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자신감 생기니 꿈도 생겼어요”…이제야 한국사람같다는 9살 초등생
“한글 정복했어요” 자신감 생겨 학교생활 적응
교사 “교육 통해 아이들 꿈 갖게 돼”
생명보험재단, 6년간 1만5000여명 지원
베트남 출신의 어머니는 한국어가 서툴러 재영 양과 언어의 장벽이 큰 데다 생계를 위해 늦은 시간까지 공장에서 일을 하고 있다. 때문에 재영 양의 학습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여력이 늘 부족하다. 특히, 학습에 가장 기본이 되는 한글이 문제였다.
가정환경 탓에 자존감이 떨어져 방황할 법도 하지만 재영 양은 방과 후 하루도 빠짐없이 영운지역아동센터에서 선생님들과 생명숲 꿈이룸 수업을 하고 있다. 재영 양은 “수업이 너무 재미있고 신난다”고 한다.
재영 양은 1년 전만 해도 한글에 대한 인지가 전혀 안될 정도로 초등학교 교과 과정을 따라가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아동센터와 생명숲 꿈이룸 교육 지원을 받아 자기주도 학습 습관을 갖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제는 학교에서 실시하는 기초학력 평가에서 제법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성적이 오르면서 학교에서 선생님 칭찬을 듣는 일이 빈번해진 재영 양은 자존감도 높아져 지금은 꿈을 가지고 미래를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고 한다.
삼성생명, 교보생명, 한화생명 등 19개의 생명보험사들이 뜻을 모아 설립한 공익법인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생명보험재단)이 사회적 지원의 사각지대 해소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제는 다양한 사회적 사업들이 정부나 지자체의 ‘롤모델’이 될 정도로 성과도 눈에 띄고 있다.
대표적인 게 다문화가정 재영 양이 지원을 받고 있는 ‘생명숲 꿈이룸 교육’ 사업이다.
생명보험재단이 2018년부터 추진해오고 있는 생명숲 꿈이룸 교육은 일반아동에 비해 상대적으로 배움의 기회가 부족한 저소득·다문화가정 등 취약계층 아동들에게 자기주도 학습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나아가 학업 부진으로 인한 학교 부적응 등 사회적 문제를 예방하고 교육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실시하고 있는 사업이다.
생명보험재단은 생명숲 꿈이룸 교육을 통해 지난 6년간 전국 지역아동센터 1316곳에서 1만5272명의 초등학생들을 지원했다.
현재 운영 중인 4기부터는 태블릿PC 기반 스마트 학습 콘텐츠를 도입하고 지원 인원도 대폭 확대해 전국 219개 지역아동센터 내 3026명이 혜택을 받고 있다.
인공지능(AI) 기반 학습 시스템을 통해 교과학습, 독서습관 형성, 진로·적성 검사 등 체계적인 커리큘럼을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개인 수준에 맞는 맞춤형 교육으로 학습 내용의 질 향상도 도모하고 있다.
또한, 하위 구간은 약 3% 감소하며 실질적인 교육격차 해소를 실현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간평가 대비 기말평가의 응시율도 약 10% 높아져 수혜 학생들이 교육 지원 사업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입소문이 나면서 지역아동센터 사이에서는 생명숲 꿈이룸 교육 지원을 유치하려는 경쟁도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신 센터장은 “아이들에게 꿈이라는 게 생겼다는 사실이 교사로서 큰 보람을 느낀다”며 이런 사업이 더 많아져 많은 아이들에게 기회가 주어졌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그러면서 신 센터장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학기 중 체험학습을 가지 않고 꾸준히 등교하는 학생들을 비하하는 신조어인 ‘개근거지’를 언급하며, “정부와 지자체, 민간에서 다문화·한부모·저소득가정 아이들이 문화생활을 할 수 있도록 많은 지원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신 센터장은 “아이들이 체험학습을 할 때 너무너무 신나고 행복해하는 모습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2022년 기준 전국 초등학생은 266만4278명으로 이중 다문화가정 초등학생은 4.2% 수준인 11만1704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상당수가 경제적으로 취약하거나 부모의 이혼으로 정서적으로 불안하고 기초적인 교육 지원이 부족해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아이들이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지원이 요구된다.
김정석 생명보험재단 상임이사는 “모든 학생들이 동등한 학습기회를 보장받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생명보험재단은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교육복지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원해야 효과를 볼 수 있기에 지속해서 지역사회와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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