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오물풍선에 대북 확성기 설치키로… ‘지저분한 도발’에 대응 [北 잇단 ‘복합 도발’]

박지원 2024. 6. 2.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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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 등 최근 이어진 도발에 대해 대통령실이 2일 "북한이 감내하기 힘든 조치들에 착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긴급 국가안전보장위원회(NSC) 상임위원회 확대회의를 주재한 뒤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회의에서 특히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와 GPS(위성항법장치) 교란 행위는 정상 국가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몰상식적이고 비이성적인 도발 행위이고, 북한 정권이 이런 저열한 도발을 통해 우리 국민에게 실제적이고 현존하는 위협을 가함으로써 국민의 불안과 사회 혼란을 야기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라며 "회의 참석자들은 지난달 31일 정부 입장을 통해 예고한 대로 북한이 감내하기 힘든 조치들에 착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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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주택가 등 720개 날아와
대통령실 “北 감내 힘든 조치”
빠르면 4일 국무회의 통해
9·19 일부 무효화 돌입할 듯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 등 최근 이어진 도발에 대해 대통령실이 2일 “북한이 감내하기 힘든 조치들에 착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를 위한 절차 착수 뜻도 분명히 했다. 이르면 4일 국무회의에서 9·19 남북군사합의 일부 조항 등 무효화 절차를 밟은 뒤 곧바로 방송을 재개하는 안도 거론된다.
사진=연합뉴스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긴급 국가안전보장위원회(NSC) 상임위원회 확대회의를 주재한 뒤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회의에서 특히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와 GPS(위성항법장치) 교란 행위는 정상 국가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몰상식적이고 비이성적인 도발 행위이고, 북한 정권이 이런 저열한 도발을 통해 우리 국민에게 실제적이고 현존하는 위협을 가함으로써 국민의 불안과 사회 혼란을 야기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라며 “회의 참석자들은 지난달 31일 정부 입장을 통해 예고한 대로 북한이 감내하기 힘든 조치들에 착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오물 풍선 또는 GPS 교란 같은 도발을 다시 하지 말란 점을 북한 측에 다시 한 번 경고한다”며 “반복될 경우 우리의 대응 강도도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감내하기 힘든 조치의 일환으로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를 위해 3일 확성기를 설치키로 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확성기 재개 문제에 대해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며 “확성기 재개를 배제하지 않는다면 그것을 하기 위해 필요한 절차는 당연히 취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는 이를 금지하는 9·19 남북군사합의와 남북관계발전법상의 관련 조항 등을 무효화해야 가능하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우리 정부가 북한의 정찰위성 3차 발사에 대응해 9·19 합의 일부 조항 효력 정지 조치를 취하자 9·19 합의를 사실상 파기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차 유리 와장창… 전국서 피해 속출 북한이 약 720개에 달하는 2차 ‘오물 풍선’을 보내면서 서울·경기·경북 등 전국 곳곳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2일 오전 10시22분 경기 안산시 단원구의 한 빌라 주차장에 떨어져 주차돼 있던 승용차 앞 유리창이 파손된 모습.(왼쪽) 승용차에는 아무도 탑승하지 않아 인명피해는 없었다. 오른쪽 사진은 1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한 아파트 정문 화단에 오물풍선이 떨어져 신고를 받은 군과 경찰이 출동해 현장을 통제하고 있는 모습. 고양=뉴시스, 뉴스1
정부는 법적 장애물을 먼저 해소한 뒤 곧바로 확성기 방송 재개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빠르면 4일 국무회의에서 9·19 남북군사합의 효력 정지 절차를 밟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조치 시점에 대해 “가까운 시일 내에 (조치들이) 구체화할 것”이라며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바로 하겠다. 굳이 더 시간 끌 생각도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확성기 방송이 재개되면 문재인정부 당시인 2018년 4월 이후 6년 만이다.

한편 북한은 나흘 만에 남쪽으로 오물 풍선을 날려 보내며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GPS 전파 교란 공격도 닷새째 이어오는 중이다. 합동참모본부는 2일 “북한은 전날 오후 8시쯤부터 대남 오물 풍선을 다시 부양했으며 현재까지 식별한 오물 풍선은 약 720개”라며 “더 이상 부양되는 풍선은 식별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28∼29일에도 오물풍선 260여개를 날려 보낸 바 있다. 지난달 28일 오후 9시부터 이날 오후 5시까지 오물 풍선 관련 112 신고가 860건 들어왔다. 물체 발견 신고가 581건, 재난문자 내용 등 관련 문의 신고가 279건이다.

박지원·구현모·이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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