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은 ‘국민 거포’의 ‘거포 DNA’를 깨우나… 박병호, 삼성 이적 후 4경기 3홈런의 ‘거짓말 같은 시간’

남정훈 2024. 6. 2.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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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적은 그의 잠자고 있던 '거포 본능'을 깨우는 것일까.

KT에서 삼성으로 둥지를 옮긴 '국민 거포' 박병호(38)가 이적 후 4경기 3홈런을 터뜨리는 괴력을 발휘하며 자신의 이름값을 증명하고 있다.

2005년 LG에 입단한 후 항상 유망주로 평가받았지만, 잠재력을 터뜨리지 못했던 박병호는 2011년 넥센(현 키움)으로 이적한 뒤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 연속 홈런왕에 오르며 KBO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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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적은 그의 잠자고 있던 ‘거포 본능’을 깨우는 것일까. KT에서 삼성으로 둥지를 옮긴 ‘국민 거포’ 박병호(38)가 이적 후 4경기 3홈런을 터뜨리는 괴력을 발휘하며 자신의 이름값을 증명하고 있다.

박병호는 올 시즌 KT에서 44경기에 출전해 타율 0.198(101타수 20안타) 3홈런 10타점에 그쳤다. 주전 1루수 자리를 문상철에게 내준 박병호는 이적요청 등의 물의를 빚은 끝에 삼성으로 트레이드됐다. 아무리 삼성의 홈구장인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가 타자 친화적인 구장이라고 해도 ‘에이징 커브’가 뚜렷했던 박병호가 살아날 것이라고 예상한 이는 몇 없었다.

그러나 박병호는 삼성 이적 후 180도 변했다. 이적 후 첫 경기였던 지난달 29일 대구 키움전에서 선발 출전해 4타수2안타(1홈런) 1타점 1득점으로 강렬한 이적 신고식을 치렀다. 이어 지난달 31일 한화와의 홈경기에선 5-5로 맞선 6회 3점 홈런을 터뜨리며 만원 관중을 열광케했다. 박병호의 괴력은 지난 1일 한화전에서도 이어졌다. 1회 선제 3점 홈런을 터뜨리며 이틀 연속 대포를 가동했다.

박병호의 이적 후 4경기 기록은 타율 0.429(14타수 6안타) 3홈런 7타점 4득점. KT에서 44경기에 때려냈던 홈런 개수를 이적 후엔 단 4경기만에 터뜨려냈다. 여기에 약점이었던 삼진은 단 4개밖에 당하지 않았고, 볼넷도 3개를 골라내며 출루율 0.529에 장타율은 무려 1.071에 달한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친 OPS는 무려 1.600이다. 그야말로 상전벽해에 가까운 놀라운 변화다.
박병호가 이적 후 반등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5년 LG에 입단한 후 항상 유망주로 평가받았지만, 잠재력을 터뜨리지 못했던 박병호는 2011년 넥센(현 키움)으로 이적한 뒤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 연속 홈런왕에 오르며 KBO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로 성장했다.
박병호는 키움 시절 말미에 여전히 대포 한방을 언제든 터뜨릴 수 있는 거포 본능은 살아있었지만, 타율이 2할 초반대로 떨어지며 노쇠화 기미가 보였다. 비교적 늦은 나이에 풀타임 1군 선수가 된 데다 메이저리그에서 2년간 뛰느라 박병호는 2021시즌을 마치고서야 뒤늦게 생애 첫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지만, FA 시장에서 그리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던 중 KT가 그에게 기회를 줬고, 박병호는 KT로 FA 이적한 첫 시즌인 2022시즌 타율 0.275에 35홈런으로 개인 통산 다섯 번째 홈런왕에 등극하며 다시 한 번 날아오른 바 있다.
물론 이적 후 4경기만으로 박병호가 완벽하게 부활했다고 단언할 순 없다. 4경기 모두 홈런이 가장 잘 나오는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치렀기 때문이다. 여기에 우타자인 박병호는 그간 좌투수에게 더 강했는데, 이적 후 만난 투수들이 주로 좌투수였다는 점도 운으로 작용했다. 홈런을 뺏어냈던 헤이수스(키움), 김범수, 조동욱(이상 한화)까지 모두 좌투수였다.

어느덧 40대 입성이 멀지 않은 박병호에게 이번 삼성 이적은 사실상 선수생활의 마지막 기회다. 절실함으로 무장한 박병호가 이적 후 초반 보여주고 있는 무서운 타격감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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