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껄껄` 하다보니 100배 폭등…비트코인 성장사

김남석 2024. 6. 2.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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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발행… 1년 뒤 화폐 역할
대중화 후 2017년 1만달러 넘겨
당국, 급등 때 마다 '투기' 규정
엔데믹 기점으로 '안전자산' 평가
[연합뉴스 제공]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지난 2014년 6월 2일 비트코인 가격은 개당 650달러 수준이었다. 당시에 이를 두고 거품 논쟁이 일었다. 그리고 10년 뒤인 2024년 6월2일. 비트코인 가격은 6만7000달러까지 뛰었다. 7만달러를 넘기도 했다. '가치나 실체가 없다'는 비아냥에 5000개를 모아야 피자 한 판을 먹을 수 있었던 비트코인이 지금은 대표적인 안전자산 '금'과 비교되는 수준까지 올라왔다.

2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비트코인은 1BTC당 6만772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달과 비교하면 18%, 1년 전과 비교하면 150%, 10년 전과 비교하면 9900% 오른 가격이다.

비트코인은 2009년 최초 발행됐다. 이후 2010년 비트코인 1만개로 피자2판이 거래되면서 처음으로 '화폐'의 역할을 했고, 2013년부터 대중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비트코인에 대한 시각은 무지에서 비웃음, 놀람으로 바뀌었다. 언론을 통해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던 2013년 100달러 수준이었던 비트코인 가격은 2017년 1000달러를 넘어섰고, 같은 해 1만달러 벽도 뛰어넘었다.

2017년 12월 1만9870달러로 신고가를 경신했던 비트코인은 이후 2년여간 4000~9000달러를 횡보했다. 본격적인 급등세는 2020년 이후 나타났다. 2020년 12월 처음으로 2만달러를 넘어선데 이어, 2021년에는 4만부터 6만4000달러까지 단숨에 뛰었다.

비트코인 급등기 때마다 대중이나 당국은 이를 '투기'로 규정했다. 2018년 급등기 당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사기 혐의를 받는 가상화폐공개 사업자들의의 자산을 동결하고, 추가 공개를 금지했다. 또 가상화폐 거래에도 실명계좌를 이용하도록 하면서 한 달여 만에 비트코인 가격이 반토막 나기도 했다.

이후 국내외 비트코인 지갑·거래소 해킹,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등의 악재에도 비트코인 가격은 꾸준히 상승했다. 이때 처음으로 '반감기'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비트코인 반감기는 비트코인 채굴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시기다.

코로나19도 비트코인 급등에 영향을 줬다. 투기 자산으로 평가받던 비트코인이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안전자산'으로 평가받게 됐다. 누군가가 명확하게 정의를 내리진 않았지만, 시장에서 비트코인의 평가가 대표적인 안전자산 '금'과 유사한 형태를 띠기 시작했다.

여기에 코로나19 전 세계 국가들의 '유동성 파티'까지 더해지면서 투자자들이 새로운 투자처로 비트코인을 선택하기 시작했다. 특히 2021년 급등기에는 2020년과 달리 기관투자자들까지 비트코인을 주목했다.

미국 핀테크 기업들이 전자지갑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기존에는 수면 아래에서만 거래가 가능했던 비트코인이 2600만개 온라인 가맹점에서 공식적으로 쓰일 수 있게 됐다. 이용자가 보유한 가상화폐로 결제하면, 해당 기업이 미 달러 등으로 이를 실시간 환전하는 방식이었다.

글로벌 금융사 JP모건은 스테이블코인인 'JPM코인'을 상용화했다. 스테이블코인이란 달러 등 법정 화폐와 연동한 가상화폐다. 'JPM코인=1달러' 가치였다. 페이스북도 2021년 스테이블코인인 '디엠(Diem)'을 출시했다. 더 나아가 엘살바도르는 전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지정했다.

하지만 이런 호재로 6만5000달러까지 올랐던 비트코인 가격은 2022년 코로나19 종식과 함께 시작된 경기침체로 1만6000달러까지 후퇴했다.

다만 이미 '안전자산'으로 평가했던 시장의 시각은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비트코인 가격이 주요 증시와 금 등과 연계돼 움직이며 '디지털 금', '디지털 안전자산'의 자리를 공고히 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다시 급등한 것은 미국 증시 상승기와 비슷한 2023년 10월이었다. 당시 32000선까지 내렸던 다우존스 지수가 반등한 것과 비슷하게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했다.

오히려 주요 증시 상승세보다 비트코인의 상승폭이 더 컸다. 특히 올해 SEC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하면서 상승세는 더 확대됐다. 올들어 다우지수의 상승률은 2.58%,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뛰었던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13.34%에 그쳤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은 4만2000달러에서 6만7800달러까지 60% 이상 뛰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가상자산 시장 분석때는 증시나 금 등 주요 시장과 반대 급부로 해석됐지만, 지금은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에 따라 증시와 비슷하게 움직이고 있다"며 "금값과 비트코인 고점이 함께 경신된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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