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야구’에 사활 건 한화엔 김경문 감독의 경험이 필요했다[스경x이슈]

배재흥 기자 2024. 6. 2.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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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가 제14대 사령탑으로 김경문 전 한국 야구대표팀 감독을 선임했다. 사진은 NC 감독 시절 김경문 감독. 스포츠경향DB



프로야구 한화가 제14대 사령탑에 김경문 전 한국 야구대표팀 감독(66)을 선임했다. 2018년 이후 6년 만에 다시 프로 구단 지휘봉을 잡은 김경문 신임 감독에겐 ‘가을야구’ 진출이라는 녹록지 않은 임무가 부여됐다.

한화는 2일 대구 삼성전 종료 직후 “김경문 감독과 계약 기간 3년, 총액 20억원(계약금 5억원, 연봉 15억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앞서 한화는 지난달 27일 최원호 감독, 박찬혁 대표이사와 결별했다. 최 전 감독은 자진 사퇴란 형식으로 물러났지만, 성적 부진을 이유로 사실상 경질됐다. 박 전 대표이사는 현장과 프런트가 동반 책임진다는 의미로 사임했다.

이후 구단은 중량감 있는 신임 감독 후보군을 추려 빠르게 면접 등 절차를 밟았다. 그 사이 박종태 신임 대표이사가 취임했고, 감독 인선 작업에도 속도가 붙었다. 이날 김 감독과 계약을 마무리한 한화는 6일 만에 사령탑 공백을 메웠다.

한화 제14대 사령탑으로 선임된 김경문 전 한국 야구대표팀 감독. 연합뉴스



과거 두산(2004~2011년)과 NC(2011~2018년) 사령탑을 맡았던 김 감독은 KBO리그에서 1700경기를 지휘하며 896승30무774패의 성적을 거둔 검증된 베테랑이다. 두산엔 ‘화수분 야구’라는 확실한 팀 컬러를 입혔고, 신생팀 NC를 빠르게 강팀으로 성장시켰다.

2008 베이징 올림픽 한국 야구대표팀을 이끌면서는 ‘9전 전승’ 금메달 신화를 쓰기도 했다. 2018년 6월 NC 지휘봉을 내려놓은 김 감독은 이듬해 또 한 번 야구대표팀 사령탑을 맡아 감독 커리어를 이어갔으나 2020 도쿄 올림픽에서 노메달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한화는 오랜 기간 프로야구 현장을 떠나 있던 김 감독을 새 사령탑에 앉혔다. 그 배경에는 가을야구가 있다. 비시즌 류현진과 안치홍 등 고액 자유계약선수(FA)를 영입한 한화는 ‘리빌딩 이즈 오버’(Rebuilding is over)를 선언하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사활을 걸었다.

한화는 개막 10경기 8승2패로 승승장구했으나 4월 들어 급격히 추락했고, 5월 한때 잠시 꼴찌까지 추락했다. 그러자 구단은 100경기 가까이 남은 비교적 이른 시점에 최 전 감독과 작별을 택했다. 반드시 5강 이상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는 성과 압박 속에 김 감독이 새로 부임했다.

프로야구 한화의 제14대 사령탑으로 선임된 김경문 전 한국 야구대표팀 감독. 스포츠경향DB



김 감독은 두산과 NC에서 팀을 가을야구로 이끄는 탁월한 능력을 입증했다. 두산에서 8시즌을 보내며 팀을 6차례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었고, NC에선 1군에 진입한 2013년부터 6시즌 중 4차례 팀을 가을야구에 올려놨다. 한국시리즈 우승 경험은 없지만, 당장 한화의 목표인 가을야구 진출을 이뤄줄 만한 능력과 경험을 겸비한 감독이란 평가다.

손혁 한화 단장은 스포츠경향과 통화하며 “풍부한 경험을 가진 김경문 감독이 구단의 목표를 이뤄줄 최적의 역량을 보유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한화는 최근 10년간 포스트시즌에 딱 한 번(2018년) 올랐던 구단의 부족한 점을 김 감독이 채워줄 것으로 기대했다.

김 감독 개인적인 동기부여도 확실하다. 1차 목표인 가을야구 진출을 이뤄낸 뒤엔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궁극적인 목표에도 다시 한번 도전할 수 있다. 김 감독은 구단을 통해 “한화의 감독을 맡게 돼 무한한 영광”이라며 “한화에는 젊고 가능성 있는 유망한 선수들이 많고, 최근에는 베테랑들이 더해져 팀 전력이 더욱더 단단해졌다. 코치님들, 선수들과 힘을 합쳐 팬들께 멋진 야구를 보여드리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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