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감독’ 제안에 변성환 “고민할 이유 없었어... 이 팀의 수장이 된 건 내게 1%의 기적이 일어난 것” [MK인터뷰]
수원 삼성이 새출발을 알린다.
수원은 6월 2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2024시즌 K리그2 16라운드 부산 아이파크와의 대결을 벌인다.
수원은 3-4-3 포메이션이다. 페잘 뮬리치가 전방에 선다. 김주찬, 툰가라가 좌·우 공격수로 나선다. 유제호, 이종성이 중원을 구성하고, 이기제, 이시영이 좌·우 윙백으로 나선다. 백동규, 조윤성, 장호익이 중앙 수비수로 호흡을 맞춘다. 골문은 양형모가 지킨다.
Q. 준비 시간이 짧았을 듯한데.
갑자기 연락을 받았다. 경상남도 남해에서 연령별 대표팀을 지도하는 중이었다. 목포에서도 일이 있어 정신없던 와중에 수원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거다. 첫 출근해서 선수들과 상견례하고 이야기도 나누었다. 1주일 사이 남해, 목포, 서울, 수원, 부산을 다 오간 듯하다.
Q. 수원의 제안을 받고 가장 크게 고민한 건 무엇인가.
고민 안 했다. 수원은 K리그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팀이다. 내가 수원 감독을 맡을 것이라곤 단 한 번도 상상해 본 적이 없었다. 나는 수원 출신이 아니지 않나. 선수 시절엔 울산 HD FC, 부산 아이파크 등 현대와 인연이 깊었다. 수원에서 코치를 한 것도 아니었다. 수원 지휘봉을 잡은 건 기적이다. 내게 1%의 기적이 일어났다.
Q.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해 줄 수 있나.
현대 축구의 흐름이 많이 바뀌었다. 지도자를 꿈꾸기 시작해 이 자리까지 오는 데 10년 걸렸다. 묵묵히 내 일에 충실히 하다 보니 수원이란 역사 있는 구단의 지휘봉을 잡았다. 수원은 대단한 팬들을 보유한 팀 아닌가. 그런 팀의 수장으로 앉을 수 있다는 건 내 인생의 큰 축복이다.
Q. 변성환 감독 선임은 박경훈 단장의 선택 아닌가. 박 단장과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나.
서로 어떤 축구를 추구하는지 묻고 답했다. 나와 구단의 철학이 상당히 일치한다. 구단은 이름값 있는 지도자보다 팀 철학을 이어갈 수 있는 지도자를 찾았다. 운이 좋게도 내가 선택을 받았다.
나는 도전이란 단어를 좋아한다. 그래서 상처도 많이 받았다. 다만 이 자릴 통해서 하나 말하고 싶은 게 있다. 2023 U-17 월드컵은 나의 실패이지 우리 선수들의 실패는 아니다. 특히나 연령별 대표팀은 성적을 필요로 하는 팀이 아니다. 실수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계속 도전하면서 성장하는 팀이다. 우리 선수들은 실패하지 않았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었다.
성인팀은 결과를 내는데 집중해야 하는 것이 맞다. 수비 조직을 더 단단히 해야 한다. 그리고선 우리가 하고자 하는 축구를 보일 계획이다. 6월 A매치 휴식기가 아주 중요할 듯하다. 나는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공간을 잘 활용하는 다이내믹한 축구를 원한다. 선수들이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고 늘 과감하게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Q. 부산전을 위해 준비한 게 있나.
큰 변화를 줄 순 없었다. 다만 축구는 작은 부분에서의 차이가 큰 차이를 만든다. 디테일이 중요하다. 혼자가 아닌 함께하는 느낌이 필요하다. 수원은 개개인의 능력은 뛰어나지만 운동장에서 따로 노는 느낌이 있었다. 그런 문제가 드러나지 않도록 선수들에게 잘 이야기했다. 상황별, 지역별로 잘 대처할 수 있도록 하겠다. 프로선수들이기 때문에 금세 이해하고 이행할 것으로 본다.
Q. 부산 원정에서도 수원 팬 약 3,000명이 함께할 것으로 보인다.
수원 하면 떠오르는 게 팬이다. 수원은 늘 열정적인 서포터스가 함께한다.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박경훈 단장님이 내게 이런 얘길 해주셨다. 단장님은 내게 “어떤 구단을 가면 서포터스가 적을 수 있다. 50~100명일 수도 있다. 우린 수천 명에서 1만 명이 넘는 팬이 함께한다. 연패를 당하면 좋지 않은 상황에 놓일 수 있다. 경질될 수도 있다. 그런데 이건 어느 팀을 가나 마찬가지다. 팬이 적은 팀도 성적을 내지 못하는 감독은 물러나야 한다. 감독을 꿈꾼다면 수많은 팬을 보유한 팀에서 하는 게 좋지 않으냐”고 했다.
단장께 그 말을 들으니 마음이 편해졌다. 수많은 팬의 성원에 보답할 수 있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 좋은 경기력과 결과를 꼭 만들어내겠다.
Q. 수원 팬들의 분노는 이번만이 아니다. 수원 팬들이 지속적으로 분노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봤나.
조심스럽다. 솔직히 무엇이 문제인지 생각하는 건 있다. 당장 이것이 무엇이라고 말하는 건 어려울 듯하다. 모든 일엔 순리라는 게 있다. 시작부터 불협화음이 있었는데 결과를 내지 못하다 보니 문제가 커진 것 같다. 감독은 책임을 져야 하는 자리 아닌가. 나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
Q. 프로 감독은 처음이다. 긴장감은 없나.
연령별 대표팀을 이끌며 많은 국제대회를 경험했다. 5개월의 재정비 시간이 있었다. 이 시간 동안 지난날을 돌아보고 한 단계 도약할 준비를 마쳤다. 수원 선수들과 훈련한 건 하루 남짓이지만 잘 해보겠다. 마음은 아주 편안하다.
부산=이근승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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