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물가 안정세 지속할까… 국제유가·고환율이 변수

석 달 만에 2%대 찾은 물가…정부는 '하향안정' 전망
안정세 찾는 농산물·석유류 값…변수는 '고환율'
"외화 수급 불안이 문제…국내 기업 경쟁력 키워야"

소비자물가가 2%대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4월 소비자물가는 2.9%로 석 달 만에 3%대에서 2%대로 내려왔다. 정부는 5월에도 더디지만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지속되는 국제유가 불확실성과 고환율이 초콜릿과 콜라·사이다, 김, 간장 등 각종 가공식품과 음료, 프랜차이즈 메뉴 가격을 끌어올리는 등 물가를 자극하고 있다.

통계청은 4일 '5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발표한다. 올해 1월 2.8%였던 물가는 2~3월 3.1%대로 올랐다가, 4월 다시 2%대로 내렸다. 정부는 물가가 연말까지 2%대 초중반에서 하향 안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기자단 간담회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월 3.1%로 정점에 이르렀다가 4·5월 더디지만 하락세"라며 "특별한 추가 충격이 없다면 당초 전망대로 하향 안정화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금사과·금배는 새로 물량이 출시되는 7월까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농산물 가격은 최근 비교적 안정세로 접어들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5월 첫째 주 포기 당 4637이었던 배추 도매 가격은 5월 넷째 주 2059원까지 떨어졌다. 20kg당 6만1336원이었던 감자도 4만7212원까지 내렸다. 양파(-12.5%), 무(-1.1%), 건고추(-0.2%), 깐마늘(-0.2%) 등 주요 농산물 가격도 하락했다.

최근 다소 내린 국제유가에 석유류 가격은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5월 1일 1713원이었던 휘발윳값은 5월 말 1674원으로 떨어졌다. 경윳값도 1566원에서 1506원으로 내렸다.

그러나 여전한 유가 불확실성은 고환율(원화 가치 하락)과 맞물리며 식품업계 가공식품 가격 인상을 유발했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롯데웰푸드는 지난 1일부터 가나 초콜릿 등 17종 제품 가격을 평균 12% 인상했다. 롯데칠성음료도 칠성사이다와 펩시콜라 등 6개 음료 품목 출고가를 6.9% 올렸다. 조미김 1위인 동원F&B도 김 가격을 15% 올리고, 국내 간장 시장 1위인 샘표식품도 이달 중순 간장 제품 가격을 7.8% 올렸다.

최근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낮아지며, 연말에도 환율은 1300대가 유지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수입 물가 상승은 시차를 두고 국내 소비자물가를 밀어 올린다. 농산물, 국제유가가 안정세에 접어들어도고환율을 잡지 못하면 물가 안정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2일 "고환율에 공산품, 수입의존도가 높은 각종 식품과 관련한 국내 소비자물가는 상당한 영향을 받게 되지만, 인위적인 개입은 쉽지 않다"며 "다만, 산업의 경쟁력이 떨어져 외환의 수급이 불안정하기 때문인 것은 명확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반도체 등 각종 공산품, 최첨단 기술산업을 중심으로 강점이 있는데, 제대로 회복되지 못했다"며 "기업이 국제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제반 여건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종부세, 상속세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이민우기자 mw38@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