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칼럼] 미국 물류시장 특징과 진출 필요성

구자림 부산항만공사 글로벌사업단장 2024. 6. 3.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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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림 부산항만공사 글로벌사업단장

우리나라 최대 무역항인 부산항을 관리하는 부산항만공사(BPA)는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았다. 2004년 설립 이후 다양한 위기를 극복하고 발전을 거듭해 왔는데 최근에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불확실성에 대응하여 우리 중소·중견 수출기업 대상 안정적인 물류 공급망 확보를 위해 해외 주요 항만 배후에 물류센터를 확보하고 운영하는 사업을 지속 추진 중이다. 물류센터는 재고를 보관하면서 하역과 보관 출고 배송 기능을 수행하는 물류거점으로, 단순 보관기능에서 보관화물의 상품가치와 상품매매의 편리성을 높이는 유통가공 서비스로 기능이 확장되고 있다.

BPA는 이미 네덜란드 로테르담항과 스페인 바르셀로나항, 인도네시아 동부 자바에서 물류센터를 운영 중인데 올해 하반기에는 국내 물류기업과 동반 진출하여 미국 LA·LB항(로스엔젤레스·롱비치) 배후에서 네 번째 물류센터 운영을 시작한다. 세계 최대 소비 시장인 미국은 수입 물동량 중심으로 컨테이너 화물시장이 형성되어 있고 주요 항만 대부분 수입 물동량 비중이 매우 높다. 또한, 중국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높았으나 미중 무역 갈등을 기점으로 자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 정책을 시행해 지난해 중국에 대한 수입 비중은 전년 대비 20% 이상 감소했고 멕시코와 캐나다를 중심으로 공급망 협력을 강화 중이다.

미국은 우리나라 2대 수출 대상국이자 부산항에는 두 번째로 큰 교역 국가로 국내외 수출 및 물류기업들의 진출이 활발해 물류 시설 수요가 꾸준히 높은 곳이다. 특히, 한국발 컨테이너를 가장 많이 취급하고 미국 수입 물동량의 40%를 처리하는 LA·LB항은 철도와 트럭으로 미국 전역에 화물 운송이 가능해 대미 수출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항만이다.

대아시아 무역의 관문항인 LA·LB항은 지난 수년간 코로나 사태로 촉발된 공급망 차질에 수입 화물이 급증하면서 컨테이너 터미널 운영 과부하와 심각한 항만 적체로 물류대란을 겪었는데 화물트럭 운전자 파업까지 더해 항만 운영의 리스크가 크게 증가했다. LA·LB항 물류대란은 항만 적체에만 그치지 않고 항만 인근 및 내륙에 위치한 물류창고의 수요를 크게 늘렸는데 이 과정에서 국내 수출기업과 미국 현지 공장을 운영 중인 국내 기업들은 물류창고 부족과 임차료 증가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이 같은 물류대란으로 공급망 패러다임은 적기 운송을 중요시하는 JIT(Just in time)에서 충분한 재고를 사전에 확보하는 JIC(Just in case)로 전환됨에 따라 재고 보충 수요가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LA·LB항의 항만 적체와 물류대란은 해소되었지만 미국 내 물가 상승 및 미국 기업들의 재고 보유 확대 의지로 물류창고에 대한 수요 및 물류비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바이든 정부의 자국 공급망 혁신 및 자국 생산을 확대하는 정책으로 안정적인 재고 확보는 공급망 리스크를 상쇄할 대안이다.

미국 물류시장을 대상으로 우리 해운·물류기업들의 현지 진출은 꾸준히 진행되어 왔으나, 우리 기업이 직접 구축하고 운영하는 물류 인프라는 일부 대기업의 임차 운영 등 소수에 불과했고, 가격 경쟁력 부족으로 현지 기업 대비 비싼 이용료를 지불하기도 한다. LA·LB항은 미국 시장에 대한 우리 수출입 기업의 핵심 거점으로 만성적인 항만 적체, 육상 운송 지연, 보관비 상승 등으로 물류센터 이용 수요는 계속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물류대란으로 항만 적체와 장기간 선박 대기 발생으로 운임이 치솟는 상황에도 미국 서안에 해당 항만을 대체할 만한 물류시설이 없다는 점도 LA·LB항이 수출입 물류거점으로 지속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BPA가 LA·LB항 배후에서 운영하는 물류센터는 미국에 진출한 우리 중소·중견 수출기업이 저렴하게 장기간 안정적으로 이용 가능한 물류 플랫폼을 목적으로 한다. 글로벌 공급망 급변 속에서 물류 비용 절감과 해외 안전 재고 보관 등 우리 기업 대미 수출 경쟁력 향상을 지원하는 든든한 물류 동반자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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