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안세영은 무적' 대회 2연패 달성, "힘든 시간이었는데, 행복하다"... 천위페이 또 꺾었다

안호근 기자 2024. 6. 2.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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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안호근 기자]
안세영. /사진=뉴스1
역시나 '건강한 안세영(22·삼성생명)'을 막을 자는 없었다. 과거 '천적'으로 불렸던 천위페이(중국)을 다시 한 번 잡아내며 세계 최정상의 자리를 지켰다.

배드민턴 여자 단식 세계 1위 안세영은 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750 싱가포르오픈 결승전에서 천위페이(2위)를 2-1(21-19, 16-21, 21-12)로 제압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디펜딩 챔피언으로 대회에 나선 안세영은 지난해에 이어 챔피언의 자리를 지켰다. 완전치 않은 몸으로도 지난 1월 말레이시아오픈, 3월 프랑스오픈에 이어 3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빼어난 기량을 인정 받으면서도 2% 부족했던 안세영은 지난해 자타공인 세계 최고로 우뚝섰다. 약점 없는 경기력으로 11차례나 우승을 차지했고 천적으로 분류됐던 천위페이와 허빙자오(중국) 등과 관계를 완전히 역전시켰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단체전에서 천위페이를 완벽히 제압하며 금메달을 이끈 안세영은 단식에선 무릎 부상으로 점프를 제대로 뛰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끈질기게 천위페이의 파상공세를 막아냈고 결국 3세트 천위페이를 움직이지도 못하게 만들며 감격의 2관왕에 올랐다.

지난해 말 BWF 선정 올해의 여자 선수상의 주인공도 안세영이었다. BWF는 안세영의 1년 간 활약을 조명하며 "안세영의 등장 전까지 여자 단식은 배드민턴 5개 종목 중 가장 경쟁이 치열했다"며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우승자들 여럿이 포진한 가운데 한 선수가 여자 단식을 지배하는 건 이례적"이라고 극찬했다.

안세영이 지난 3월 프랑스오픈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야마구치 아카네를 꺾고 우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다. /AFPBBNews=뉴스1
그러나 부상의 대가가 너무도 뼈아팠다. 부상 회복을 위해 40일 가량을 쉬어갔고 회복한 뒤 3개 대회에 나섰으나 지난해 안세영의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기복을 거듭했다. 올 시즌에도 1월 우승을 차지했지만 이후엔 허벅지 근육 부상으로 기권했고 3월 프랑스오픈에서 정상에 올랐지만 이후 전영오픈에선 다시 준결승에서 탈락하는 등 몸 상태에 따라 대회 성적이 들쑥날쑥했다.

안세영은 지난달 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그 이유에 대해 고백했다. "저의 부상과 관련해서 아직도 많은 추측이 오가고 있어 정확히 말씀드리고자 한다. 기사에 제가 말하지 않은 사실에 대해 언급이 되는지 모르겠지만 그로 인해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며 "저의 부상이 왜 이렇게 오랫동안 낫지 않는지 궁금하시리라 생각돼 글을 쓰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아시안게임 후 (검진에서) '2~6주간 재활 후 복귀할 수 있다'는 진단 내용과 다르게 통증이 줄어들지 않아 (작년) 12월 월드투어 파이널 이후 다른 병원을 방문했다"며 "슬개건(무릎) 부분파열이 처음 진단 내용과는 다르게 짧은 시간 내에 좋아질 수 없고 올림픽까지 최대한 유지해서 통증에 적응해야 한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남은 시간 동안 결과보다는 올림픽이라는 무대에서 후회하지 않도록 준비할 것"이라며 "치료도 잘 받고 있고 운동도 열심히 하고 있으니 부상에 대한 걱정보다는 응원해주시고 기다려주시면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무릎 부상으로 고통스러워 하는 안세영. /사진=뉴시스
그렇기에 이번 대회 단순한 성적보다는 완벽한 경기력으로 천위페이를 제압한 게 더욱 고무적이다.

경기 내내 웬만한 공격을 다 막아내는 안세영 특유의 완벽한 수비력과 혀를 내두르게 만드는 네트플레이, 수비 뒤 펼치는 완벽한 대각 공격이 모두 빛났다.

접전을 이어가던 안세영은 20-19에서 네트 플레이 이후 강력한 스매시로 첫 경기를 따냈다.

2게임을 내줬던 안세영은 3게임에서 3-3에서 연속 3득점했고 이후 단 한 번도 추격을 허용치 않으며 승리를 따냈다. 특히나 19-10에서 완벽한 수비 장면이 하이라이트였다. 안세영은 천위페이의 연속된 공격에 몸을 날려 막아냈다. 믿기지 않는 수비를 펼쳤으나 천위페이가 무방비로 공격 기회를 잡았는데 안세영의 거듭된 수비에 집중력이 흐트러진 탓인지 라인을 벗어났다. 안세영은 두 주먹을 불끈 쥐고 기뻐했고 천위페이는 허탈한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결국 챔피언 포인트를 따낸 안세영은 잠시 감격에 겨워하더니 천위페이를 위로했다. 이어 관중들 앞에서 특유의 호쾌한 세리머니를 펼쳤다.

중계방송사와 인터뷰를 나눈 안세영은 "부상으로 인해 많은 이야기를 듣고 정말 힘든 시간이었는데 노력한 만큼 보여드릴 수 있어 행복하고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안세영. /AFPBBNews=뉴스1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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