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류성 식도염'…제약업계의 치료법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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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식도역류증 치료제를 두고 제약업계의 시장 장악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우리나라 P-CAB 계열 역류성식도염 치료제의 포문을 연 회사는 HK이노엔이다.
자회사인 유노비아는 대원제약과 손잡고 P-CAB 계열 역류성 식도염 치료제 후보물질인 'ID120040002'에 대한 임상 2상 시험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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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위식도역류증 치료제를 두고 제약업계의 시장 장악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기존의 기존 양성자 펌프 억제제(PPI) 계열 치료제보다 약효가 빠르고, 식사 여부와 상관없이 복용이 가능한 위산분비억제제(P-CAB) 계열 약품이 연이어 탄생하고 있다.
우리나라 P-CAB 계열 역류성식도염 치료제의 포문을 연 회사는 HK이노엔이다. HK이노엔의 '케이캡'은 지난 2018년 7월 국산 30호 신약으로 승인받았다. 이듬해 3월 출시 후 매년 30~40%씩 성장을 보였다. 매출액은 2019년 304억원, 2020년 771억원, 2021년 1107억원, 2022년 1321억원, 지난해 1582억원이다. 종근당과의 공동판매 결정으로 이룬 성과다.
올해 초에는 종근당과 이별하고, 보령과 손을 잡아 올해 1분기 처방실적 4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나 성장했다. 이들 회사는 각자의 영업·마케팅 역량을 최대한 활용한 한편 적극적 협력으로 실적을 높일 수 있었다.
HK이노엔 관계자는 "양사 실무진은 물론 임원까지 수시로 만나 마케팅 전략을 수립했다"며 "영업 현장에서 합동 캠페인을 펼쳤고 '원팀' 전략으로 케이캡의 시장 지배력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대웅제약의 P-CAB 계열 신약 '펙수클루' 역시 무시할 수 없다. 2022년 7월 국산 제34호 신약으로, 출시 이후 2년 만에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 2위로 거듭났다. 매출액은 2022년 129억, 지난해 535억이다. 연간 성장률은 315%다. 펙수클루의 반감기가 9시간이라, 소비자들이 자주 찾는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대웅제약은 실적을 높이기 위해 지난 4월 종근당과 협업을 진행했다. 종근당이 HK이노엔과 함께 케이캡을 업계 1위 자리로 놓은 전력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대웅제약은 이번 협력으로 2030년 국내 매출 3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일동제약이 P-CAB 계열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자회사인 유노비아는 대원제약과 손잡고 P-CAB 계열 역류성 식도염 치료제 후보물질인 'ID120040002'에 대한 임상 2상 시험에 돌입한다. 올해 3월에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2상을 승인받았고, 최근 대원제약과 공동 개발 협약을 맺었다.
자금난을 겪고 있던 일동제약은 이번 협약으로 연구개발(R&D)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고, 대원제약은 신약 후보군을 찾았다. 두 회사는 소화기계 의약품 시장에서 인지도가 있는지라, 신약 개발에 성공하게 된다면 좋은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 첫 P-CAB 의약품은 일본 다케다제약의 '다케캡'이다. 이 제품은 지난 2014년 출시됐다. 다케다제약은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다케캡에 대한 품목허가를 신청했으나, 이물질이 검출돼 반려됐다.
다케다제약이 주춤한 사이 우리나라 제약업계가 P-CAB 계열 세계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당시 일본 다케캡이 FDA에 거절되면서 미국 진출이 지연됐다. 만약 지난해 말까지 허가를 획득하지 않았다면 한국에도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역류성 식도염 환자가 갈수록 늘어나는만큼 치료제 시장을 두고 더욱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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