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짝폴짝·주먹 불끈' 이정효 감독 "선수들이 감독 면 세워줘"
(서울=연합뉴스) 설하은 기자 = 4경기 만에 승리를 거두고 7위로 도약한 프로축구 K리그1 광주FC의 이정효 감독은 "선수들이 감독의 면을 세워줬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광주는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1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FC서울을 2-1로 꺾었다.
광주(승점 19)는 승점이 같은 인천 유나이티드에 다득점에서 앞서 7위로 뛰어올랐다.
이정효 감독은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뒤 그라운드로 뛰쳐나가 광주 원정 팬들 앞에서 어린 아이처럼 폴짝폴짝 뛰며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다.
이정효 감독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선수들도 구단도 팬들도, 모두 나 때문에 힘들었을 거다. 경기장에서 선수들이 결과로 감독 면을 세워줬다"며 고마워했다.
최근 공식 기자회견에서 취재진과 설전을 벌여 논란의 중심에 선 뒤 한국프로축구연맹의 경고 조치를 받은 사실을 언급한 것이다.
이 감독은 "광주에선 낮에 카페에 가서 축구를 분석하는데, 팬들이 알아보고 커피나 빵을 놓고 가신다"며 "요새는 힘내시라고 기죽지 말라고 격려의 말씀을 해주셨다. 그런 의미에서 고맙다는 표현을 팬들에게 했다"며 자기 세리머니를 설명했다.
이날 후반 31분 터진 결승 골은 이정효 감독이 후반전 교체카드로 투입한 베카와 가브리엘이 합작했다.
이 감독은 "가브리엘은 교체로 들어가면 기대가 되기 때문에 후반에 승부를 보고자 준비시켰다"며 "베카는 꾸준하게 전술 훈련을 했고, 한국 생활도 잘 적응하고 있는 것 같아서(출전시켰다)"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광주의 경기력이 점점 올라오고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주도적으로 공격 찬스를 만들어 가려는 부분이 경기장에서 조금씩 나오고 있다. 공간을 활용하는 공격이 좀 더 잘 이뤄질 것 같다"고 총평한 이 감독은 세트피스 상황 실점에 대해서는 "이정규 수석코치가 미팅을 통해 세트피스 상황의 개선점을 찾으면 좋아질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광주는 올 시즌 1라운드 서울전(2-0 승)을 제외한 전 경기(15경기)에서 실점했는데, 이 감독은 연속 실점을 크게 걱정하지는 않았다.
이 감독은 "골키퍼 김경민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거다. 모든 선수가 매 경기에 앞서 김경민을 위해 실점하지 말자고 다짐하고 들어가는데, 오히려 김경민은 본인 잘못이라며 선수들을 다독인다"며 선수들이 서로 격려하는 훈훈한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곧) 무실점 경기(클린시트)가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 한 경기만 클린시트로 마무리하면 계속 이어갈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센터백으로 포지션을 변경해 출장하고 있는 허율에 대해선 "아직 미숙한 부분이 있지만, 변준수와 허율이 있어서 상대의 긴 패스와 세컨드 볼에서 도움이 된다"며 "내가 잘 지도한다면 위치를 잡는 건 더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광주는 이날 경기를 끝으로 약 2주간 A매치 휴식기에 접어든다.
이 감독은 "오늘도 새벽까지 경기를 보느라 잠을 못 잤다. 12시간 정도 잠을 자고 싶다"고 한 뒤 "(휴식기에) 선수들과 새로운 전술을 시도해 보려고 준비 중인데, 좀 더 가다듬어 보겠다"며 더욱 발전한 광주의 모습을 예고했다.
반면 홈 5연패를 당한 서울의 김기동 감독은 팬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김기동 감독은 "홈 5연패는 문제가 있다. (9위로 내려간) 순위도 마찬가지"라며 "무슨 말을 한들 핑계밖에 더 되겠나. 팬들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다만 김 감독은 "내가 추구하는 걸 계속 해야 할 것 같다. 순간순간 변화를 주다 보면 더 좋지 않은 상황이 나올 수도 있다"며 "아직은 선수들이 나를 믿고 따라오려는 것 같다. 꿋꿋하게 밀고 나가겠다"고 뚝심을 드러냈다.
경기력은 점점 좋아지고 있지만, 결과가 따라주지 않는다고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 감독은 "성적은 안 나오고 있지만, 초반보다는 (내용이) 확실히 좋아졌다"며 "(휴식기에는) 전방·횡 패스 타이밍 등을 좀 더 보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날 일류첸코와 투톱으로 선발 출전한 린가드는 미드필드 지역까지 자주 내려와 공을 받았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린가드가 볼을 받기 위해 내려오길래 올라가라고 지시했다"며 "린가드가 본인 역량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위치에서 볼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게 내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기동 감독은 후반 추가 시간 린가드 대신 지난달 31일 준프로계약을 맺은 2006년생 공격수 강주혁을 투입했다.
김 감독은 "경기 막판 린가드가 힘들어 보였다. 슈팅, 공간 활용 등이 좋은 강주혁을 넣어 봤다"고 설명했다.
soru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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