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역량 총집결된 하노이 호수 옆 ‘핫플’… 베트남을 홀리다 [연중기획-'K건설' 해외수주 1조弗 시대로]

이강진 2024. 6. 2.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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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위용
마트·영화관·호텔·아쿠아리움 등 갖춘
연면적 35만4000㎡ 규모 초대형 복합몰
그룹 자회사들 협업해 K컬처 확산 일조
56개월 공사기간 ‘무사고 무재해’ 달성
19년째 현지 사업 통해 베트남에 ‘진심’
호찌민 추진 투티엠 사업도 ‘랜드마크’로

커다란 호수 옆 우뚝 솟은 건물에 적혀 있는 ‘롯데’(LOTTE).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일대의 모습이 아니다. 베트남 하노이 시민들이 사랑하는 호수인 떠이호(서호·西湖) 인근에 자리한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의 위용이다.

지난달 21일 찾은 롯데몰 웨스트레이크에선 ‘K컬처’를 즐기기 위한 현지 시민들이 눈에 띄었다. 쇼핑몰에선 르세라핌 등 K팝 스타의 노래가 흘러나왔고, 국내 유명 떡볶이 프랜차이즈 식당 앞에는 20명 가까운 대기 인원으로 긴 줄이 늘어서기도 했다.

하노이에 거주한다는 즈엉 반 루엔(37)은 “롯데몰 웨스트레이크는 매우 아름다운 곳”이라며 “많은 사람이 구경하러 온다”고 말했다.
롯데건설이 베트남 하노이에 지은 복합몰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의 전경. 롯데건설 제공
하노이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한 이 건물은 부지 면적 7만3400㎡(약 2만2206평), 연면적 35만4000㎡(약 10만7100평) 규모의 초대형 복합몰이다. 쇼핑몰뿐만 아니라 마트, 영화관, 아쿠아리움, 호텔, 서비스 레지던스, 오피스 등을 갖췄다. 롯데건설 베트남지사에 따르면 대규모 쇼핑몰에 오피스·호텔·아쿠아리움 등까지 함께 자리한 복합몰은 베트남에서 롯데몰 웨스트레이크가 처음이다.

◆롯데그룹 강점 건물에 집약

쇼핑몰에 들어서자마자 이목을 사로잡는 건 확 트인 천장과 곡선을 활용해 연결감을 살린 내부 디자인이다. 곡선이 주는 편안함을 살리고, 넓은 동선과 휴식공간을 확보해 여유로운 ‘몰링’(복합몰에서 쇼핑뿐 아니라 외식·여가활동 등도 동시에 즐기는 소비 행태)이 가능하도록 했다.

떠이호의 경관을 살린 점도 특징이다. 야외 옥상 정원인 ‘스카이파크’에서는 석양과 함께 떠이호 일대를 감상할 수 있다.

떠이호는 롯데몰 웨스트레이크로부터 성인 남성 걸음 기준으로 약 10분 거리에 있다. 몰에 입점한 한식당에서 일하는 하나(38)는 “롯데몰 웨스트레이크는 젊은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며 “한국 기업이 지은 건물이란 것을 알고 오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정식 개장한 롯데몰 웨스트레이크에는 롯데그룹의 역량이 총결집됐다. 쇼핑·호텔·시네마 등의 분야에서 롯데가 지닌 강점과 경험을 모은 뒤 롯데건설이 시공을 통해 현실에 구현해냈다. 그룹 자회사들과의 협업으로 베트남 내 K컬처 확산에 일조한 셈이다.

현지 공사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2018년 11월 현장 철거작업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공사에 돌입했는데, 곧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번지면서 모든 작업자가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뒤 현장에 들어가야 하는 애로를 겪었다.

임상욱 롯데건설 베트남지사장은 “돌이켜보면 힘든 점도 많았지만 베트남인들이 가진 긍정적인 사고 덕분에 즐겁게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롯데건설은 현장 안전 확보에 온 힘을 쏟았다. 그 결과 철거를 포함해 총 56개월간의 공사기간 ‘무사고 무재해’를 달성했다. 지난해에는 베트남 정부로부터 우수안전관리 포상을 받았다.
◆베트남에 진심인 롯데건설

2006년 베트남에 진출해 햇수로 19년째 현지 사업을 펼치고 있는 롯데건설은 여전히 베트남에 ‘진심’이다. 지금까지 베트남에서 진행한 사업은 마트·쇼핑몰 건설뿐만 아니라 옌벤∼라오까이 고속철도 개선공사(2013년 3월∼2015년 6월)와 다낭∼꽝아이 고속도로(2014년 3월∼2018년 6월)·로테∼락소이 고속도로(2016년 6월∼2020년 3월) 공사, 동나이 롯데 첨단소재 공장 건설(2017년 5∼12월) 등 다양하다.

롯데건설은 건설 관리자들이 베트남 현지 작업자들과 효율적으로 의사소통할 수 있도록 베트남어 교재를 직접 발간하기도 했다. 건설 현장에서 주로 쓰이는 단어와 문장으로 구성하고, 현지에서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기초 회화 및 관용적 표현도 반영했다. 관리자들이 현지어로 의사소통할 수 있게 될 경우 현장 작업자들과의 유대 관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롯데건설이 하노이에 지은 랜드마크는 롯데몰 웨스트레이크만이 아니다. 2014년 완공된 롯데센터 하노이는 연면적 25만4500㎡(약 7만7000평), 높이 272m의 초고층 빌딩으로, 백화점·마트·호텔·서비스 레지던스·오피스 등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65층에 자리한 전망대는 하노이 시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명소로 꼽힌다.

롯데건설은 베트남 시장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기 위한 추가 사업에도 열심이다. 대표적인 것이 호찌민에서 추진 중인 ‘투티엠 에코스마트시티’ 프로젝트다. 대지 면적 5만㎡(약 1만5000평), 연면적 68만㎡(약 20만6000평) 규모로 주거와 상업시설을 복합으로 짓는 사업이다. 롯데건설이 사업 시행 단계부터 시공까지 담당하는 사업장으로, 인허가 및 설계 단계부터 적극적으로 관리 중이다.

총 6개 블록으로 구성돼 있으며 주거·아파트 건물이 3개 블록을 차지한다. 나머지 3개 블록에는 오피스, 호텔 같은 상업시설이 자리한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와 같은 복합몰 사업과는 달리 아파트 건설까지 포함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으로, 일종의 미니신도시로 볼 수 있다. 호찌민 투티엠 지구는 호찌민시가 중국 상하이 푸둥지구를 벤치마킹해 동남아를 대표하는 베트남 경제 허브로 개발하고 있는 지역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베트남에서 지속적으로 사업을 진행한 만큼 베트남을 꾸준히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노이=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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