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 최강' 안세영 파리金 전망 밝은 이유, 부상회복하며 '천적-2위' 격파[스한 이슈人]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배드민턴 세계랭킹 1위' 안세영(22·삼성생명)이 '숙적'이자 세계 2위 천위페이(26·중국)를 제압하고 3개월 만에 국제대회 정상에 올랐다. 이 우승은 부상 걱정을 줄이고 올림픽 금메달의 희망을 높이는 중요한 한방이었다.
안세영은 2일 싱가포르에서 펼쳐진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750 싱가포르오픈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천위페이를 게임스코어 2-1(21-19, 16-21, 21-12)로 눌렀다.
안세영은 이로써 지난 3월 프랑스오픈 이후 3개월 만에 국제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월 말레이시아 오픈까지 합쳐 올해 세 번째 금메달이다.
안세영과 천위페이는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펼치며 게임스코어 1-1을 만들고 운명의 3게임에 돌입했다. 안세영은 여기서 천위페이의 날카로운 스매시와 절묘한 헤어핀을 모두 견디며 끈끈한 수비력을 보여줬다. 이어 날카로운 스매시를 통해 8-4로 달아났다.
기세를 탄 안세영은 9-6에서 집중력을 보이며 연속 4득점을 올려 13-6으로 도망갔다. 승기를 잡은 안세영은 이후 안정적인 경기 운영으로 리드를 유지하며 승부의 종지부를 찍었다.
안세영은 2023년 10월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전까지, 그해 출전한 13개 대회에서 12번 결승에 오르고 8번 우승을 차지했다. 안세영은 이 행보를 바탕으로 지난해 7월31일 측정한 세계배드민턴연맹(BWF) 랭킹에서 야마구치 아카네(일본)를 제치고 1위에 올라섰다. 한국 선수로는 방수현 이후 27년 만에 세계 1위에 오른 것이며, 현재도 유지 중이다. 심지어 이 과정에서 '천적' 천위페이를 상대로 5승2패의 전적 우위를 가져간 부분이 특히 고무적이었다.
안세영의 2023년 질주는 10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정점을 찍었다. 배드민턴 여자 단체전과 여자 개인전에서 무려 29년 만에 한국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안겼다. 단체전 결승에서 맞붙어 3-0으로 압도한 중국은 1994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이후 5전 전패로 한 번도 이겨보지 못했던 상대였기에 더욱 뜻 깊었다. '세계 랭킹 1위' 안세영은 단체전 첫 경기 단식에 나와 세계 3위 천위페이를 압도했고, 개인전 결승에서도 천위페이에게 승리하며 2관왕을 차지했다. 21세의 어린 선수가 '배드민턴 여제'에 등극하는 순간이었다.
안세영은 이제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자신의 첫 올림픽 금메달을 노린다. 성공한다면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여자 단식 금메달리스트 방수현 이후 28년 만이자 한국 배드민턴 역사상 두 번째로 올림픽 단식서 금메달을 목에 거는 선수가 된다. 안세영은 이를 위해 아시안게임 이후 쇄도한 수많은 미디어 요청을 정중히 거절하고 배드민턴 선수로서의 수련에 정진했다.
물론 안세영의 당찬 걸음에도 변수는 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무릎을 다친 안세영은 슬개건 부분 파열 진단을 받았다. 안세영은 지난 5월7일 자신의 SNS에 "짧은 기간에 회복하기 힘든 부상이라 병원 조언에 따라 7월 올림픽까지 통증에 적응하는 방향을 택했으며, 무릎 상태가 점차 나아지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또한 부상 속에서도 올해 5개 대회에 출전해 2차례 우승을 차지하는 저력을 보였다.
안세영은 다행히 중요한 경기에서 압도적인 기량과 체력으로 부상을 뛰어넘은 경험을 갖고 있다. 그는 현재 세계랭킹 2위 천위페이와의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단식 결승전 당시, 수비 도중 오른쪽 무릎이 코트에 닿았을 때 통증을 호소했다. 하지만 노련하게 3게임까지 끌고 간 후 천위페이의 체력 저하를 공략해 게임 스코어 2-1로 이기고 금메달을 따냈다. 안세영은 무릎 부상으로 줄어든 활동 반경을 체력으로 메우며 3게임 21-8로 세계 2위를 누르는 '압도적 1위'의 위엄을 과시했다.
그리고 안세영은 이번 대회에서 다시 한번 천적이자 세계 2위인 천위페이를 꺾고 우승을 차지하며 부상으로 인한 경기력 감소 우려를 완벽히 털어냈다. 올림픽 금메달을 향한 세계 여자 배드민턴 먹이사슬 최상위 포식자의 계획은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스한 이슈人 : 바로 이 사람이 이슈메이커. 잘하거나 혹은 못하거나, 때로는 너무 튀어서 주인공이 될 만한 인물을 집중 조명합니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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