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50 재산 분할, 美 캘리포니아 등 9州 법에 명시… “판사의 재량 줄어”

뉴욕/윤주헌 특파원 2024. 6. 3.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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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과 동시에 경제 공동체 인정
지난 2021년 이혼을 한 빌 게이츠와 멀린다 프렌치 게이츠. /로이터 뉴스1

미국에서는 주(州)마다 부부가 이혼하며 재산을 분할할 때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일부 주에서는 반드시 ‘50대50′으로 재산을 나누도록 정해놨고 다른 주에선 꼭 반반(半半)은 아니더라도 판사의 재량이 아닌 명확한 법적 지침에 따라 재산 분할을 하게 명시했다.

캘리포니아·텍사스·워싱턴 등 9주에선 이혼 시 ‘공동재산(community property)’ 제도를 적용하고 있다. 이 제도에 따르면 부부는 혼인 전에 배우자가 소유했던 재산 등과 같은 ‘특유재산’을 제외하고 나머지 부부의 재산은 공동재산으로 판단해 각각 50%씩 나눠 가진다. 부부가 혼인 중 취득한 모든 재산은 상속 등 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어떤 자산을 누구 명의로 취득했는지, 누가 얼마나 이바지했는지 등과는 관계 없이 50%씩 지분 가치를 갖는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혼인으로 새로운 경제 공동체(community)가 형성됐고, 이 때문에 결혼 생활 중 생성된 재산은 개인이 아닌 ‘결혼 공동체’와 연결됐다고 보기 때문이다. 뉴욕의 한 가사 사건 전문 변호사는 “결혼 기간 재산 형성 과정에 행해지는 모든 형태의 기여를 존중한다는 취지”라면서 “이혼 과정에 판사의 재량은 줄지만 다툼과 갈등이 비교적 적다는 장점도 있다”고 했다. 어차피 재산을 반으로 나누면 되므로, 캘리포니아 등은 이혼 때 누가 더 잘못했는지 귀책 사유를 따지지도 않는다.

나머지 41주는 ‘공평한 분할’이라고 불리는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재산을 반반으로 무조건 나눠야 하는 것은 아니고 법원이 판단하지만, 재산 분할을 결정할 때 고려하는 구체적인 기준을 법에 적어두고 있다. 예를 들어 뉴욕주의 주법에 명시한 혼인 기간, 직업·수입, 재산 형성 기여, 연금 예상액 등 14개 기준에 따라 재산 분할을 하도록 한다. 이혼 후 한 사람의 생활이 급격히 악화되지 않도록 방지하자는 취지의 판결이 많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미국에서는 갑부들이 수백조원에 달하는 재산을 분할할 때도 그 과정에 재산 분할과 관련한 잡음이 적은 편이다. 2021년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와 그의 전처(前妻) 멀린다 프렌치 게이츠가 이혼할 때 공동재산 제도를 채택한 워싱턴주 법원은 기본적인 재산 분할 비율을 50대50으로 적용했다. 이에 앞서 배우 아널드 슈워제네거와 전처 마리아 슈라이버는 2011년 이혼하며 캘리포니아주 법에 따라 재산 약 4억달러를 반으로 나눠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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