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수사 안해준다고 ‘만족도 최악’ 평가…“경찰이 서비스업이냐” 부글부글
담당 경찰관 교체 요청하거나
만족도 점수 악의적으로 매겨
“경찰에 서비스업 마인드 요구”
경찰, 치안 평가방식 개선 고심
서울의 지구대에서 난동을 피운 주취자의 뺨을 때려 해임된 경찰관이 논란이 된 가운데 경찰의 수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묻는 현행 치안평가 방식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고소인이 원하는 방향으로 기소가 이뤄질 경우 평가 점수가 크게 높아지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점수가 바닥을 치기 때문이다. 수사를 객관적으로 진행해야하지만 고소인의 입장에 무게를 두도록 ‘유혹’하는 평가 방식이라는 지적이다.
현재 경찰에서는 매달 전국 18개 시·도 지방경찰청을 대상으로 치안고객만족도 평가를 하고 있다. 치안고객만족도는 경찰과 대면한 민원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는데 업무처리 절차와 과정, 응대태도, 서비스 품질, 서비스 환경차원 등에 대해 평가한다.
수사 분야 평균 점수가 이처럼 가장 낮게 나온 것은 민원인이 주는 점수의 편차가 그만큼 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사건의 기소·불기소 여부에 따라 점수가 크게 갈린다는 평가다. 한 경찰 관계자는 “민원인이 고소·고발한 사건을 불송치하면 대부분 불친절하다고 응답한 것으로 본다”고 귀띔했다. 실제 서울경찰청 평가 점수를 보면 사건을 송치했을 경우 평균 점수는 73.7점에 이르는 반면 불송치했을 경우 47.9점에 그치는 것으로 집계됐다. 예컨대 서울경찰서 중에서 고객만족도 점수가 가장 높은 은평서도 기소시 평균 85.4점을 받은 반면 불기소 처리됐을 경우 70.9점을 받는 데 그쳤다.
이처럼 수사 분야 만족도 평가는 경찰서 전체 치안고객만족도 점수를 좌우하는 셈이다. 실제 서울청 관할 경찰서 31곳이 받은 수사 만족도 점수는 최저 45.1점에서 최고 79.6점으로 편차가 크다. 반면 민원인들과 크게 부딪힐 일이 없는 112 신고처리 분야 등은 대부분 경찰서에서 균일하게 점수가 높은 편이다.
서울경찰청은 수사 분야 집중 관리를 통해 치안고객 만족도를 보다 향상시킬 것을 주문하고 있다. 예컨대 수사 분야 친절도를 높이기 위해 부정적 예단이나 선입견을 드러내 오해를 사는 일이 없도록 업무를 개선하고, 쉽고 친절한 수사통지 문구를 제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고소인과 진정인이 수사업무를 직접 만족도 평가하는 게 맞지 않는다는 현장의 지적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대도시 같은 치안수요가 많은 곳의 경우 평균적으로 만족도가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일선의 목소리를 수용해 악성 민원인이라는 것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경찰청에 제출할 경우 악성 민원인이 응답한 점수는 제외하도록 제도를 보완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수사 관련 평가를 이른바 ‘악성 민원인’에게까지 하도록 하는 현행 방식을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악의적인 의도를 갖고 평가 점수를 낮출 수 있는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한 30대 수사관은 “여러 평가지표를 신경써야 하다보니 악성 민원인들이 고소·고발한 사건들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처리하는 것을 가장 신경쓰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다른 경찰관은 “악의적인 의도를 갖고 고소·고발하는 사람들이 많은 상황에서 이같은 악성 민원인을 달래며 일해야 할 생각을 하니 한숨부터 나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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