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무호흡증, 치매 위험 50% 높여…‘양압기’ 치료 꾸준히 해야

권대익 2024. 6. 2. 20:2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잠은 보약'이다.

'수면무호흡증 치료 전문가' 이우진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를 만났다.

이 교수는 "수면무호흡증은 환자 스스로 인지하기 어려워 조기 진단이 어렵기에 관련 증상을 느끼면 수면 전문의를 찾는 게 좋으며 수면 다원 검사 등으로 진단·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수면무호흡증 환자의 50%가 고혈압 환자로, 특히 잘 치료되지 않는 '저항성 고혈압' 원인의 80%가 수면 무호흡으로 발생한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전문의에게서 듣는다] 이우진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
이우진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코골이를 하는 사람의 35%에게서 수면무호흡증이 나타나는데 양압기 치료를 제대로 시행하면 치료 효과가 아주 좋다"고 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잠은 보약’이다. 수면이 낮에 쌓인 피로를 해소하고 에너지를 충전할 뿐만 아니라 뇌에 축적된 노폐물을 씻어내고 면역력을 강화하기 때문이다. 잠만 제대로 자도 병치레를 하지 않고 건강하게 지낼 수 있다.

그런데 잠자다가 호흡이 줄거나 멈추는 일이 반복되는 ‘수면무호흡증’에 시달리면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22년 수면무호흡증으로 병원을 방문한 환자는 11만 명 정도로 3년 전보다 35%나 증가했다. 진단이 쉽지 않아 실제 환자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수면무호흡증은 단순히 코골이나 무호흡 문제가 아니라 방치하다간 심·뇌혈관 질환(심근경색·뇌졸중)·신경 퇴행성 질환(치매) 등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

‘수면무호흡증 치료 전문가’ 이우진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를 만났다. 이 교수는 “수면무호흡증은 환자 스스로 인지하기 어려워 조기 진단이 어렵기에 관련 증상을 느끼면 수면 전문의를 찾는 게 좋으며 수면 다원 검사 등으로 진단·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수면무호흡증을 설명하자면.

“잠자다가 호흡 횟수가 줄거나(저호흡) 멈추는(무호흡) 것이 반복되는 질환이다. 유병률은 환자 나이와 상관관계가 있다. 50~70대 남성의 17%, 여성의 9%가 환자이고, 30~40대 유병률도 남성이 10%, 여성이 3%나 된다. 나이 외에도 △상부 기도 공간이 좁아지는 해부학적 이상 △비만 등 목 부위 지방 축적 △혀·편도 등 조직 비대 △비정상적으로 작은 턱 △목이 짧고 굵음 등의 원인으로 수면무호흡증이 생길 수 있다. 또한 인두 기도 확장근이 약해도 잘 생긴다. 어린이에게서도 나타날 수 있는데, 주로 편도와 아데노이드가 비대할 때다.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제대로 잠자기 어려워 피로함·집중력 저하 등 삶의 질이 떨어진다. 그리고 수면 중 각성, 교감신경계 자극으로 인한 맥박과 혈압의 심한 변동, 스트레스 반응으로 인한 만성 염증, 낮은 산소 포화도 등으로 고혈압·당뇨병·비만 발생 위험이 커진다.

수면무호흡증 환자의 50%가 고혈압 환자로, 특히 잘 치료되지 않는 ‘저항성 고혈압’ 원인의 80%가 수면 무호흡으로 발생한다. 특히 수면무호흡증을 방치하면 심뇌혈관계에 영향을 미쳐 심근경색·심방세동(心房細動)·뇌졸중(뇌경색·뇌출혈) 등을 3.2배 이상 올린다. 치매 및 인지장애 발생 위험도 50% 이상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잠잘 때 환자 스스로 수면 무호흡 증상을 느끼기 힘든데.

“맞다. 이 때문에 잠을 충분히 잤는데도 자주 피곤하거나, 집중력·인지 기능·의욕·판단력 등이 저하되거나, 우울·불안 등의 증상이 나타날 때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할 수 있다. 수면 초기나 새벽에 자주 깨거나 수면 도중 빈뇨, 뒤척이는 현상도 대표적인 증상이다.

아울러 코골이를 하는 사람 중 35%에서 수면무호흡증이 나타난다. 조용한 수면 무호흡도 있다. 중증도 이상 수면무호흡증 여성 환자 중 40%는 전형적인 밤 증상 없이 낮에만 증상이 나타나기에 수면 질환을 의심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진단은 어떻게 하나.

“다음과 같은 증상이 생기면 수면클리닉을 찾아 진단을 받는 게 좋다. 수면무호흡증의 표준 검사법은 수면 다원 검사로, 병원에서 하룻밤을 자면서 수면 전 과정과 잠과 관련된 다양한 생체 지표를 분석하는 검사다. 검사하면서 수면 중 호흡·맥박·움직임·코골이·혈중 산소 포화도·뇌파 등을 측정·분석하고 수면무호흡증 관련 수면 질환(렘(REM)수면행동장애, 주기성 사지운동증)이 있는지 확인한다. 이를 통해 수면무호흡증 중증도 양상을 분석하고, 치료를 정하기도 한다.

간단히 ‘STOP-BANG’ 설문을 사용하기도 한다. △코를 크게 곤다 △낮 동안 지치거나 피곤하고 졸리다 △다른 사람에게서 잠자다 무호흡한다는 걸 들었다 △고혈압이 있다 △체질량지수(BMI)가 35 이상이다 △나이가 50세를 넘었다 △남성 △목둘레가 43㎝(남성), 41㎝(여성) 이상이다 등을 물어보는 설문이다. 3개 항목 이상 해당되면 고위험군이며, 5개 이상이라면 심각한 수면무호흡증일 위험이 50% 이상이다.”

-치료는 어떻게 하나.

“수면무호흡증 치료는 비수술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나뉜다. 비수술적 치료이자 1차 치료법인 양압기 치료는 코에 공기를 불어넣고 기도 내 공기 압력을 높여 기도가 폐쇄되지 않도록 한다. 다만 양압기를 사용하지 않으면 수면무호흡증에 다시 노출되기에 매일 잠자는 동안 꾸준히 양압기를 착용하는 게 중요하다.

그런데 양압기 착용이 번거로워 적지 않은 환자(30~40%)가 이를 포기하는 게 안타깝다. 양압기 치료 효과가 매우 좋은 데다 몸에 전혀 해를 끼치지 않기 때문이다. 환자가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초기 불편함을 잘 견딘다면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 밖에 꾸준한 운동과 식생활 조절로 몸무게를 줄이는 것도 치료법의 하나다. 비수술적 치료가 힘들다면 수술적 치료도 고려해야 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