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퀸 엘리자베스 ‘접수’… “엄청난 노력파”

이강은 2024. 6. 2.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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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권위의 클래식 경연대회로 꼽히는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한국계 미국인 바이올리니스트 엘리 최(23)와 줄리안 리(24)가 각각 3위와 5위로 입상하는 등 한국에 뿌리를 둔 음악가들의 활약이 눈부셨다.

엘리 최는 2일 벨기에 브뤼셀 보자르 공연장에서 진행된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바이올린 부문 순위 발표에서 6명의 입상자 중 세 번째로 호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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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 최, 바이올린 부문서 3위
결선행 12명 중 5명 ‘한국 뿌리’
3년 연속 우승은 아쉽게 무산돼

세계 3대 권위의 클래식 경연대회로 꼽히는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한국계 미국인 바이올리니스트 엘리 최(23)와 줄리안 리(24)가 각각 3위와 5위로 입상하는 등 한국에 뿌리를 둔 음악가들의 활약이 눈부셨다.

엘리 최는 2일 벨기에 브뤼셀 보자르 공연장에서 진행된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바이올린 부문 순위 발표에서 6명의 입상자 중 세 번째로 호명됐다. 역시 한국계 미국인인 줄리안 리도 입상의 영예를 안았다. 최송하·유다윤·아나 임 등 한국인 3명을 포함, 이번 콩쿠르에 결선 진출자 12명 중 한국계만 모두 5명이나 됐다. 다만 2022년 첼로 최하영, 2023년 성악 김태한에 이어 한국 음악가의 3년 연속 우승은 아쉽게 무산됐다.
한국계 미국인 바이올리니스트 엘리 최가 2일 벨기에 브뤼셀 보자르 공연장에서 열린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3위로 입상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브뤼셀=연합뉴스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태어난 엘리 최는 만 3세 때 일찌감치 ‘바이올린 신동’으로 이름을 알렸다. 만 6세 때인 2007년에는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가 주최하는 음악 페스티벌(참가자격 8∼23세)에 특별 초청 케이스로 참가해 전체 참가자가 겨루는 ‘바흐 더블 경쟁부문’ 3악장 부문에서 특별상을 받았고, 11세 이하 솔로 연주부문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2009년 미국 NBC방송 토크쇼에도 출연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엘리 최는 “어린 음악가에게 ‘신동’이라는 말을 쓴다는 건 너무 위험하다고 생각한다”며 “어떤 함정에 빠지기 쉽다. 사람들이 지나친 기대감을 갖기 시작하면 그 기대에 부응하기가 정말로 어렵다”고 자신에게 있었던 부담감을 털어놨다. 그래도 이번 콩쿠르에서 입상에 대해 “물론 항상 그렇게 생각해왔으나, 이제 나름대로 ‘나도 음악가’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엘리 최는 미국 줄리아드 음대 예비학교를 다니면서 동시에 미 컬럼비아대에서 경제철학을 전공했다. 그는 “대학에서 공부하며 음악을 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며 “더 많은 세상과 인간적인 경험을 가능하게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결선에 진출한 최송하(왼쪽부터), 아나 임, 유다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브뤼셀=연합뉴스
5위를 차지한 줄리안 리 역시 7세 나이에 미 밀워키 심포니 오케스트라 협연으로 일찌감치 클래식계에 이름을 알렸다. 2020년 엘마 올리베이라 콩쿠르 1위에 이어 2022년 인디애나폴리스 국제콩쿠르에서 은메달을 차지했다. 그는 “한국인이거나 한국의 뿌리를 가진 많은 이가 클래식 음악을 공부하며 정말 열심히 노력하는 것 같다”면서 “한국인들이 이뤄낸 결과들을 저 역시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해 우승은 우크라이나 바이올리니스트 드미트로 우도비첸코(25)가 차지했다. 조슈아 브라운(25·미국)과 케빈 주(24·미국), 요시다 미나미(26·일본)가 각각 2, 4, 6위로 입상했다. 우승자 우도비첸코는 러시아 심사위원과 악수를 거부해 눈길을 끌었다.

1937년 창설된 퀸 엘리자베스 국제콩쿠르는 매년 성악, 바이올린, 피아노, 첼로 부문이 번갈아 개최된다. 폴란드 쇼팽 피아노 콩쿠르, 러시아 차이콥스키 콩쿠르 등과 함께 세계 3대 콩쿠르로 꼽힌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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