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만델라당` 30년만에 과반 득표 실패…연정 협상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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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프리카공화국 '민주화의 아버지'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을 배출한 아프리카민족회의(ANC)가 총선 과반 득표에 실패했다.
1994년 아파르트헤이트(흑백 인종차별정책) 종식 이후 30년간 7번의 총선에서 ANC가 과반 득표에 실패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영국 BBC는 ANC의 과반 득표 실패는 어느 정도 예견됐지만 득표율 45% 선까지 무너질 것으로 예상한 이들은 많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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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고에 민심 이반
라마포사 대통령 거취가 연정 주요 변수
남아프리카공화국 '민주화의 아버지'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을 배출한 아프리카민족회의(ANC)가 총선 과반 득표에 실패했다. 이로써 30년 단독 집권도 막을 내렸다.
ANC는 총선 결과가 확정된 직후 새 정부를 구성하기 위해 다른 당과 연립정부 구성 협상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2일(현지시간) 남아공 선거관리위원회(IEC)에 따르면 총선 개표가 99.91% 진행된 가운데 ANC는 40.21%를 득표했다. 이는 직전 2019년 총선(57.50%)보다 17%포인트 이상 떨어진 것이다. 자칫 40% 선도 무너질뻔한 '참패' 수준의 성적이다.
1994년 아파르트헤이트(흑백 인종차별정책) 종식 이후 30년간 7번의 총선에서 ANC가 과반 득표에 실패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제1야당인 민주동맹(DA)이 21.78%로 2위, 제이컵 주마 전 대통령이 세운 신생 정당 움콘토 위시즈웨(MK)가 14.58%로 그 뒤를 이었다.
원내 제2야당이었던 경제자유전사(EFF)는 9.51%로 4위로 밀려났다.
이밖에 잉카타자유당(IFP)과 애국동맹(PA) 등 일부 군소 정당이 2∼3%대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과반 득표에 실패한 ANC는 처음으로 연립정부를 구성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남아공은 정당 득표율에 비례해 의회 400석을 배분하며 의회 과반의 동의로 대통령을 간선제로 선출한다.
피킬레 음발룰라 ANC 사무총장은 이날 총선 이후 첫 공식 논평에서 "ANC는 국민의 의사를 반영하고 안정적이며 효과적으로 통치할 수 있는 정부를 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ANC가 내부적으로 그리고 다른 정당들과 앞으로 며칠 동안 연정 협상을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당대표인 시릴 라마포사 현 대통령의 퇴진엔 선을 그었다. 그는 "라마포사 대통령이 물러나야 한다는 요구를 가지고 온다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그건 안 되는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주마 전 대통령의 측근은 연정의 조건으로 라마포사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 주마 전 대통령은 각종 부패 혐의로 2018년 당시 대통령직과 ANC에서 축출됐다. 이를 주도한 게 부통령이었던 라마포사 현 대통령이다.
ANC의 과반 획득 실패는 33%에 이르는 높은 실업률과 극심한 빈부 격차, 물과 전력 부족 사태가 겹치며 민심을 잃은 탓으로 분석된다. 라마포사 대통령과 사이가 나쁜 주마 전 대통령의 지지 세력이 등을 돌린 것이 결정적이었다. 영국 BBC는 ANC의 과반 득표 실패는 어느 정도 예견됐지만 득표율 45% 선까지 무너질 것으로 예상한 이들은 많지 않았다고 전했다.
음발룰라 사무총장은 이번 총선 결과에 대해 "축하할 것이 없다"며 "우리가 당 쇄신에 박차를 가하지 않고 정당으로서 해야 할 많은 일을 미룰 경우 우리 당이 사라지리라는 것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ANC가 득표율 2, 3위를 차지한 DA, MK와 관계가 원만하지 않고 정책 노선도 다른 터라 남아공은 사상 첫 연정 구성을 두고 정국 혼란이 빚어질 수도 있다.
이번 총선 최종 결과는 현지시간으로 이날 저녁 발표될 예정이다. IEC의 최종 결과 발표 뒤 14일 이내에 소집된 새 의회의 첫 회의에서 대통령이 선출된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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