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과 주요 국면마다 통화… 이종섭 재소환 하나

유경민 2024. 6. 2. 19:3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사건 외압' 의혹의 주요 국면마다 윤석열 대통령의 전화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사건을 수사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이 전 장관을 재소환해 윤 대통령의 개입 여부를 추궁할지 주목된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3월 한 차례 소환했던 이 전 장관을 다시 불러 윤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어떤 내용이 오갔는지, 이 통화가 '채 상병 순직사건'을 최초로 조사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의 보직해임, 경찰 이첩 자료 회수 등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조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채 상병 사건’ 자료 회수 전후 등
수차례 尹·대통령실 소통 드러나
지난 3월 한 차례 약식조사 그쳐
공수처, 尹과 통화내용 조사 불가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사건 외압’ 의혹의 주요 국면마다 윤석열 대통령의 전화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사건을 수사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이 전 장관을 재소환해 윤 대통령의 개입 여부를 추궁할지 주목된다.
지난 2023년 9월 15일 윤석열 대통령이 인천항 수로 및 팔미도 근해 노적봉함에서 열린 제73주년 인천상륙작전 전승기념식에서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3월 한 차례 소환했던 이 전 장관을 다시 불러 윤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어떤 내용이 오갔는지, 이 통화가 ‘채 상병 순직사건’을 최초로 조사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의 보직해임, 경찰 이첩 자료 회수 등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조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전 장관을 재소환하기 전 그의 참모이자 역시 대통령실과 여러 차례 소통했던 박진희 국방부 군사보좌관 등을 먼저 불러 조사할 가능성이 크다.

이 의혹은 해병대 채 상병이 순직한 사건을 최초로 조사한 박 전 단장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자 8명을 추려 경북경찰청에 이첩했는데, 그 과정에서 △이첩 보류 지시 △이첩 서류 회수 △혐의자 축소 등 ‘외압’이 있었다는 내용이다.

박 전 단장이 오전 10시30분~11시50분쯤 경찰에 사건 자료를 이첩했는데, 반나절 만인 오후 7시20분 국방부 검찰단이 사건 자료를 회수한 지난해 8월2일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8월2일 낮 12시7분, 12시43분, 12시57분에 이 전 장관에게 개인 휴대전화로 직접 전화를 걸었다. 윤 대통령이 이 전 장관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 통화가 경찰에 이첩된 자료를 회수하는 데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윤 대통령의 두 번째와 세 번째 전화 사이인 오후 12시45분쯤엔 박 전 단장이 보직해임되기도 했다.

이 전 장관은 그 이틀 전인 같은 해 7월31일 오전 11시54분에도 대통령실 번호로 온 전화를 받아 168초간 통화했다. 앞선 오전 11시 윤 대통령이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결과를 보고받고 ‘이런 일로 사단장이 처벌받으면 사단장을 누가하느냐’며 격노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대통령 주재 국가안보실 회의가 열렸던 날이다.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지난 5월 21일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해병대는 당초 같은 날 오전 11시17분 임 전 사단장을 직무 배제하는 명령을 내린 상태였는데, 이 전 장관은 통화가 끝난 직후 박진희 당시 국방부 군사보좌관의 휴대전화로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에게 전화를 걸어 경찰 이첩을 보류하고 국회 보고 및 언론 브리핑을 취소하라고 지시한다. 몇 분 뒤 다시 전화한 이 전 장관은 “임 전 사단장을 정상 출근하게 하라”고도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 사령관은 통화 후 임 전 사단장의 직무배제 및 파견 명령을 취소했고, 임 전 사단장은 낮 12시54분쯤 휴가를 냈다.

또 이 전 장관은 이날 오후 2시 참모와의 회의를 주재했는데, 이 회의에 참석한 정종범 전 해병대 부사령관은 이 전 장관의 지시를 메모했다. 이 메모에는 ‘누구누구 수사 언급하면 안 된다’ ‘사람에 대해 조치하면 안 된다’ 등 구체적인 지시사항이 담겨 있기도 했다.

이처럼 이 전 장관이 사건 자료 회수, 박 전 대령 보직해임 등을 지시하기 전후로 윤 대통령 및 대통령실과 소통했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공수처가 이 전 장관의 통화 내용을 조사하는 건 불가피해졌다. 공수처는 지난 3월7일 이 전 장관을 불러 한 차례 조사했지만, 약 4시간에 불과한 약식 조사에 그치면서 추가 조사 필요성이 제기된 바 있다.

유경민 기자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