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올여름 해상·공중·사이버 등 다영역 훈련 '프리덤 엣지' 첫 실시
한국과 일본이 양국 군사 교류·협력의 걸림돌이었던 '초계기 갈등'의 재발 방지 대책에 합의하면서 한미일 군사협력도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한국과 미국, 일본은 해상과 공중은 물론 사이버 등 '다영역'에서의 3자훈련인 '프리덤 엣지'(Freedom Edge)를 올여름 최초로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2일 싱가포르에서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를 계기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 기하라 미노루 일본 방위상과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을 갖고 올여름 '프리덤 엣지'라는 명칭의 3국 군사훈련을 처음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프리덤 엣지는 한미연습인 '프리덤 실드'(Freedom Shield)와 미일연습인 '킨 엣지'(Keen Edge)의 각각 앞뒤 단어를 따서 만들어졌다. 한미, 한일로 나눠 하던 훈련을 하나로 합친다는 의미다.
한국과 미국, 일본과 미국은 각각 현존하는 위협과 안보상황을 반영한 연습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지·해·공·사이버·우주자산 등을 활용한 대규모 다영역 연합연습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3국이 함께하는 본격적인 다영역 훈련은 현재까지 없는 상황이다.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의 한반도 인근 방문 등을 계기로 종종 펼쳐지는 한미일 훈련은 해군 위주의 훈련으로 '다영역'과는 거리가 있다.
앞서 한미일 정상은 지난해 8월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회담에서 3국 안보협력 강화를 위한 훈련을 체계적으로 실시하자고 합의한 바 있다. 정상회의 결과물인 '캠프 데이비드 정신'엔 "3국은 우리의 조율된 역량과 협력을 증진하기 위해 3자 훈련을 연 단위로 훈련 명칭을 부여해 다영역에서 정례 실시하고자 함을 발표한다"는 문구가 담겼다.
이후 신 장관은 지난해 11월12일 화상으로 열린 한미일 국방장관회담에서 단순한 훈련이 아닌 다양한 영역에서 훈련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당시 회담에서 3국은 다년간 3자훈련 계획을 세워 2024년부터 체계적으로 효율적으로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신 장관은 이날 회담을 마치고 기자들을 만나 "프리덤 엣지의 세부적인 시기는 마지막 조율 중으로, 추후 공동으로 발표하기로 했다"라며 "시나리오를 짜서 (다영역에서의 훈련을) 동시다발적으로 할 것으로, 어디까지 할지는 확정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한미일은 이번 회담에서 안보협력 추진동력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3국 국방장관회의(TMM)·합참의장회의(Tri-CHOD)·한미일 안보회의(DTT)를 올해부터 순환하면서 주최하기로 결정했다. 또 고위급협의, 정보공유, 3자훈련과 국방 교류협력을 포함한 한미일 안보협력을 제도화하기 위해 '한미일 안보협력체계'(TSCF)를 연말까지 작성하기로 하는 한편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지역의 다양한 위협에 대해 효과적인 억제·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한미일 도상훈련(TTX) 시행에도 합의했다.
3국 장관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억제하고 관련된 유엔안보리결의에 따라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한 3국 간 안보협력의 지속적인 의지를 확인했다. 최근 북한의 핵 투발 수단 다양화, 다수의 탄도미사일 발사,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소위 군사정찰위성 발사, 불법 환적 및 러·북 간 무기 거래가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임을 규탄했다.
또한, 대북 제재 이행을 감시해 온 유엔 전문가 패널의 임기연장이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중단된 것에 대해 3국은 유엔안보리결의의 효과적인 이행을 위한 지원 노력을 배가해 나가기로 했다.
3국 장관은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에서 강조된 바와 같이 인도·태평양 해역에서의 어떤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에도 강하게 반대한다는 점에 동의했다. 최근 중화인민공화국의 불법적인 남중국해 해상 영유권 주장을 뒷받침하는 위험하고 공격적인 행동과 관련해 각국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대만에 대한 기본 입장엔 변함이 없음을 인식하고 국제사회의 안정과 번영의 필수요소로서 대만해협 일대에서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양안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했다.
박상곤 기자 gon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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