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북한 ‘오물풍선’ 확성기 대응, 더 심각한 도발 대비를

2024. 6. 3.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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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대남 '오물풍선' 살포 등 최근 일련의 북한 도발에 대응해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를 검토했다.

북한이 오물풍선을 동원한 건 2016년 이후 8년 만이다.

북한이 살포한 오물풍선은 지난 1, 2일 720개 이상을 포함해 6일간 총 1000여 개 식별됐다.

또한 일부 탈북민단체가 대북전단 살포를 멈추지 않은 것이 북한이 오물풍선을 살포하는 빌미가 된 측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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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NSC 열어 8년만에 재개 논의
핵·미사일 고도화 전략에 대응해야

정부가 대남 ‘오물풍선’ 살포 등 최근 일련의 북한 도발에 대응해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를 검토했다. 이는 지난 2016년 북한의 4차 핵실험 당시 방송한 이후 8년 만이다. 방송에는 남한 체제 우위성을 선전하는 내용, 최신 대중가요 등을 담을 것으로 보여 북한의 강한 반발이 우려된다. 대통령실은 2일 장호진 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확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 대책을 논의했다. 정부는 지난달 31일 ‘북한 도발 관련 입장’을 발표해 “북한이 멈추지 않는다면, 북한이 감내하기 힘든 모든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2일 오전 인천 중구 전동 인천기상대 앞에 떨어진 북한 오물 풍선 잔해를 군 장병들이 지뢰 탐지기로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은 앞서 지난달 28일 한밤 중에 가축 분비물과 생활쓰레기 등 오물을 매단 다량의 풍선을 공중에 띄워 남쪽으로 내려보냈다. 기폭장치와 타이머까지 갖춘 오물풍선은 서울 도심과 경기도·강원도 접경 지역은 물론 경남 거창에서까지 발견됐다. 북한이 오물풍선을 동원한 건 2016년 이후 8년 만이다. 북한이 살포한 오물풍선은 지난 1, 2일 720개 이상을 포함해 6일간 총 1000여 개 식별됐다. 북한은 또 지난달 29일부터 닷새째 서해 북방한계선(NLL) 이북에서 남쪽으로 향해 위성항법장치(GPS)전파 교란 공격을 했다. 우리 군사작전에는 영향이 없었으나 인천 해상을 오가는 여객선과 어선 내비게이션 오작동이 이어지고 있다.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는 우리 사회에 불안과 혼란을 부추기려는 고도의 정치심리전이다. 풍선에 오물을 넣는 유치한 행동은 정상적 국가가 할 수 없는 도발이다. 유엔사령부는 “정전협정 위반”이라고 밝혔다. 지금은 담배꽁초와 가축분뇨 등이 담겼으나 유사시 생물학무기로 바뀔 수 있어 큰 위협이 아닐 수 없다. 북한은 실제 무력행사에 이르지는 않는 모호한 수준의 도발을 하면서 우리 정부의 대응을 살펴보고 있다. 우리 정부는 긴장감을 가지고 대비 태세를 강화해야 마땅하다.

정부가 검토중인 대책 중 하나가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다. 확성기 방송은 1963년 박정희 정부 때 시작돼 노무현 정부 때인 2004년에 남북 군사합의를 통해 중단됐다. 이후 천안함 피격도발(2010년)과 지뢰도발(2015년) 등 북한의 도발 대응조치로 일시적으로 재개되기도 했다. 확성기 방송 재개는 언제라도 준전시 상태가 가능한 상황으로 돌입했음을 의미한다. 북한이 당장 확성기를 직접 타격할 수도 있고, 휴전선이나 NLL 일대에서 강도 높은 군사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군사정찰위성을 재발사하거나 핵·미사일 전력 고도화에 사활을 걸 수도 있다. 우리 군의 방어 태세를 강화하는 한편 북한과의 소통 채널을 복구하는 노력도 병행해야 하겠다. 또한 일부 탈북민단체가 대북전단 살포를 멈추지 않은 것이 북한이 오물풍선을 살포하는 빌미가 된 측면이 있다. 정부는 대북전단 같은 주변적 문제가 위기의 단초가 되지 않도록 면밀히 관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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