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G 3홈런 포효…임자 만난 ‘라팍’

안승호 기자 2024. 6. 3. 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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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박병호가 지난 1일 대구 한화전에서 홈런을 치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홈구장 홈런득실 손해에
담장 높이기 고민한 삼성
이적생 박병호 활약에
김영웅 등 젊은 거포까지…
8년 묵은 숙제 해답 찾아


프로야구 삼성은 지난 겨울 홈구장 삼성라이온즈파크(라팍)의 외야 담장 높이를 올리는 것을 고민했지만, 다각도의 검토 끝에 현재 구조(3.6m)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외야 스탠드 몇천 석의 시야 확보에 문제가 발생할 소지를 감안한 선택이었다.

외야 펜스 구조 변경에 대한 갈등의 출발점은 안방이 여느 집 안방처럼 편안하지 않은 탓이었다.

라팍은 좌우 펜스 99.5m에 중앙 펜스 122.5m로 짧지 않지만, 좌우중간이 옥타곤처럼 직선으로 이어져 있다. 좌우중간 펜스 거리가 107m에 불과하다. 이로 인해 라팍은 파크팩터에서도 KBO리그 홈런 친화형 구장 1순위로 꼽혔는데, 삼성은 홈구장 홈런 득실에서 매번 손해를 봤다. 2016년 개장 이후 지난해까지 삼성은 라팍에서 홈런 566개를 때리면서 홈런 685개를 허용했다.

더구나 2010년대 중반 이후 삼성 야수 라인업에는 홈런 경쟁력으로 도드라진 선수가 적었다. 야수 구성과 홈구장 특성의 어울림이 적었다.

그런데 어쩌면 비로소 라팍의 풍향이 바뀌고 있다. 지난 겨울 삼성의 선택이 점차 빛날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

삼성이 지난 주중 오재일을 내주고 KT로부터 전격 영입한 ‘원조 거포’ 박병호가 이적과 함께 홈런 본능을 되찾고 있다. 박병호는 지난달 29일 대구 키움전에서 홈런으로 트레이드 신고식을 하더니 지난 1일 대구 한화전까지 4경기에서 홈런 3개를 뿜어내고 있다. 4경기 뿐이지만 OPS 1.600을 기록하며 초고속으로 한창때의 위압감을 되찾고 있다.

박병호는 비거리로는 120m-135m-110m를 날아간 홈런 3개를 차례로 쳐냈다. 라팍 구조와 무관한 대형홈런을 때렸다. 그러나 박병호가 시즌 초반과 달리 서서히 뜬공 비율을 높이는 것을 고려하면 ‘라팍 효과’도 보는 장면이 종종 나올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라팍에 얽힌 오랜 딜레마에서도 벗어나는 전환점도 만들고 있다.

삼성은 지난 1일 현재 라팍에서 29경기를 치르는 동안 홈런 41개를 때리면서 홈런 36개를 맞았다. 홈런 득실 흐름이 바뀌고 있다. 라팍에서만 홈런 10개를 때린 김영웅의 등장과 올해 라팍 홈런 7개를 생산한 이성규의 도약 등 젊은 선수들의 성장으로 팀컬러에 변화가 나타나는 중이다. 여기에 KBO 통산 386홈런에 홈런왕 6회에 빛나는 박병호의 가세는 팀 타선의 중량감을 한번 더 높이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충분해 보인다.

올해 라팍 홈런 6개의 구자욱, 4개의 맥키넌 등 홈런을 쏘아올릴 수 있는 ‘포문’이 대폭 늘어나고 있다. 박병호가 지금처럼 회복세를 이어간다면 삼성은 주력 타자 대부분이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 상생 흐름을 탈 것으로도 보인다. 상대 배터리의 피로도를 키우며 경기 중 타자 우위의 시간과 횟수를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라팍이 처음으로 홈팀 삼성의 진짜 안방으로 실리까지 더하는 첫 시즌이 흐르고 있다. 박병호는 달라진 흐름을 확인하는 이름이 되고 있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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