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 28년만에 여성대통령 당선…55세 기업인(종합)

송진원 2024. 6. 2.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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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 대선에서 기업가이자 투자자 출신인 할라 토마스도티르 후보(55)가 역대 두 번째 여성 대통령으로 당선됐다고 AP·블룸버그 통신 등이 보도했다.

2일(현지시간) 아이슬란드 공영 방송 RUV에 따르면 개표 완료 결과 토마스도티르 후보가 최종 34.3%를 득표해 25.2%를 득표한 카트린 야콥스도티르(48) 전 총리를 누르고 임기 4년의 차기 대통령에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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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라 토마스도티르 후보 34.3% 득표…역대 두 번째 여성 대통령
대통령, 상징적 지위…법률안 거부권·국민투표 회부권 등 행사
할라 토마스도티르 아이슬란드 대통령 당선인 (레이캬비크·AFP=연합뉴스) 아이슬란드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할라 토마스도티르 후보가 1일(현지시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06.02

(서울·파리=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송진원 특파원 = 아이슬란드 대선에서 기업가이자 투자자 출신인 할라 토마스도티르 후보(55)가 역대 두 번째 여성 대통령으로 당선됐다고 AP·블룸버그 통신 등이 보도했다.

2일(현지시간) 아이슬란드 공영 방송 RUV에 따르면 개표 완료 결과 토마스도티르 후보가 최종 34.3%를 득표해 25.2%를 득표한 카트린 야콥스도티르(48) 전 총리를 누르고 임기 4년의 차기 대통령에 당선됐다.

두 후보와 경쟁한 할라 흐룬트 로가도티르(43) 후보는 15.5%를 득표했다.

득표율 1∼3위 모두 여성 후보였다.

투표율은 78.83%로, 1996년 이후 치러진 대선 투표율 가운데에 가장 높다.

토마스도티르 후보는 2008년 금융 위기 당시 살아남은 몇 안 되는 아이슬란드 투자인 오두르 캐피털의 공동 창업자로 주목받으며 처음 두각을 나타냈다. 아이슬란드 상공회의소 역사상 최초의 여성 회장에 오르기도 했다.

이후 그는 직장 내 다양성 증진을 위해 활동하는 비영리 단체인 비팀(B Team)의 최고경영자를 맡으며 기업 윤리, 지속 가능성, 평등에 중점을 두고 비즈니스 투명성을 옹호해 왔다.

그는 2016년 무소속으로 처음 대선에 출마해 27.9%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이후 8년 만의 재도전에선 6.4%포인트 더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번 대선에서 그는 관광지로서 아이슬란드의 발전 과제, 인공지능(AI)의 역할, 소셜미디어의 영향, 여성 역량 강화 등 사회·경제적 문제들에서 본인의 비전을 제시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의원내각제 국가인 아이슬란드에서 대통령은 헌법과 국민 통합의 수호자로서 주로 상징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실질적인 권한은 총리가 쥐고 있다.

대통령은 법률안 거부권이나 논쟁적인 사안을 국민투표에 부칠 수 있는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신임 대통령은 8월1일 취임한다.

아이슬란드 대통령 선거 후보 토론회 (레이캬비크·AFP=연합뉴스) 지난 달 31일(현지시간) 열린 대통령 선거 후보 TV 토론회에 출연한 할라 토마스도티르 후보(왼쪽)와 카트린 야콥스도티르(48) 후보(가운데). 2024.06.02

토마스도티르 후보는 귀드니 요하네손 현 대통령의 뒤를 이어 오는 8월1일 일곱 번째 대통령으로 취임한다. 여성으로서는 역대 두 번째 대통령직에 오른다.

세계에서 성평등 지수가 높은 국가 중 하나인 아이슬란드는 1980년 비그디스 핀보가도티르를 대통령으로 선출하며 세계 최초로 민주적으로 선출된 여성 국가 지도자를 배출한 역사가 있다.

핀보가도티르 전 대통령이1996년까지 4연임한 이후로는 28년간 남성이 대통령직을 수행해왔다.

이번 선거에서 2위에 그친 야콥스도티르 전 총리는 2017년 사상 두 번째 아이슬란드 여성 총리로 취임해 최근까지 총리직을 수행하다가 지난 4월 대선 출마를 위해 사임했다.

그는 개표가 완료되기 전 이미 패배를 인정했다. 그는 토마스도티르 후보를 향해 "당선을 축하하며, 훌륭한 대통령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번 대선은 아이슬란드에서 최근 잇단 화산 폭발과 주민 대피로 경제·사회적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 속에서 치러졌다.

아이슬란드에서는 남서부 그린다비크 지역의 잦은 화산 폭발로 국민의 1%에 해당하는 주민이 다른 곳으로 이주하면서 집값이 급등했으며, 높은 물가상승률과 금리로 경제가 압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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