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충격 끝나자 대호황”…서울에 5성급 넘어 7성급 호텔 줄줄이

최재원 기자(himiso4@mk.co.kr) 2024. 6. 2.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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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단체관광 줄면서
호텔 수요 저가→고가로
日·美 관광객 5성호텔 선호
MZ세대 스몰 럭셔리 즐겨
빙수 등 호텔 디저트 수요 ‘쑥’

코로나19를 계기로 MZ세대를 중심으로 호캉스 문화가 보편화되고 한국을 찾는 해외 관광객 수도 빠르게 회복되면서 서울 도심 호텔 개발이 제2의 붐을 맞고 있다. 2010년대에도 서울에서 호텔 개발 붐이 일었는데, 당시엔 중국 관광객이 급격히 늘면서 3성급 중저가 호텔 개발이 대부분이었다. 반면, 최근엔 전세계적인 한류 열풍의 영향으로 중국 이외 일본·대만·미국 등 관광객 구성이 다양화되면서 5성급 고급 호텔을 중심으로 개발이 이뤄지는 게 특징이다.

서울 도심 5성급 호텔 개발 러시
2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파라다이스그룹은 오는 11월 서울 중구 장충동 옛 본사 부지에 지하 5층~지상 18층, 객실 약 200개 규모의 최고급 호텔을 착공할 예정이다. 이 호텔은 1박 숙박료가 평균 100만원 이상으로, 초호화 럭셔리 호텔로 건립될 것으로 알려졌다. 완공 예상 시점은 2028년이다. 파라다이스 관계자는 “5성급을 넘어 7성급을 표방한다”면서 “주요 타깃은 외국인 VIP 고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용산구 이태원동 유엔사령부 부지에 들어서는 복합개발단지 ‘더 파크사이드 서울’에는 글로벌 호텔 브랜드 ‘로즈우드’ 호텔 건립이 추진중이다. 이 호텔도 1박 가격이 최소 70만원이 넘는 럭셔리 호텔로, 250개 객실 규모로 지어질 예정이다. 서울역 북부역세권 복합개발 단지에는 글로벌 호텔브랜드 아만그룹의 ‘자누’ 호텔도 이르면 연내 착공할 전망이다. 두 호텔 모두 2027년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해외 관광객과 국내 호캉스 수요가 몰리고 있는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서울 호텔.
서울 강남에서는 주요 호텔들이 리뉴얼 작업을 진행중이다. 논현동에는 ‘디 언바운드 컬렉션 바이 하얏트’ 호텔이 올해 하반기 오픈 예정이다. 이 호텔은 옛 임피리얼팰리스호텔이 리뉴얼한 것으로, 하얏트 계열의 럭셔리 부티크 호텔로 재탄생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동의 ‘인터컨티넨탈호텔 서울 코엑스’는 이달까지만 영업하고 리뉴얼을 거쳐 이르면 내년 9월 ‘웨스틴’ 브랜드 호텔로 재개관 할 예정이다. 이밖에 신세계프라퍼티는 청담동 옛 프리마호텔 부지에 초고급 럭셔리 호텔 건립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 서울 지역 호텔 개발은 중구와 용산, 강남 일대에서 4성이나 5성급 고급 호텔 위주로 지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10여년 전 서울 명동을 중심으로 2성·3성급 중저가 호텔들이 경쟁적으로 지어지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해외 관광객 탈중국...미·일 관광객 5성급 선호
이런 변화는 한국을 찾는 관광객들의 국적 다변화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2010년대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2016년엔 전체 해외 관광객 1724만명 가운데 47%인 807만명이 중국인이었다. 해외 관광객 2명 중 1명은 중국인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2017년부터 영향이 본격화된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논란 이후 중국 관광객 비중은 30%대로 낮아졌다.
방한 해외 관광객 추이
코로나 시기 중국 관광객 비중은 10% 전후까지 낮아졌다가, 지난해 8월 중국 정부가 한국 단체관광 재개를 허용하면서 다시 늘고 있다. 법무부 출입국 통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4월 말까지 한국을 찾은 외국인 507만명 가운데 중국인은 122만명으로 24%를 차지했다. 그럼에도 2016년과 비교하면 중국인 비중은 절반 수준이다.

최근 한국을 찾는 해외 관광객들의 국적은 다양하다. 올 들어 4월까지 일본 102만명, 대만 41만명, 베트남 22만명, 홍콩 20만명, 미국 19만명, 싱가포르 17만명 등이 한국을 찾았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2010년대 중국 관광객은 저가 패키지 중심이어서 2성이나 3성급 관광호텔에 많이 묵었다”면서 “최근 방한하는 미국·일본·홍콩 관광객의 경우 전반적으로 고급 호텔을 선호하고, 동남아 관광객도 비단 중저가만이 아니라 5성급 호텔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또다른 호텔 관계자도 “올 들어 서울 내 5성급 호텔은 거의 대부분 객실을 꽉 채우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올해 방한 외국인 국적별 순위
코로나 계기 호캉스 보편화...뷔페·디저트 인기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해외 여행이 막히면서 국내에서 ‘호캉스(호텔 바캉스)’를 즐기는 문화가 자리잡은 것도 서울 도심에 고급 호텔 건립이 늘어나는 이유다. 중저가 호텔이 관광이나 비즈니스 목적 숙박에 초점을 맞춘 반면, 고급호텔은 수영장·피트니스 등 부대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과거 내국인들은 휴가철에 도심보다는 제주나 동해안 호텔을 선호했었는데, 코로나 이후 도심 호텔에서 여유 있게 호캉스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파라다이스 호텔이 여름철을 맞아 출시한 빙수
MZ세대를 중심으로 명품 의류나 고급 음식·디저트를 즐기는 ‘스몰 럭셔리’ 문화가 자리잡으면서 호텔 식음료 업장에 대한 수요도 높아졌다.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호텔은 부유층이나 비즈니스 목적으로 방문하는 곳이라는 인식이 있었다. 호텔 음식업장에 대한 진입장벽이 높았던 셈이다. 하지만 요즘은 20대나 30대 초반 대학생이나 새내기 직장인들도 20만원에 육박하는 호텔 뷔페나 10만원대 빙수 등 디저트를 즐기는 모습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게 유행이다.

서울 내에서도 지역별로 고급 호텔의 투숙객 구성 차이가 뚜렷하다는 것도 눈에 띈다. 을지로에 위치한 ‘롯데호텔 서울’의 경우 외국인 비중이 80% 이상인 반면, 잠실의 ‘시그니엘 서울’의 경우 내국인 비중이 약 70%대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롯데호텔 서울의 경우 대규모 마이스(MICE) 행사의 메카인 만큼 외국인 비중이 높은 반면, 시그니엘 서울은 팬데믹 이후 럭셔리 호캉스 대표 호텔로 자리매김하며 내국인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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