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지역인재전형 변수 ‘수능 최저’···지역 명문고·자사고 바람 부추기나
2025학년도 의과대학 수시 지역인재전형 모집인원이 늘어났지만 대부분 대학들이 수능 최저등급 기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생활기록부 관리뿐 아니라 수능 점수도 의대 입시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25학년도 학교별 입시 결과에 따라 정시에 유리한 지역 명문고나 자사고에 쏠림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종로학원이 2일 지역인재전형을 도입한 비수도권 의대 26곳의 수시 모집요강을 분석한 결과, 한림대(지역인재전형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계층 3명), 건양대(지역인재전형 면접전형 15명), 순천향대(지연인재전형 학생부종합 56명·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계층 4명)가 모집하는 78명이 수능 최저등급 기준을 적용받지 않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발표된 2025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3개 대학 33명)과 비교하면 최저기준이 소폭 완화되긴 했지만 미적용 비중은 수시 총 모집인원 1549명의 5%에 불과하다.
나머지 95% 의대는 수능 최저기준을 요구하고 있다. 국어·영어·수학 3개 과목 등급 합 4를 요구하는 대학이 11곳으로 모집규모는 522명에 달한다. ‘3개 과목 등급 합 5’는 13개 대학 399명, ‘4개 과목 등급 합 6’은 4개 대학 219명이다. 수능 최저등급이 가장 높은 대학 및 전형은 ‘4개 과목 등급 합 5’인 영남대 지역인재전형으로 37명을 선발한다.
정부는 지역 인재를 키워 비수도권에 의료 인력을 확충하겠다는 의도로 지역인재전형 모집인원을 크게 늘렸다. 하지만 수능 최저기준이 까다로워 지역 일반고 학생보다 지역 명문고·자사고 학생들이 더 수혜를 누릴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수험생들이 모이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자사고라 내신이 떨어져도 최저등급 기준 미달 인원을 고려해 지역인재전형 학생부교과전형에 도전해보는 게 좋겠냐는 문의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일반고 출신 학생들이 수시 지역인재전형에 선뜻 지원하기에는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 상황”이라며 “일반고에서 수능 최저를 못 맞추는 학생이 많은 지역의 경우 지역 내 자사고, 명문 일반고가 의대 지역인재전형 수혜를 가장 크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5학년도 학교별, 전형별 의대 진학률에 따라 수도권 학부모들의 ‘지방 유학’ 관심 대상지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2027학년도까지는 지역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지역인재전형으로 지원할 수 있다. 2028학년도부터는 지역 중학교까지 졸업해야 지원 자격이 주어진다. 지역 일반고 의대 진학률이 크게 늘지 않으면 명문 자사고를 둔 지역이나 학원가 밀집 지역에 지방 유학생들이 몰릴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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