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초계기 갈등’, 일본 사과 없이 5년 반 만에 봉합

권혁철 기자 2024. 6. 2.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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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이 국방장관 회담을 열어 양국 간 군사 현안인 '초계기 갈등' 재발 방지 대책에 합의했다.

두 장관은 공동 언론발표문을 통해 "지난 1년 동안 초계기 갈등의 재발 방지를 위해 실무급 협의를 진행해 양측 함정·항공기 간 통신 절차 및 본부 차원의 소통 방안을 포함한 합의문을 작성했다"며 "앞으로 대한민국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는 해상에서 조우할 경우, 합의문을 준수해 작전 활동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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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 중인 신원식 국방부 장관(오른쪽)이 지난 1일(현지시각)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기하라 미노루 일본 방위상과 회담하기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기하라 미노루 일본 방위상, 다케나카 노부유키 일본 해상막료감부 방위부장, 해군본부 정보작전참모부장인 김지훈 준장, 신 장관. 연합뉴스

한국과 일본이 국방장관 회담을 열어 양국 간 군사 현안인 ‘초계기 갈등’ 재발 방지 대책에 합의했다. 양국은 시비를 가리지 않은 채 ‘함정과 항공기 간 안전거리 유지’ 등의 재발 방지 대책에 합의하는 방식으로 5년 반 만에 초계기 갈등을 봉합했다.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21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한 신원식 국방부 장관과 기하라 미노루 일본 방위상은 지난 1일(현지시각) 양자 회담을 한 뒤 이런 내용을 발표했다. 두 장관은 공동 언론발표문을 통해 “지난 1년 동안 초계기 갈등의 재발 방지를 위해 실무급 협의를 진행해 양측 함정·항공기 간 통신 절차 및 본부 차원의 소통 방안을 포함한 합의문을 작성했다”며 “앞으로 대한민국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는 해상에서 조우할 경우, 합의문을 준수해 작전 활동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발 방지 대책은 국제 규범인 ‘해상에서의 우발적 조우 시 신호 규칙’(큐스·CUES)에 바탕을 두고 있다. 양쪽은 함정과 항공기 간 안전거리를 유지하고, 조우한 함정 혹은 항공기 방향으로 함포·미사일·사격통제레이더·어뢰발사관 등을 조준해 공격을 모의하는 행위를 피한다는 규정을 준수하기로 했다. 아울러 양국은 국방정책실무회의와 군 고위급 교류를 재개하는 등 국방 당국 간 소통을 강화하는 내용도 합의했다.

양국 초계기 갈등은 2018년 12월20일 동해에서 조난한 북한 어선을 구조하던 한국 해군 구축함 광개토대왕함에 일본 해상자위대 초계기가 접근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한국은 일본 초계기가 광개토대왕함에 근접 위협 비행을 했다고 주장했고, 일본은 광개토대왕함이 일본 초계기를 향해 사격통제 레이더로 조사(겨냥해서 비춤)했다고 주장했다.

한·일 과거사에서 일방적으로 양보하던 윤석열 정부는 첫 국방백서인 ‘국방백서 2022’에서 초계기 갈등에 대한 기존 입장을 실었다. 하지만 이번 합의로 2019년 2월 만든 ‘일본 초계기 대응지침’을 일본의 사과 없이 철회하는 셈이 됐다. 당시 한국 국방부는 일본 초계기의 근접 위협 비행을 “도발”로 규정했다.

일본 정부는 ‘초계기 갈등’ 문제가 해결된 것에 긍정적인 분위기다. 기하라 미노루 일본 방위상은 1일 양국 국방장관 회담 뒤 기자들을 만나 “이번 재발 방지 대책으로 해상자위대의 안전은 지켜질 수 있다”며 “한·일 방위 협력과 교류를 활발히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도쿄/김소연 특파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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