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최초 달 뒷마당서 샘플 채취”…中 창어6호 착륙 성공

베이징/이벌찬 특파원 2024. 6. 2.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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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전 달 뒷면에 착륙한 중국 창어 6호./중국 국가우주국(CNSA)

세계 최초로 달 뒷면 토양을 채취하기 위해 발사된 중국 탐사선 ‘창어(嫦娥) 6호’가 달 뒷마당에 성공적으로 착륙했다. 창어 6호는 이곳에서 토양·암석 등 약 2㎏의 시료를 채취해 25일 지구로 돌아오는 것이 목표다. 그동안 세계에서는 10차례 달 표면 샘플 채취가 이뤄졌지만, 달 뒷면에서 이뤄진 적은 없다.

2일 중국 국가항천국은 “창어 6호가 오늘 새벽에 목표 지점인 달 뒷면 ‘남극 에이킨 분지’에 성공적으로 착륙했다”면서 “인류 탐사선이 처음으로 달 뒷면에서 샘플 채취 임무를 시작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국가항천국은 이번 프로젝트를 ‘두꺼비 궁전[蟾宮] 보물찾기’라고도 표현했다. 우리 선조는 토끼가 달에서 떡방아를 찧으며 산다고 믿었지만, 중국에선 달에 두꺼비가 살고 있다는 전설이 있다.

창어 6호는 지난달 3일 달 뒷면 토양 채취를 목표로 발사됐다. 신화통신은 “창어6호는 착륙 이후 태양 날개와 지향성 안테나 전개 등 탐사선 상태 점검·설치 과정을 거친 다음, 이틀 동안 달 뒷면 샘플 채취에 나설 예정”이라고 했다. 또 “시추와 표면 채취 등 두 가지 방식으로 달 샘플을 채취하고, 여러 지점에서 다양하게 자동 샘플 수집을 시도할 것”이라면서 “이번 임무에선 달 뒷면 착륙 지역 현장 조사·분석과 달 토양 구조 분석 등 과학 탐사도 수행한다”고 했다.

창어6호의 이번 시도가 주목 받는 이유는 ‘달 뒷면 착륙’ 자체가 인류 우주 탐사에서 험난한 과제에 속하기 때문이다. ‘달 뒷면’은 지구에선 보이지 않는 달의 다른 면을 말한다. 지구를 도는 ‘공전’의 주기와 ‘자전’의 주기가 같아 지구에선 늘 한쪽 면만 보인다. 이 때문에 달 뒷면은 지구와 통신 연결이 어려워 탐사선이 머물 수 있는 시간이 제한되고 위험성이 높다. 신화통신은 “창어6호가 도착한 남극 에이킨 분지의 낙차는 10여㎞에 달해 우주선 착륙은 소형 트럭을 고산준령(高山峻嶺)에 세우는 일만큼 어렵다”고 했다. 창어 6호 이전에는 중국의 창어 4호가 2019년에 인류 최초로 달 뒷면에 착륙했다.

미·중 우주 경쟁이 격화된 가운데 중국이 기술 돌파를 이뤄내며 ‘우주굴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은 2030년까지 유인 우주선을 달에 보내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2004년부터 달 탐사 프로젝트 ‘창어’를 시작했고, 2007년 무인 우주탐사선 ‘창어 1호’ 발사, 2013년 ‘창어 3호’ 달 앞면 착륙 등에 성공했다. 2020년 발사된 창어 5호는 달 앞면에서 약 2㎏의 달 샘플을 채취해 귀환했다. 미국 또한 오는 11월 유인 달 탐사선 ‘아르테미스 2호’ 발사 계획을 내놓으며 달 탐사 경쟁에서 중국을 따돌릴 각오를 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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