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물풍선에 강경 대응.. 대북 확성기 다시 튼다

김학재 2024. 6. 2.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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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의 풍향을 이용한 잇따른 오물풍선 무더기 살포와 관련, 우리 정부는 이르면 수일 내로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에 나서는 등 북한이 감내하기 힘든 조치를 가시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대북 확성기 재개가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에 비례하는 대응으로 꼽히면서 철거된 확성기를 다시 설치하는 작업이 수일 내 바로 시작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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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사흘만에 '2차 살포' 도발
서해 NLL에서는 GPS 교란도
NSC 확대회의 열고 대책 논의
"감내하기 힘든 조치 착수할것"
車 앞유리까지 박살 최근 북한이 대남 도발을 위해 각종 오물이 든 쓰레기 풍선을 남한 쪽으로 무차별 살포했다. 명분은 대북 관련 단체의 대북 전단지 살포를 내세웠다. 하지만 거름과 휴지 등 각종 쓰레기가 담긴 풍선을 남한 민가와 도심지 할 것 없이 전국적으로 무더기 살포했다는 점에서 매우 저급한 수준의 도발이라는 지적이다. 우리 정부는 물론 국제사회도 '정전협정 위반'으로 규정했다. 북한의 오물풍선이 2일 오전 인천 미추홀구 용현동 도로에 떨어졌다.
비슷한 시각 경기 안산시 단원구 한 빌라 주차장에 주차돼 있는 차량의 앞유리가 오물풍선에 의해 박살이 나 있다. 뉴스1·인천소방본부 제공
최근 북한의 풍향을 이용한 잇따른 오물풍선 무더기 살포와 관련, 우리 정부는 이르면 수일 내로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에 나서는 등 북한이 감내하기 힘든 조치를 가시화할 것으로 보인다.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은 2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 확대회의를 주재한 뒤 브리핑을 통해 "회의 참석자들은 정부가 예고한 대로 북한이 감내하기 힘든 조치들에 착수하기로 했다"면서 "북한의 추가적인 도발에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고 확고하고 빈틈없는 대비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감내하기 힘든 조치로 가장 먼저 가시화될 수 있는 것은 대북 확성기 재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을 만나 "이미 경고를 했기 때문에 확성기 재개 문제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확성기를 재개하려면 필요한 절차도 당연히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에 대한 이 같은 맞대응을 지체하지 않고 바로 시작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대북 확성기 재개가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에 비례하는 대응으로 꼽히면서 철거된 확성기를 다시 설치하는 작업이 수일 내 바로 시작될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4일 국무회의를 통해 9·19군사합의 일부 개정 등의 절차를 거쳐 대북 확성기 재개에 시동을 건다는 것이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우리의 자유로운 생활과 북한 김정은 체제가 민감해하는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어 북한측이 가장 싫어하는 대응수단 중 하나다.

지난해 9월 헌법재판소의 '대북전단금지법' 위헌 결정 이후 정부는 후속 조치 중 하나로 거론돼 왔으나 특별한 계기 없이 긴장 수위를 고조시킬 필요는 없다는 판단 아래 그동안 자제해왔다. 대북 확성기 재개는 별도의 국회 입법절차 없이도 북한의 대남 도발 강도가 높다고 판단되면 언제든지 재개할 수 있는 대북 심리압박 수단이라는 게 정부의 인식이다.

신원식 국방장관은 이날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21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과 회담에서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가 정전협정 위반이란 인식을 재확인했다.

이날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전날 저녁부터 이날 오전까지 북측이 남쪽을 향해 날린 오물풍선은 약 600~700개에 달한다. 앞서 북한은 미사일 도발과 위성항법장치(GPS) 교란 공격에 이어 오물풍선 무차별 살포 도발을 이어오고 있다.

남성욱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 입장에선 1차로 260개 오물 공격을 했지만 지저분한 거 빼놓곤 우리 군이 청소하는 정도에 그치니 괜히 스타일만 구겼다고 본 듯하다"며 "앞으로 2차, 3차 오물풍선 살포를 통해 남남갈등을 부추겨 대북전단 살포행위를 막으려 할 것"이라고 짚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여정과 북한 지도부는 이를 막기 위해 오물풍선을 보내 한국을 귀찮고, 괴롭고, 불편하게 만들어 대북전단 살포를 막으려는 것"이라면서 "북쪽에서 남쪽으로 바람이 부는 한 앞으로도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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