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3.5조 '시프트업'…6월 IPO 쏟아진다

최고 기대주 게임社 시프트업
신작 흥행에 코스피 직행예감
이달 공모주 청약 13곳 큰장
파두 사태 후 심사 엄격해져
일부 기업은 상장 무산될수도

6월 한 달간 13건의 공모주 청약 일정이 집중되며 기업공개(IPO) 시장에 큰 장이 설 전망이다. 이른바 '파두 뻥튀기 상장' 사태 이후 상장 심사가 엄격해지면서 일부 기업이 상장 일정을 미룬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여전히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받는 기업도 있어 IPO 일정이 추가적으로 더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를 제외하고도 총 13곳의 기업이 공모주 일반청약을 받는다. 지난 5월 신규 상장한 기업 가운데 청약을 진행한 기업이 2곳(ICTK, 노브랜드)에 불과했던 데 비해 크게 늘어난 모습이다.

6월 첫째주에는 전력 기업 그리드위즈(3~4일)와 초소형 레이저 기술 기업 라메디텍(5·7일)이 포문을 연다. 둘째주에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전문기업 한중엔시에스(10~11일), 웨어러블 심전도 기기 개발 기업 씨어스테크놀로지(10~11일),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전용 배양배지 전문기업 엑셀세라퓨틱스(12~13일), 라이다 기업 에스오에스랩(14·17일)을 비롯한 4개 기업이 청약을 진행한다.

뒤이어 셋째주에는 게임사 시프트업(18~19일), 산업용 모터 기업 하이젠알앤엠(18~19일), 첨단금속 제조 기업 에이치브이엠(19~20일), 우주 발사체 개발 기업 이노스페이스(20~21일)가 일반청약에 나선다. 넷째주에는 치아용 보철 수복 소재 전문기업 하스(24~25일), 클라우드 솔루션 전문기업 이노그리드(24~25일), 신약 개발 기업 이엔셀(25~26일)이 청약을 예고하고 있다.

이 중 가장 주목받는 기업은 코스피 상장을 타진하고 있는 시프트업이다. 시프트업은 엔씨소프트 그래픽 디자이너 출신인 김형태 대표가 2013년에 설립했다. 2022년 선보인 '승리의 여신: 니케'가 국내외에서 서브컬처 돌풍을 일으키면서 지난 1분기까지 이 게임으로만 누적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코스피에 직행한 게임사는 넷마블(2017년)과 크래프톤(2021년)뿐이며, 게임업계 IPO 자체가 코스피와 코스닥을 통틀어 2년여 만이다.

시프트업이 공모가 최상단(6만원)으로 IPO에 성공하면 시가총액이 최대 3조5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 경우 크래프톤, 넷마블, 엔씨소프트에 이어 국내에서 가장 몸집이 큰 게임사로 등극한다. 아직 상장을 마치지도 않았는데 공모가 상단 기준 50%의 상승 여력이 있다는 증권가 예측도 등장했다.

이달 들어 유독 IPO가 집중되는 데엔 금융당국의 상장 심사가 엄격해지며 일부 기업이 상장 일정을 연기한 점이 영향을 줬다. 이른바 '파두 뻥튀기 상장' 논란 이후 금융감독원은 증권신고서에 상장 직전까지 실적을 가결산 형태더라도 기재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노그리드는 지난 2월 증권신고서를 최초로 제출한 이후 지난달 27일까지 무려 여섯 차례에 걸쳐 이를 보완·정정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2월부터 올 1월까지 상장예비심사에만 1년 가까이 소요되며 최장 심사 기록을 세웠다. 최초 증권신고서대로라면 이미 지난 3월 코스닥 상장을 마쳤어야 했다. 상장예비심사 승인 효력이 6개월(180일)인 만큼 또 한 번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받을 경우 상장이 무산될 가능성이 커진다. 이 밖에도 에스오에스랩(5회), 하스(4회), 씨어스테크놀로지(2회) 등이 수차례 증권신고서 정정을 거듭하며 상장 일정이 뒤로 밀렸다.

[우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