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군 훈련때 배운 심폐소생술로 식당 주인 살린 30대 배달기사
경북 경주에서 배달기사로 일하고 있는 이태훈(34)씨는 지난 달 29일 오후 1시 4분쯤 배달 음식을 찾기 위해 경주 동천동 한 식당을 찾았다.
식당 문을 열고 들어선 이 씨는 주방에 있던 50대 여주인 A(54)씨가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모습을 목격했다. 주방으로 달려 들어가 A씨 상태를 확인한 이 씨는 119상황실과 통화하며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했다. 발견 당시 의식을 잃고 쓰러진 A씨는 손발이 오그라들고 호흡이 멈추는 등 위급한 상황이었다. 다행히 이 씨의 발 빠른 응급조치로 A씨 의식과 호흡이 돌아왔고, 도착한 119구급대가 A씨를 인근 병원으로 이송해 목숨 구했다.
이씨는 “누구라도 사람이 쓰러지는 것을 직접 봤다면 똑같이 했을 것”이라며 “누군가에게 도움이됐다고 생각하니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응급처치를 전문적으로 배웠거나 관련 업종에 종사한 적은 없고, 군부대와 예비군 훈련 때 배운 심폐소생술이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이런 사연은 이 씨 덕에 목숨을 구한 A씨가 경주시에 소식을 전하면서 뒤늦게 알려지게 됐다.
A씨는 “고혈압 등 평소 별다른 지병도 없고 정기적으로 먹는 약도 없는데 이날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며 “사람이 쓰러지는 것을 보면 겁이 나서 피하게 마련인데 배달 기사 분께서 심폐소생술을 해준 덕에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회가 각박하다고 해도 이렇게 나서서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이 여전히 많다는 걸 알리고 싶어 경주시에 사연을 전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서 영어 학원을 운영했던 A씨도 올해 초 고향인 경주로 내려와 ‘선한 영향력 짜장면 2900원’이라는 비영리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이곳에서는 저렴한 가격에 음식을 파는 것과 함께 어려운 이들에게 라면과 쌀 등을 무상으로 나눠주고 있다고 A씨는 전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오세훈 부인 강의실 침입’ 강진구, 항소심도 무죄
- 제주-오키나와, 관광 디지털 혁신 손잡았다
- 김병만 측 “전처가 생명보험 가입…수익자는 본인과 입양 딸”
- 오리온 3분기 영업이익 2.6% 감소…“재료비‧인건비 상승 여파”
- 이성 문제로 연인 폭행하고 위협한 50대 男 체포
- 월계2지구 6700세대 단지로 재건축
- 성인 대상 디지털 성범죄도 '위장 수사' 가능… 성폭력처벌법 국회 통과
- 1700억원대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 조직 붙잡혀
- 트럼프의 유별난 햄버거 사랑…케네디는 “독극물 같은 음식”
- 멸종위기 코모도왕도마뱀 등 희귀 외래생물 밀수... 일당 14명 송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