6GW 늘어나는 태양광·풍력발전 단지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말 기준 발전 사업자들이 건설 중이거나 건설 계획을 확정한 신재생에너지 설비 24.5GW 가운데 수도권에서 진행하는 사업은 안산 풍도의 해상 풍력(200㎿)과 오산 연료전지(30㎿) 두 건뿐이다. 전체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증가 물량의 1%에도 못 미치는 규모다.

11차 전기본에서 확정·반영될 양수 발전소 1.75GW도 경남 합천과 전남 구례는 2035년 3월까지, 경북 영양과 봉화, 전남 곡성, 충남 금산 4곳은 2035~2038년 사이에 발전소를 가동하게 된다. 모두 비수도권이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교수는 “우리나라 여건상 용수가 많이 필요한 원자력발전이나 넓은 부지와 적절한 자연조건이 필요한 태양광·풍력은 강원이나 영남, 호남 등 비수도권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며 “송배전망 문제는 앞으로 더욱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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