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간 의정부 짜릿했어요" KB 윤서진, '신인왕 목표' 할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김동윤 기자 2024. 6. 2.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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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KB 손해보험 아웃사이드 히터 윤서진. /사진=김동윤 기자
"다음 시즌은 제가 신인왕 하겠습니다."

부상을 완전히 털어낸 KB 손해보험 아웃사이드 히터 윤서진(19)이 새 시즌을 앞두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최근 경기도 수원시에 위치한 KB 손해보험 인재니움에서 만난 윤서진은 "지난해 부상 때문에 많은 경기를 못 뛰고 폼도 많이 올라오지 않아 아쉬웠다"고 지난 시즌을 돌아봤다.

윤서진은 수성고 졸업 후 2023~2024시즌 V리그 1라운드 5순위로 KB 손해보험에 입단했다. 지난해 국제배구연맹(FIVB) 세계유스선수권대회에서 30년 만에 메달을 획득한 19세 이하(U-19) 남자 배구대표팀을 이끈 주장이었고 그만큼 많은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배구 선수들에게 고질적인 무릎 부상은 차치하더라도 왼쪽 발목이 그의 풀타임 출전을 가로막았다. 윤서진은 "그래도 지난 시즌 막판에는 몸이 다 나아서 몇 경기를 뛰었다. 형들이 '지금 그만둘 거 아니니까 멀리 보고 부상만 조심하라'고 염려하는 말이 제일 와닿았다"고 말했다.

마냥 쉬고만 있진 않았다. 고등학교와 다르게 체계적인 트레이닝 훈련과 식단 관리를 받으면서 부족했던 코어 근육과 밸런스 부분을 중점적으로 관리했다. 특히 근육이 많이 없던 상체를 강화하면서 조금 더 탄력 있는 모습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새로운 감독, 코치 아래서는 어떤 성장을 보여줄지도 관심사다. 지난 시즌 최하위를 기록한 KB 손해보험은 스페인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은 바 있는 미겔 리베라(40) 감독을 선임했다. 리베라 감독은 비선수 출신이지만, 스포츠 과학 박사 학위를 이수하고 스페인 여자 국가대표팀 전력분석관(2009년), 스페인 남자 국가대표팀 수석코치(2014~2021년)를 거쳐 2022년부터 스페인 남자배구 국가대표팀 감독까지 역임한 입지 전적의 인물이다.

데이터 분석 및 활용 능력이 뛰어난 지도자로 정평이 났고 그 열의 역시 대단했다. 단적인 예로 리베라 감독은 지난 3월 계약을 위해 한국에 단기 입국했다가 선수들과 소통을 위해 자발적으로 2주간 남아 일대일 개인 면담을 진행했다. KB 손해보험 관계자에 따르면 면담 과정을 통해 선수들도 의욕적으로 새 시즌을 준비하게 됐다.

KB손해보험 미겔 리베라 새 감독(가운데)이 구본욱 대표이사(왼쪽), 이영찬 단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KB 손해보험 제공

윤서진도 리베라 감독과 대화에 크게 고무된 선수 중 하나였다. 그는 "감독님과 사적인 이야기부터 시작해 지난 시즌 팀의 어떤 부분이 잘못된 것 같냐는 등 다양한 대화가 오고 갔다. 감독님이 제일 중요시한 건 습관이나 정신적인 부분이었다. 이런저런 습관을 이야기하니 나쁜 습관은 꼭 고쳐줬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또 감독님 자신도 많이 노력할 테니 선수인 우리도 그만큼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리베라 감독은 윤서진의 패기 넘치는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는 후문. 윤서진은 "'네 장점이 무엇이냐?'고도 물어보셨는데 키가 (아웃사이드 히터치고) 아주 큰 편은 아니지만, 큰 편이라고 말씀드렸다. 또 아직 '난 어리고 파이팅이 넘친다'고 답했다. 그랬더니 감독님도 좋아하시면서 어린 만큼 기대가 크다고 했다"고 전했다.

의욕적으로 나선 윤서진의 프로 첫 시즌은 11경기 17세트 출전, 14득점 공격 종합 52.17%가 전부였다. 시즌 종료 후 신인왕 투표에서도 1표를 받는 데 그쳤다. 윤서진으로서는 다행히도 한국배구연맹(KOVO)은 2024~2025시즌부터 신인왕 대상 범위를 현행인 당해 시즌 등록선수에서 당해 시즌 및 직전 2개 시즌 포함 3년 차까지로 확대했다. 보다 많은 선수에게 기회를 주고 경쟁력 있는 선수를 신인왕으로 선정하기 위함이다.

윤서진은 같은 팀의 권태욱(22)과 함께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꼽힌다. 물론 그 전에 치열한 주전 경쟁을 통해 출전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먼저다. 올 시즌 KB 손해보험은 아웃사이드 히터가 유독 많다. 주전 아웃사이드 히터 황경민부터 시작해 아시아 쿼터 선수로 호주 출신의 맥스 스테이플즈를 데려왔으며, 지난해 입대한 나경복도 올해 1라운드 첫 경기 이후 돌아올 수 있다.

윤서진.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다시 찾아온 신인왕 기회에 윤서진은 "솔직히 욕심이 안 난다면 거짓말이고 (권)태욱이 형이랑 동기로 들어와서 라이벌 의식도 있다. 태욱이 형은 리시브가 좋지만 내가 공격적인 부분은 나은 것 같다"고 웃으면서 "(쟁쟁한) 형들을 보니까 나도 열심히 해야 뛸 수 있을 것 같다. 아웃사이드 히터 경쟁이 치열할 것 같아서 많이 노력하려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최근 연고지 경기도 의정부시 녹양동에서 가진 팬 사인회는 신인왕을 목표로 한 윤서진이 올 시즌 더 많은 경기에 나서야 할 이유를 만들어줬다. 윤서진은 "예전에 의정부 체육관에 처음 갔을 때 열기가 엄청났다. 좌석도 거의 만석이었고 다들 파이팅하는 모습에서 짜릿함을 느껴 '여기서 운동하면 재밌겠다'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얼마 전에 녹양동에서 팬 사인회를 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팬분이 와주셨다. 많은 응원을 받으면서 이분들이 다음 시즌에는 더 많이 올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더 많은 경기에 나가서 잘하는 모습을 보여야 팬분들이 좋아하시겠다고 느꼈다.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아직 응원가가 없는데 내 응원가를 들으면 더 힘이 날 것 같다"고 환하게 웃었다.

KB 손해보험 아웃사이드 히터 윤서진. /사진=김동윤 기자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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