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인력 20%` 현대카드, 데이터 사이언스로 탈바꿈

임성원 2024. 6. 2.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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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알고리즘 개발 등 '온힘'
소비성향·취향 맞춤혜택 추천
PLCC와 도메인 갤럭시 확장도
정태영(오른쪽) 부회장과 이선정 올리브영 대표가 PLCC 제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정태영 SNS 갈무리>
3층 선물 시스템 안내. <현대카드 제공>
현대카드 사옥. <현대카드 제공>

'금융 테크 기업'을 선언한 현대카드가 미래 먹거리 데이터 비즈니스에서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정태영 부회장 주도로 현대카드는 금융에 기술을 접목하는 것을 넘어 기술 기업으로 탈바꿈하는 데 공을 들였다.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투자에 집중하면서 초개인화 맞춤 시대에 한 발 앞섰다.

2일 현대카드에 따르면 현재 AI 및 데이터 사이언스(Data Science) 기술을 고도화하기 위해 1조원 이상을 투자했다. 단순히 데이터를 분석하고, AI를 활용하는 수준을 넘어 현대카드의 금융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설계하고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데 힘을 쏟은 것이다. 현대카드는 다른 금융사들과 다르게 개발의 모든 과정을 외주 제작이 아닌 '내부 인력풀'(pool)을 통해 처리하고 있다. 현재 2000여명의 인력 중 디지털 관련 업무(AI·데이터 사이언스·플랫폼 콘텐츠)만을 전담하는 직원은 500명이다. 직원 4명 중 1명이 디지털 전문 인력인 것이다. 다만, 현대카드의 직원 대부분이 데이터 사이언스와 AI 기술을 업무에 적극 활용한다.

소비자보호담당 부서에서는 AI를 활용해 '이상거래탐지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해당 시스템을 통해 금융 사고 및 사기를 조기에 적발하고 조치한다. 지난 2021년 업계 처음으로 AI 상담원을 통한 '판매 모니터링 시스템'도 도입했다. 카드론, 리볼빙 등 금융 상품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완전판매 가능성을 없애기 위해 마련한 시스템이다. AI 상담원이 상품 이용자에게 전화를 걸어 상품 이해 여부를 확인하고, 부족한 설명을 다시 제공해주는 방식이다. 해당 서비스는 네이버클라우드의 '클로바(CLOVA) AiCall'을 기반으로 제공하고 있다.

또 마케팅 담당 부서에서는 AI를 기반으로 타깃을 설정하면서 파트너사와의 교차 마케팅이나 고객의 행동을 예측하는 등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데이터 사이언스 기술 투자를 통해 '3층 시스템'도 구축했다. 해당 시스템은 개인 소비 성향과 취향을 반영해 보다 초개인화한 카드 혜택을 제공한다. 총 3층으로 구성했으며, 1층은 보유한 카드의 '기본' 혜택을, 2층은 핵심 혜택 패키지의 '정기 구독' 서비스를 말한다. 2층 서비스는 이마트24팩과 월간과자팩, 디지털북팩, 마이시큐리티 플러스 등 취향대로 원하는 혜택을 한 번만 결제하면 제공받을 수 있다. 3층은 '선물' 혜택 서비스로 개인 맞춤형 할인 및 쿠폰, 이벤트 등을 추천해 준다.

2~3층 혜택은 고객이 이용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특히 3층 선물 혜택에 자사의 데이터 사이언스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고객의 소비 성향(결제 데이터 분석)에 따른 매달 필요할 것으로 예측되는 할인 및 쿠폰 등 혜택을 추천해 준다. 이같은 최적화한 혜택 추천을 통해 실제 고객의 이용률도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카드에 따르면 3층 시스템을 이용하는 고객 중 25%가 3층 선물 혜택을 이용했다. 현대카드 측은 금융사가 진행하는 타깃 마케팅 중 적중도가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카드는 데이터 분석 기반의 마케팅을 통해 기존 대비 6배 이상의 효율을 내기도 했다. 특히 정 부회장의 주력 사업인 PLCC(상업자표시신용카드)의 파트너 기업들과 '도메인 갤럭시'(현대카드 데이터 동맹)란 협업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도메인 갤럭시를 통해 파트너 기업 간에 활발한 협업과 교차 마케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까지 파트너 기업과 약 2000건의 교차 마케팅을 진행했다.

현대카드는 파트너사 간 교차 마케팅 활성화를 위한 협업 플랫폼 '갤럭시 노스'도 구축했다. 파트너사들은 해당 플랫폼을 통해 타깃 고객이 있다고 판단되는 복수의 파트너사들에 동시에 협업을 요청할 수 있다. 요청을 받은 파트너사는 자사의 고객에게도 해당 마케팅이 도움이 된다고 판단할 경우 협업을 추진한다. 현대카드는 파트너사 간 마케팅 효율을 높이기 위해 자사의 데이터 사이언스 기술을 갤럭시 노스에 탑재해 '데이터 사이언스 플랫폼'으로 고도화했다. 파트너사가 협업을 제안받을 경우 현대카드의 AI 기술을 기반으로 고도화한 타깃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다.

현대카드는 지난 2015년 이마트와 손잡고 국내 최초의 PLCC를 선보인 이후 모빌리티·테크·유통·정유·패션·금융 등 각 업계 분야 챔피언 브랜드 18곳과 PLCC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대형 뷰티 플랫폼인 올리브영과 제휴하며 PLCC 시장 확장에 나섰다.

이 밖에 현대카드의 데이터 역량은 해외에서도 통하고 있다. 현대카드의 데이터 서비스에 대해 해외에 알려지면서 주요 전략을 공유하는 세션을 갖기도 했다. 또 현대카드의 IT 시스템인 'H-ALIS'는 디지털 전환(DT) 추진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일본으로 수출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데이터 관련 사업에 대해 중장기적으로 추진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AI 기반으로 한 이벤트 예측 기술과 이를 적용한 개인화 마케팅을 도메인 갤럭시에 도입하는 등 데이터 분석과 활용 기술 측면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성원기자 s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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