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종부세 등 개편 논의 고개, 부작용 없게 신중히

2024. 6. 2.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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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부동산세(종부세)와 상속세 개편 논의가 정치권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1주택 종부세 폐지를 들고나오자 대통령실과 정부가 기본적으로 동의하면서 다주택자 중과세를 완화하자는 의견을 보이는 모습이다.

민주당이 1주택자 종부세 폐지를 언급한 것은 문 정부가 만든 제도가 여러 면에서 문제가 많음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면서 여당은 다주택자의 종부세 세율을 낮춰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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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1주택자 종부세 폐지론 띄워
다주택 완화안은 투기 부를 수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에 아파트 단지와 주택가가 보이고 있다. /사진=뉴스1
종합부동산세(종부세)와 상속세 개편 논의가 정치권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1주택 종부세 폐지를 들고나오자 대통령실과 정부가 기본적으로 동의하면서 다주택자 중과세를 완화하자는 의견을 보이는 모습이다. 여러 차례 논란이 됐던 상속세율 완화도 함께 수면으로 떠올랐다.

종부세 폐지 또는 완화에 대한 여야의 생각은 같은 듯 다르다. 야당이 언급한 것은 1주택자에 관한 문제이지만 여당의 초점은 다주택자에 관한 것이기 때문이다. 둘 다 종부세라는 제도 자체가 과도한 과세라는 점에서는 일치하기는 한다. 그런 점에서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고, 차제에 정부는 합리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현행 종부세는 과세표준 12억원 초과분을 기준으로 12억~25억원 2.0%부터 94억원 초과 5.0%까지 중과세율이 적용된다. 각 구간의 기본세율 1.3%, 1.5%, 2.0%, 2.7%의 두 배에 가깝다. 부동산 가격이 폭등했던 문재인 정부에서 대책으로 내놓았던 제도다.

민주당이 1주택자 종부세 폐지를 언급한 것은 문 정부가 만든 제도가 여러 면에서 문제가 많음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평생 힘들게 마련한 집 한 채가 높은 세율로 노후의 짐이 되는 문제와 같은 것이다. 이에 여당은 1주택자 과세를 폐지하면 이른바 '똘똘한 한 채' 현상이 심화되기 때문에 반대하는 입장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여당은 다주택자의 종부세 세율을 낮춰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여야가 종부세를 놓고 동상이몽을 하고 있지만, 불합리한 과세라는 데는 의견의 일치를 보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정부와 여당도 여러 가지 고려해야 할 문제들이 있다.

다주택자 과세부담 완화가 자칫 부동산 투기를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가 그 첫째다. 이는 야당에서도 지적하는 문제다. 실제로 다주택자의 상당수는 투기 목적으로 집을 소유하고 있을 수 있다. 다른 하나는 국민의 눈높이다. 집이 없는 무주택자가 즐비한 현실에서 종부세를 어느 선까지 현실화하는 게 적절한지 선을 잘 정해야 하는 것이다.

세계 최고 세율이라는 상속세율 인하는 당장은 실현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양극화가 극심한 우리 실정에서 부의 대물림을 억제하고 재분배하는 기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또한 국민 전체의 여론을 두루 살펴 정할 문제다. 아직은 시기상조일 수 있다.

다만 일각에서 거론되는 가업승계 공제한도 확대나 최대주주 할증평가 폐지 등의 차선책은 충분히 고려할 가치가 있다. 여론의 동의를 얻기도 어렵지 않고, 여야 합의에 이르기도 전면 개편보다는 쉬울 수 있다.

특히 오래 경영한 기업을 상속세 부담 때문에 외국 자본에 넘기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가업승계를 원활히 해주는 공제한도 확대는 더 미룰 이유는 없다고 본다.

조세제도 개편은 매우 복잡한 문제다. 종부세나 상속세 개편이 그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경제·사회적으로 미치는 여파가 작지 않다. 외국과 단순 비교해서도 안 된다. 각국의 여건과 사정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 실정에 맞춰야 한다. 개편방안을 다양하게 놓고 국민 생활과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잘 판단한 다음 신중히 결론을 내는 게 좋을 것이다. 무조건 밀어붙이는 게 능사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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