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대 미달사태도 가능?”…수시 늘린 나비효과라는데, 무슨 일?

수시 경쟁률 6대1 미만 대학
작년 3곳서 17곳으로 늘수도
수능 최저등급이 변수될 듯
종로학원 “일부는 미달 가능성”

[사진 출처 = 연합뉴스]

2025학년도 의과대학 정원 확대로 대학들이 지역인재 수시모집인원을 대폭 늘리며 지방 의대의 경쟁률이 오히려 반토막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한 대부분의 지역인재전형이 대학수학능력시험 최저 기준을 요구하고 있어 이 역시 의대 입시 판도에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2025학년도 대입전형시행계획 주요 사항’에 따르면 지역인재전형 선발 의무가 있는 의대 26곳의 선발 규모는 1913명으로 전년 1025명에 비해 약 1.9배가 늘어났다. 종로학원은 이를 두고 2일 올해 지원자 수도 지난해 지원자 수 8369명과 유사하다는 가정 하에 수시 경쟁률 6대 1 미만인 의대는 전년도 3곳에서 17곳으로 증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통상 수시에서 수험생 1인이 최대 6곳까지 지원이 가능하기에 경쟁률 6대1 미만은 사실상 ‘미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간주한다. 전년도 수시에서는 평균 경쟁률이 10.46대 1이었고, 6대 1 미만 인제대(5.71대 1)와 제주대(4.42대 1), 전남대(4.33대 1) 3곳만 나왔지만 올해는 더욱 많은 곳에서 수시 경쟁률이 하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작년에는 경쟁률이 4대 1 미만인 곳은 없었지만 이 분석에 따르면 평균만 해도 경쟁률이 5.4대 1로 떨어진다. 대학별로 봤을 때 지역인재전형 증가 비율이 가장 높은 충북대는 지난해 13.00대 1에서 2.97대 1로 하락할 수 있고, 가톨릭관동대는 11.9대 1에서 2.98대 1로, 울산대는 12.56대 1에서 3.05대 1로 하락 가능성이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지역인재 선발 규모가 큰 폭으로 확대됐지만 지원자 수가 그렇게 늘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수시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정시로 모집을 넘기는 대학도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게다가 지역인재전형은 해당 권역 고교 졸업자만 지원할 수 있고 요구하는 수능 최저 기준도 높아 이같은 현상은 더욱 심해질 수 있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26개 의대의 46개 전형 가운데 수능 최저 기준이 없는 전형은 한림대(지역인재 기초생활·3명), 건양대(지역인재 면접전형·15명), 순천향대(지역인재종합 56명·지역인재기초수급자 4명) 3개 뿐이다. 나머지 곳들은 높은 수능 점수를 요구하기에 일반적인 수험생들이 무턱대고 지원하기가 어렵고, 지역 내 자사고나 소위 ‘명문 일반고’ 합격생들이 유리해질 수 있는 구조로 보인다. 2025학년도 일반대 수시 모집 원서 접수는 오는 9월 9일 시작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