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 불안’에 대처하는 단계적 해결법[김지용의 마음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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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문제도 정신과에서 진료를 해요?"라는 질문을 종종 듣게 되는데, 대표적인 경우가 '발표 불안'이다.
직종을 가릴 것 없이 남들 앞에 설 때의 불안 증세로 힘들어하는 분들이 많다.
다만 이것만으로 깨끗이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발표 불안을 키우고 있을 잘못된 심리 몇 가지와 대처법을 말해보겠다.
남들이 내 발표에 엄청 열심히 집중하고 혹독하게 평가할 것이란 믿음과 달리, 대부분의 타인은 생각보다 내게 큰 관심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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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은 방법은 ‘심호흡’이다. 마음대로 심박동을 조절할 수 없지만, 호흡은 어떤 상황에서도 조절 가능하다. 발표 전 3분 정도라도 의도적으로 천천히 심호흡하면 즉각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며 신체 긴장이 풀리고 편안함이 찾아오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다만 이것만으로 깨끗이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발표 불안을 키우고 있을 잘못된 심리 몇 가지와 대처법을 말해보겠다.
발표를 앞두면 자동적으로 찾아오는 두근거림을 느낄 것이다. 그 순간 ‘오늘도 떨리네, 망했구나’라고 생각하면 실제로 망한다. 그 대신 ‘지금 내가 발표를 앞두고 설레는구나’라고 의도적으로 자신에게 말해주어야 한다. 그래도 너무 떨릴 땐 그 떨림을 드러내는 것이 낫다. “긴장되어서 목소리가 떨리네요”라고 솔직히 고백하고 발표를 시작하는 것이 청중의 마음을 얻는 데 더 낫고, 긴장도를 낮추는 데도 도움이 된다.
또한 발표는 완벽한 공연을 펼쳐야 하는 무대가 아니라 정보 전달을 하는 자리라는 사실을 상기해야만 한다. 남들이 내 발표에 엄청 열심히 집중하고 혹독하게 평가할 것이란 믿음과 달리, 대부분의 타인은 생각보다 내게 큰 관심이 없다. 그런데 별다른 의미 없는 청중의 표정이나 반응에 과도하게 의미 부여하며 스스로 긴장을 키운다. 말하면서 주위를 둘러보기는 하되, 긍정적 반응을 해주는 사람과만 주로 눈 맞추며 진행하는 것이 좋다.
이런 노력들로 잘 해결되지 않을 땐 교감신경 차단 작용을 하는 약물을 사용하기도 한다. 두근거림을 포함한 신체적 불안 증상을 막아주어 확연한 효과를 보시는 경우들이 많다. 다만 혈압저하 등의 부작용 위험성도 있으며, 사용 불가능한 신체 질환도 있기 때문에 꼭 의사와 상의하에 사용해야 한다.
발표 불안은 분명 해결 가능한 문제이며,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 혼자만의 노력으로 해결되지 않을 땐 꼭 전문가와 상의해 보길 바란다.
※김지용 연세웰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은 2017년 팟캐스트를 시작으로 2019년 1월부터 유튜브 채널 ‘정신과의사 뇌부자들’을 개설해 정신건강 정보를 소개하고 있다. 8월 기준 채널의 구독자 수는 약 23만 명이다. 에세이 ‘빈틈의 위로’의 저자이기도 하다.
김지용 연세웰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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