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경기 회복 기대감… 유로 환율, 11년만에 1500원 돌파
경기 전망 지수 두 배로 높아져
유럽의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유로 강세 현상이 나타나며 유로 대비 원화 환율이 유로당 1500원을 넘었다. 유로 대비 원화 환율이 1500원 선을 넘은 것은 2013년 이후 처음이다.
2일 유럽중앙은행(ECB)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유로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12.45원 오른 유로당 1501.11원으로 마감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선 달러 대비 원화 환율도 지난 31일 전날보다 5.1원 오른 달러당 1384.5원을 기록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선 주로 원화와 달러만 직접 거래되기 때문에, 유로 대비 원화 환율이 달러 대비 원화 환율보다 더 올랐다는 것은 글로벌 시장에서 달러 대비 유로 강세가 나타난다는 뜻이다.
유로화는 글로벌 금융 위기 후인 2009년 2월 원화 약세로 유로당 1900원대까지 치솟았다가 이후 1700~1800원 선에서 거래됐다. 그러다 2011년 12월 1500원대로 내려왔다. 2014년 사상 첫 마이너스 금리 도입 이후엔 유로 약세가 나타나면서 유로당 1100~1300원대에서 거래되다, 작년 3월 이후 1400원을 넘으며 최근 꾸준히 상승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 경기 회복이 유로화 강세를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유럽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경기가 하락했다가 최근 바닥을 찍고 기업의 경쟁력이 회복되는 등 경기 사이클 측면에서 상승세”라고 했다. 또 이 관계자는 “곧 유럽이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고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미국보다 높았다가 더 빠른 속도로 진정되고 있기 때문에 명목 금리에서 물가상승률을 뺀 실질 금리 측면에서는 오히려 높아진 측면이 있다”고 했다. 금리가 높아지면, 통화는 강세를 보인다. 실제 독일 유럽경제연구센터(ZEW)가 발표하는 유로존 경기전망지수는 지난달 47.0으로 작년 12월(23.0)의 2배 이상이었다. 이 지수는 0보다 크면 경기 전망이 밝다는 것을, 0 미만이면 경기 전망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작년 9월 -8.9까지 떨어졌던 이 지수는 이후 급등세다.
여기에 더해 최근 원화가 달러 대비 약세인 것도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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