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세, 개미 목 비트는 제도” vs “폐지는 부자 감세”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내년에 시행될 예정인 금융투자세(금투세) 폐지 여부를 놓고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국민의힘이 금투세 폐지 등 감세 법안을 22대 국회 1호 법안으로 채택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2020년 여야 합의로 금투세 도입 법안이 통과된 만큼 예정대로 도입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당초 금투세 도입 법안은 2023년 시행될 예정이었지만 2022년 12월 여야가 이를 2년 유예하는 소득세법 개정에 합의하면서 2025년 1월1일로 시기가 늦춰졌다.
윤석열정부는 금투세 도입을 반대하는 이유로 개인 투자자 피해와 해외로의 자금 유출 등 금융∙자본시장에 대한 악영향을 내세우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31일 ‘금융투자소득세 관련 시장전문가 등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저희는 폐지 이후 전면 재검토가 합당하다는 의견이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금투세가 증권사 등 기관투자자와 외국인에게 유리하게 설계됐다고 보고 있다. 관련 법안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연 5000만원 이상 수익에 대해 22~27.5%(지방세 포함)의 양도세가 부과되지만, 기관투자자∙외국인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대신 금투세와 함께 이뤄지는 증권거래세 인하 혜택은 똑같이 누리게 된다. 증권거래세는 당초 0.23%에서 지난해 0.20%로 낮춰졌고 올해 0.18%, 내년 0.15%로 인하된다. 여야는 금융소득에 양도세를 부과하는 금투세를 도입하며 ‘패키지 정책’으로 소득 발생 유무와 관계 없이 거래 건수에 따라 부과되는 증권거래세 인하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금투세 적용 면제와 거래세 부담 완화 혜택을 동시에 받게 된 증권사의 수익 규모는 그만큼 커지게 됐다. 증권거래세 때문에 실행이 어려웠던 ‘고빈도매매’(HFT·High Frequency Trading) 등이 가능하게 돼 기관투자자의 우세가 더 강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또한 가뜩이나 단기 투자 비중이 높은 국내 증시에서 장기투자 문화가 더 훼손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주식에 양도소득세를 부과하자는 주장은 2004년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이 처음으로 꺼내들었다. 입법 논의가 급물살은 타기 시작한 건 2019년 당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금융투자협회와 간담회를 가지면서였다. 민주당은 정부에 금투세를 도입하고 증권거래세를 점진적으로 폐지하는 내용의 세제 개편을 요구했다.
기획재정부는 초기에 “기관투자자들에게는 이득이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양도세를 추가로 내야 한다”며 부정적 입장을 보였지만, 민주당의 압박으로 2020년 금투세법 제정안을 제출했다. 당시 소득세법 개정안과 증권거래세법 폐지 법안을 발의했던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이 보조를 맞추며 여야 합의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현재 국민의힘 원내대표인 추 의원은 금투세 폐지로 입장을 선회했다.
민주당 예정대로 내년 1월 시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윤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금투세를 도입하면 우리 주식시장이 폭망한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은 전혀 근거 없는 공포를 과장한 것”이라며 “이미 만들어진 법률을 시행해보지도 않고 폐지하는 것은 법적 안정성을 심각하게 위협한다”고 밝혔다.
금투세 시행을 찬성하는 쪽에선 금투세가 일부 ‘왕개미’들에게 적용되는 만큼 이를 폐지하는 건 ‘부자 감세’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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