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행방묘연’ 반달가슴곰 56마리 위치 추적키로…“인명피해 대비”
환경부가 현재 위치 추적이 안 되는 반달가슴곰 56마리에 대해 소재지를 추적하고, 위치 추적기를 부착하기로 했다. 최근 지리산국립공원 등산로에 반달가슴곰이 출몰해 등산객과 마주치는 등 인명 피해에 대한 우려가 커진 데 따른 조처다.
2일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본지 통화에서 “등산객 안전 우려에 따라 현재 국내에 서식 중인 반달가슴곰 89마리 중 행방을 알 수 없는 56마리에 대해 위치 추적기 부착 등을 지시했다”면서 “혹시 모를 인명 피해에 대비한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5월은 동면(冬眠)에서 깬 반달가슴곰이 짝짓기를 위해 활동 반경을 넓히는 시기다.
환경부는 2004년 반달가슴곰 복원 사업을 시작해 20년 만인 올해 89마리까지 번식에 성공했다. 89마리 중 33마리는 위치 추적기로 소재 파악이 가능하지만, 나머지 56마리는 위치 추적기가 애초 부착되지 않거나 배터리 방전 등의 문제로 행방을 알 수 없는 상태다.
일각에선 “탐방로에서 반달가슴곰을 마주칠 확률은 극히 낮다”며 “불필요한 공포심을 가지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한다. 실제 환경부 조사에서 반달가슴곰이 등산로 반경 20m까지 접근해 머문 비율은 0.8%, 200m는 9.8%, 500m 이상 떨어져 활동한 건 89%로 파악됐다. 등산로에서 곰과 마주칠 확률이 1%가 채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탐방로에서 반달가슴곰과 마주칠 가능성이 적다고 해도 인명사고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일본에선 2016년 반달가슴곰이 산나물을 캐던 사람을 습격해 4명이 죽고 2명이 중상을 입은 사건이 있었다. 현재는 반달가슴곰을 마주치더라도 등산객이 스스로 조심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다.
반달가슴곰 복원이 중요한 만큼 인명 피해 대비에 대한 대책도 강구해야 하지만 여기에는 소홀했다는 지적이다. 2017년 7월 당시 지리산국립공원 일대에 살고 있던 반달가슴곰은 총 47마리로, 이때도 28마리는 행방을 알 수 없었다. 당시에도 환경부는 무인센서카메라 등을 통해 반달가슴곰의 흔적을 쫓아 관리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7년이 지난 현재 ‘행방불명 반달가슴곰’은 56마리로 오히려 2배 늘어났다. 번식 속도가 위치 추적 속도보다 빨랐던 셈이다.
89마리 반달가슴곰 전부의 위치 추적이 가능해질 경우, 반달가슴곰이 등산로 인근으로 접근할 때 국립공원 측에서 경고 방송 등을 통해 등산객과 마주치는 일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지리산에 방사한 반달가슴곰이 90㎞ 떨어진 경북 김천 수도산에서 발견된 사례에서 보듯, 반달가슴곰을 방사한 지리산·덕유산 지역 외에 다른 지역으로 이동했을 때도 사고 예방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환경부 관계자는 “지리산·덕유산 등 반달가슴곰 서식지 160여개 지점에 설치한 무인센서카메라를 통해 반달가슴곰 분변 조사 등 흔적을 쫓고, 생포 트랩을 설치해 반달가슴곰에 추적기를 부착하고 다시 자연으로 돌려보낼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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