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지역인재전형 변수 ‘수능 최저’···지역 명문고·자사고 바람 부추기나

탁지영 기자 2024. 6. 2.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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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서울 강남하이퍼학원 본원에서 의대 정원 확정 분석 설명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2025학년도 의과대학 수시 지역인재전형 모집인원이 늘어났지만 대부분 대학들이 수능 최저등급 기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생활기록부 관리뿐 아니라 수능 점수도 의대 입시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25학년도 학교별 입시 결과에 따라 정시에 유리한 지역 명문고나 자사고에 쏠림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종로학원이 2일 지역인재전형을 도입한 비수도권 의대 26곳의 수시 모집요강을 분석한 결과, 한림대(지역인재전형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계층 3명), 건양대(지역인재전형 면접전형 15명), 순천향대(지연인재전형 학생부종합 56명·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계층 4명)가 모집하는 78명이 수능 최저등급 기준을 적용받지 않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발표된 2025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3개 대학 33명)과 비교하면 최저기준이 소폭 완화되긴 했지만 미적용 비중은 수시 총 모집인원 1549명의 5%에 불과하다.

나머지 95% 의대는 수능 최저기준을 요구하고 있다. 국어·영어·수학 3개 과목 등급 합 4를 요구하는 대학이 11곳으로 모집규모는 522명에 달한다. ‘3개 과목 등급 합 5’는 13개 대학 399명, ‘4개 과목 등급 합 6’은 4개 대학 219명이다. 수능 최저등급이 가장 높은 대학 및 전형은 ‘4개 과목 등급 합 5’인 영남대 지역인재전형으로 37명을 선발한다.

정부는 지역 인재를 키워 비수도권에 의료 인력을 확충하겠다는 의도로 지역인재전형 모집인원을 크게 늘렸다. 하지만 수능 최저기준이 까다로워 지역 일반고 학생보다 지역 명문고·자사고 학생들이 더 수혜를 누릴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수험생들이 모이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자사고라 내신이 떨어져도 최저등급 기준 미달 인원을 고려해 지역인재전형 학생부교과전형에 도전해보는 게 좋겠냐는 문의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일반고 출신 학생들이 수시 지역인재전형에 선뜻 지원하기에는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 상황”이라며 “일반고에서 수능 최저를 못 맞추는 학생이 많은 지역의 경우 지역 내 자사고, 명문 일반고가 의대 지역인재전형 수혜를 가장 크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5학년도 학교별, 전형별 의대 진학률에 따라 수도권 학부모들의 ‘지방 유학’ 관심 대상지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2027학년도까지는 지역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지역인재전형으로 지원할 수 있다. 2028학년도부터는 지역 중학교까지 졸업해야 지원 자격이 주어진다. 지역 일반고 의대 진학률이 크게 늘지 않으면 명문 자사고를 둔 지역이나 학원가 밀집 지역에 지방 유학생들이 몰릴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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