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감내 힘든 조치" 경고에 북한 "쓰레기 살포 잠정 중단"

'오물폭탄' 강경 대응 나서자
北, 밤늦게 국방성 담화 발표

대남 오물 풍선 살포와 위성항법장치(GPS) 전파 교란 등 북한 도발이 계속되자 정부가 2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확대회의를 열고 "북한이 감내하기 힘든 조치에 착수할 것"이라고 응수했다. '감내하기 힘든 조치'로는 과거 대북 심리전에 상당한 효과를 본 것으로 알려진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날 장호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대통령실에서 NSC 회의를 연 뒤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오물 풍선, GPS 교란은 정상 국가라면 상상할 수 없는 몰상식적이고 비이성적인 도발 행위"라고 비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NSC 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관련 조치에 대해 "아주 가까운 시일 내에 구체화되는 것을 보게 될 것 같다"며 "확성기 재개 문제를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과거 최전방 지역에 설치돼 있던 대북 확성기는 2018년 4월 판문점 선언에 따른 상호 조치로 철거된 상태다.

북한은 정부 발표 뒤인 이날 밤 김강일 국방성 부상 명의로 낸 담화문에서 "우리는 국경 너머로 휴지장을 살포하는 행동을 잠정 중단할 것"이라며 수위 조절에 나섰다. 그러면서도 "한국 것들이 반공화국 '삐라' 살포를 재개하면 발견되는 양과 건수에 따라 이미 경고한 대로 100배의 휴지와 오물을 다시 집중 살포하는 것으로 대응하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한편 한·미·일 3국 국방장관은 이날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21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를 계기로 만나 다영역 군사훈련 '프리덤 에지'를 올여름 처음으로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안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