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엔비디아 사랑하는 한국인···‘AI 코인’ 투자까지”

조문희 기자 2024. 6. 2.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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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피자데이’인 지난달 22일 서울 강남구 업비트 라운지 전광판에 가상자산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인 투자자들이 엔비디아 주식 투자 열풍에 이어 가상자산 시장에서도 ‘인공지능(AI) 코인’에 몰리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분석했다. AI 코인의 유용성이 입증된 적 없음에도 투자가 급증했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하며 한국인의 투자 성향을 “위험을 사랑하는(risk-loving)”이라고 표현했다.

블룸버그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가상자산 시황 업체인 카이코가 집계한 AI 토큰 주간 거래량에서 한국 점유율이 올 5월 18.7%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2023년 중반엔 0.6%로, 약 1년 새 31배가 됐다.

블룸버그는 “엔비디아를 사랑하는 한국의 가상자산 투자자들이 고위험인 AI 토큰도 집어삼키고 있다”면서 “위험을 사랑하는 한국 거래자들은 인공지능 테마와 연계된 디지털 자산에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블룸버그는 “한국인들은 AI와 가상자산, 둘 모두와 사랑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엔비디아 쏠림 현상과 고위험 코인 투자 양상을 묶어서 분석한 것이다.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MS)는 한국 투자자들에게 각각 두 번째와 세 번째로 인기 있는 해외 주식 종목으로, ‘AI 수혜주’ 집중이 강하게 나타난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는 상당수가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처럼 시장을 주도하는 종목이 아닌 변동성이 큰 소형 코인 위주에 몰려 있다.

엔비디아가 주도하는 AI 투자 광풍으로 전 세계 AI 가상자산 주간 거래량은 지난 2월 이후 평균 80억달러(약 11조800억원)가 됐다. 사상 최저치였던 지난해 중반 3억달러(약 4155억원) 대비 27배가량 늘어난 수치다. 페치에이아이(Fetch.ai), 싱귤래리티넷(SingularityNET), 아카시 네트워크(AKT), 렌더 등 AI 가상자산 시세도 싱가포르 시장에서 이날 오전 기준 연초에 비해 2배 이상 올랐다.

일각에서는 AI 관련 가상자산에 대한 관심이 지속 가능한지 의문이 제기된다. AI 코인은 일반적으로 AI 서비스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플랫폼에서 발행되는 가상자산으로, 현재까지 그 유용성이 입증된 바는 없다. 게다가 디지털 자산 부문은 ‘밈 코인’이 시사하듯 큰 가격 변동성으로 악명 높다.

카이코의 애널리스트 데시슬라바 오베르는 “엔비디아는 순수 AI 주자여서, 이 분야와 마주하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AI 관련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 제안은 명확하지 않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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