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재 업고 튀어’ 송지호 “연속 두 작품 받은 사랑, 앞으로의 복 다 당겨쓴 기분”[스경X인터뷰]
tvN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의 인기에는 ‘복합장르’로서의 재미도 있었다. 기본적으로 이 드라마는 임솔(김혜윤)과 류선재(변우석)의 로맨스물이었지만 그 주변 인물들이 자아내는 코미디물이기도 했다. 그리고 김영수(허형규)라는 살인마의 등장으로 극 내내 그림자가 드리워진 스릴러물이기도 했다.
많은 장르 중 배우 송지호가 활약한 쪽은 ‘코미디’다. 그는 극 중 임솔의 오빠 임금 역을 맡았다. ‘임금’이라는 이름에서 느껴지듯, 송지호는 극에서 웃음을 담당하는 거의 모든 에피소드에서 등장했다. 배우 지망생으로 꿈을 키우지만 좀처럼 쉽지 않고, 20대에서는 사랑의 아픔과 환희를, 30대에서는 생활인으로서의 고단함도 보여준다.
“대본이 우선 너무 재미있었고요. 무조건하고 싶었지만, 금이의 다채로운 면에서 조금 두려움이 느껴지더라고요. 제 실제 성격이랑 너무 달랐거든요. 특히 ‘자기야’라던가, ‘공주님’이라는 대사를 혀 짧게 발음하는 ‘현듀띠(현주씨)’ 등의 대사는 어색하고 낯간지러워서 힘들었어요.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미친 척하고 했더니 나중에는 성취감이 되더군요.(웃음)”
워낙 극 중에서 사고를 많이 치고, 밉상인 적도 많아 촬영장 안팎에서 ‘금쪽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하지만 마냥 가볍고 줏대 없는 모습만은 아니었다. 솔과 선재가 가까워질 때 오빠로서 선재에게 계속 다짐을 받는 모습도 있었고, 집안의 가장으로서 책임감을 느끼는 모습도 있었다.
“워낙 현장에서 재미있는 장면이 많았어요. 감독님들께서 애드리브 등 제 마음대로 할 수 있게 많이 열어주셨거든요. 여러 장면이 있지만, 특히 이가 빠지는 장면이 인상이 깊었어요. 짧은 장면이지만 많은 각도에서 촬영했고 ‘내가 이런 연기도 하는구나’ 싶었는데. 그 장면 하나로 금이의 성격이 딱 정의돼서 시작되는 게 좋았어요. 함께 한 현주(서혜원)와 솔이, 선재 모두 또래라 편하고 좋았어요.”
특히 류선재 역 변우석과는 2019년 tvN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에서 만났다. 당시 송지호는 극 중 기업 바로의 마케팅팀장 최정훈을 연기했고, 변우석은 호스트바 출신으로 어두운 과거를 가진 톱스타 한민규로 분했다.
“이야기를 하다 보니 동갑(1991년생)이었고 촬영이 많은 주연이 아닌 터라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어요. 친구 하기로 하고, 번호도 주고받았죠. 이번 작품을 할 때도 우석이가 먼저 캐스팅이 돼서 친구가 있어 힘이 됐어요. 사실 지금 우석이가 선재가 돼 신드롬처럼 너무 잘 된 것이 기뻐요. 사실 배우 생활을 10년 넘게 하면서 다른 일을 하거나 포기하는 친구들도 생기거든요. 남은 사람끼리 안 보이는 곳에서 서로에게 힘을 주고 박수도 쳐줍니다. 10년 만에 결혼식에서 만나도 기쁜데, 이렇게 작품을 같이 하고 한 작품이 너무 잘돼 너무 기쁩니다.”
부산 출신으로 고등학생 때 중국 유학 경험도 있는 그는 귀국 후 부사관으로 해병대(1142기)를 다녀와 2013년 영화 ‘친구 2’로 데뷔했다. ‘조선총잡이’나 ‘비밀의 숲’ ‘병원선’ ‘저글러스’ 등 그의 초창기 작품을 보면, 장르물의 심각한 역할이 대부분임을 알 수 있다. 2022년 ENA ‘구필수는 없다’에서 곁눈으로 코미디를 지켜본 후 지난해 JTBC ‘닥터 차정숙’에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당시 엄정화 선배님의 차정숙 큰아들 서정민 역을 연기했어요. 물론 그때 드라마가 굉장히 잘됐었기에 알아보시는 많은 시선을 느꼈지만, 또 ‘선재 업고 튀어’와는 다른 것 같아요. 밝은 역할이다 보니 주변에서도 인사해주시고 ‘임금 파이팅!’하고 외쳐주시는 분도 많고요. 인스타그램 팔로워도 ‘선재 업고 튀어’ 이전보다 무려 세 배 가까이 올랐습니다.”
‘닥터 차정숙’도 시청률 수치로는 20% 넘는 성과를 보였다. JTBC가 좀 더 넓은 세대를 향한 전략을 짜기 시작한 시초가 됐다. 코로나19 이후 드라마 편수는 줄었고, TV를 보는 시청자도 줄어들어 자리를 잡지 못한 배우들도 많았다. 그런 와중에 연속으로 좋은 작품에 출연할 수 있고, 심지어 두 작품이 연속으로 흥행까지 했다. 행복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선재 업고 튀어’의 대본이 재밌다는 건 알았지만, 사실 ‘닥터 차정숙’처럼 잘되기는 쉽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어느 정도는 내려놓고 찍었는데, 시청률과는 다른 화제성이 밀려오는 게 느껴졌죠. ‘닥터 차정숙’으로도 포상휴가를 한 번 다녀와서, 이번 성공으로 ‘포상전문 배우’라는 즐거운 호칭도 붙었어요. 사실 이전까지 저는 알려지지 않은 배우였는데, 불과 1년 사이에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앞으로의 운을 싹 다 끌어쓴 느낌까지 납니다.”
하지만 그 행운도 준비된 자의 것이다. 2013년 연기에 데뷔한 이후 10년의 시간 동안 그는 꾸준히 자신의 쓰임을 준비했다. 떨다가 실수하고, 잘 안 되고, 운이 나쁜 시간을 거쳐서 내려놓을 부분은 내려놓고, 절실함을 채워 지금을 준비했다. 그렇기에 그는 훨씬 밝은 표정으로 다음을 준비할 수 있다.
“세어보니, 한 서른다섯 작품 정도 했더라고요. 이번에는 좀 ‘떠 있는’ 역할을 했으니 다음에는 정갈하고 스마트하면서 대사가 명확하게 전달되는, 제 나이 또래의 역을 해보고 싶습니다. 이번 임금을 통해 도전을 하면 성장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래서 시청자분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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