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일리 지지하던 언니, 트럼프 유죄 직후 트럼프 지지” NYT 칼럼니스트 한탄
공화당 중도파였던 오빠·언니
트럼프 유죄 평결 이후 “민주당 과도한 수사”로 돌아섰다
“론 디샌티스나 니키 헤일리를 응원하던 언니, 오빠가 트럼프로 돌아섰다.”
모린 다우드(72) 뉴욕타임스(NYT) 칼럼니스트가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유죄 평결이 나온지 이틀 뒤인 1일 칼럼에서 공화당 내에서도 중도 성향을 보였던 자신의 남매들이 일제히 트럼프 지지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워싱턴 정가가 이번 재판으로 5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가운데, 이번 판결이 공화당 지지층의 결속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표현한 것으로 해석됐다.
퓰리처상 수상자이자 NYT의 고정 칼럼니스트 다우드는 이날 칼럼에서 “트럼프 유죄 평결 직후 언니와 오빠에게 전화를 걸었다”며 “이들은 (공화당 경선에서 트럼프와 경쟁했던)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나 헤일리 전 유엔대사를 지지했었고, 트럼프의 끊임없는 막말에 혼란스러워했었던 인물”이라고 했다. 그러나 다우드의 ‘중범죄자에게 투표할 수 없다고 결정했느냐’는 질문에 그의 언니 페기는 뜻밖의 대답을 내놨다.
“나는 원래 트럼프에게 투표하지 않으려고 했어. 그런데 (트럼프 유죄 평결 이후) 이제 보니 이 모든 게 사기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에게 투표 하려고 해.”
그의 언니 페기는 트럼프 재선 캠프에 100달러를 기부하려고 했지만, 지지자들의 폭주하는 기부 행렬 때문에 접속에 실패했다고 한다. 실제 AP 등에 따르면 트럼프 캠프는 유죄 평결이 나온 지난달 30일 저녁 이후 24시간 동안 5280만달러(약 730억원)의 후원금을 모급했다. 트럼프 캠프가 지난해 하반기 6개월 동안 온라인으로 모금한 5800만달러(약 800억원)에 육박하는 금액을 하루 만에 쓸어 담은 셈이다.
그의 언니는 “(유죄 평결 당일) 잠을 이룰 수 없었다”며 “나는 가짜 재판을 받고 감옥에 갇혀 있는 꿈을 꿨다. 아버지는 돌아가셨고, (다섯 남매 중) 둘도 이미 죽었는데 누가 나를 구해줄까”라고도 했다고 다우드는 전했다. 트럼프는 유죄 평결 직후 지지자들의 동정 여론을 이끌어내기 위해 모금 요청 메일에서 “나는 조작된 정치적 마녀사냥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정치적 포로’”라고 했었다. 다우드는 “트럼프가 지지층을 위해 ‘정치적 순교’를 하고 있다는 메시지는 그럴 듯 하게 보였는데 실제 나와 가까운 사람들에게 효과가 있는 것 같다”며 놀랍다고 했다.
다우드는 “제 누나는 1960년에는 존 F 케네디, 1976년에는 지미 카터, 2008년에는 버락 오바마에게 투표했고 2012년에는 조 바이든의 이름을 썼다”고 했다. 지난 40년 넘게 민주당 지지였다는 뜻이다. 이어 “그러나 그녀는 이제 바이든이 물러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식료품점에서 10가지 물건을 사느데 100달러가 넘는 돈을 내는 데 화가 났고, 트럼프를 감옥에 넣으려는 민주당에 짜증을 내고 있다”고 했다.
실제 바이든 캠프와 민주당 성향 언론들은 트럼프 유죄 평결 직후 트럼프가 청년·라틴계·무당층에서 지지율을 상당 부분 잃을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번 재판 결과는 이미 굳어진 민심(民心)을 바꾸기엔 역부족이고, 오히려 공화당 내 느슨했던 중도층을 강성으로 돌변시키는 기폭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실제 미 여론은 양분된 상태다. ABC뉴스와 입소스가 트럼프 유죄 평결 다음날인 지난달 31일부터 1일까지 성인 남녀 781명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서 50%는 트럼프 유죄 평결에 대해 ‘옳다’고 답했고, 49%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11월 대선 출마를 접어야 한다고 했다. 반면 47%는 트럼프에 대한 기소가 ‘정치적 동기에 의한 것’이라고 답했다. ‘정치적 동기에 따른 기소가 아니다’라는 응답 비율(38%)보다 높았다. 각당 지지자들이 이미 마음을 정한 상황에서 유죄 평결 발표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뜻으로도 해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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