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인들이 뽑은 역대 한국 영화 1위는?
고 김기영 감독의 <하녀>(1960)가 국내 영화인이 뽑은 역대 최고의 한국 영화 1위에 올랐다.
한국영상자료원은 <하녀>를 비롯해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 등이 포함된 ‘한국영화 100선’을 지난달 31일 공개했다.
영상자료원 창립 50주년을 맞아 이뤄진 이번 조사는 지난해 6~8월 비평가, 프로그래머, 감독, 언론인 등 영화계 관계자 24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1943년부터 2022년까지 80년 간 제작 및 개봉한 국내 장편 영화 가운데 선정했다.
영상자료원은 2006년과 2014년 역대 최고 영화 100편을 선정한 데 이어 세 번째로 조사를 실시했다. 2014년 조사에서도 <하녀>는 1위에 올랐다.
2위와 3위는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2003), <기생충>(2019)이 각각 차지했다. <살인의 추억>은 2014년 조사에서 7위에 올랐다. 유현목 감독의 1961년작 <오발탄>이 4위에 올랐다.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2003)와 <헤어질 결심>(2022)은 각각 5위와 공동 8위를 차지했다. 6위는 하길종 감독의 1975년작 <바보들의 행진>, 7위는 이창동 감독의 <시>(2010)다. 공동 8위에는 허진호 감독의 <8월의 크리스마스>(1998)가 올랐다.
박찬욱 감독은 총 7편의 작품을 100선에 진입시켰다. 임권택 감독이 6편으로 뒤를 이었고 이만희와 이창동 감독이 각각 5편, 김기영·배창호·봉준호 감독이 4편을 올렸다. 이장호·이명세·이준익 감독이 3편, 나홍진·박광수·배용균·신상옥·이두용·하길종·허진호·홍상수·장윤현·김태용 감독이 2편을 목록에 올렸다.
송강호와 안성기는 100선 중 각각 10편에 출연하며 최다 출연 배우에 뽑혔다. 여자 배우 중에서는 배두나가 4편으로 가장 많았다.
이번 조사에서는 여성 감독의 작품이 다수 이름을 올렸다. 박남옥 감독의 1955년작 <미망인>부터 임순례 감독의 <와이키키 브라더스>(2001), 정재은 감독의 <고양이를 부탁해>(2001), 김일란·홍지유 감독의 <두 개의 문>(2011), 정주리 감독 <도희야>(2013), 이경미 감독 <비밀은 없다>(2015), 윤가은 감독 <우리들>(2016), 김보라 감독 <벌새>(2018)까지 총 9편의 여성 감독 연출작이 선정됐다.
2014년 100선에서 여성 감독 작품은 변영주 감독의 다큐멘터리 <낮은 목소리- 아시아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1995)이 유일했다. 영상자료원은 “여성 감독 연출작이 9편으로 증가한 것으로 보아 여성 감독 영화에 대한 한국 사회의 인식이 달라진 것으로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한국영화 100선은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 KMDb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영상자료원은 6월 중 특집 도서 <한국영화 100선>을 6월 발간할 계획이다. 책에는 100선에 뽑힌 작품들의 리뷰와 해석, 한국영화사 연표 등이 포함된다.
최민지 기자 m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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