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장관들 뭉친 이유? "가축분뇨 자원화 신성장산업으로"
1970년대 이후 국내 경제의 압축 고도성장은 식생활의 고급화로도 이어졌다. 특히 축산물은 중요한 영양공급원으로 자리잡게 되면서 곡물, 채소류와 달리 꾸준한 소비량 증가를 가져왔다. 농림업 생산액 조사품목 147개중 상위 5개 품목(2021년 기준)에 돼지, 한우, 닭, 우유 등 4개 품목이 포함됐고, 전체 생산액 61조4000억원중 축산업이 24조6000억원(40.1%)을 기록했을 정도다.
하지만 환경, 건강 및 동물복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같은기간 축산업 현장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도 적지 않았다. 웰빙 열풍에 따른 채식주의 확산과 공장식 밀집사육, 축산악취와 가축분뇨의 부적정한 처리 등이 그러한 우려를 키웠다. 정부가 가축분뇨의 자원순환을 통해 깨끗한 축산환경을 조성하는 한편 가축분뇨의 신재생 에너지화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다.
송미령 농식품부장관, 한화진 환경부장관은 지난 달 31일 충남 논산 '논산계룡축협 자연순환농업센터'를 찾아 '가축분뇨의 환경친화적 관리 및 처리방식 다각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가축분뇨의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나가는 데 양 부처가 힘을 합치기로 했다. 이 시설은 퇴·액비 시설은 농식품부가, 바이오가스화시설은 환경부가 각각 지원했다.
두 여성 장관은 탄소중립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현재 퇴·액비화 중심의 가축분뇨 처리 구조를 친환경적 신산업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가축분뇨의 바이오차·재생에너지화 등 신산업화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축산분야 환경개선 및 온실가스 감축 정책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양 부처는 이를 위해 △바이오차·바이오가스·고체연료 생산 등 가축분뇨의 처리방식 다각화 △하천의 수질오염 예방과 지역사회 환경개선을 위한 가축분뇨 퇴·액비의 적정 관리 △가축분뇨 관련 규제 합리화 추진 △가축분뇨 및 축산환경에 대한 신뢰성 있는 통계 및 데이터베이스 기반 정책 수립 △가축분뇨 관련 전후방 산업의 발전 협력 등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농식품부는 이와 관련 지난 1월 '축산부문 2030 온실가스 감축 및 녹색성장 전략' 발표를 통해 축산현장에서 가축분뇨 에너지화 시설을 확충해 나갈 계획임을 밝혔다.
축산부문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가축분뇨 처리 방식을 기존 퇴·액비화 위주에서 탈피해 온실가스 배출이 적은 바이오가스 등 에너지화 비중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또 지역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에너지화 시설에서 생산된 재생에너지 등을 활용하는 에너지 자립형 단지를 오는 2030년까지 8개소를 조성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충남 홍성군에 위치한 가축분뇨 에너지화시설 (주)성우의 경우, 인근 돼지농가에서 발생하는 돼지분뇨(110톤/일) 등을 이용해 연간 1,103MkW의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하루 평균 3,022kW의 전기를 생산해 주변 432호 농가에 에너지를 공급하고 있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축산업의 지속가능성과 환경보전 책무는 상호 대립이 아닌 보완적 과제"라며 "이번 협업은 축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어려움을 신속히 개선함은 물론 신산업 육성 등 양 부처의 한계를 넘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가축분뇨가 생물 에너지원(바이오에너지) 등 새로운 자원으로 다시 태어나 탄소중립 및 환경오염 방지에 기여할 수 있도록 농식품부와 함께 최선을 다 하겠다"고 했다.
가축분뇨의 해양투기 금지에 따라 퇴·액비화, 바이오가스화 등을 위한 가축분뇨 자원화 시설투자는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분뇨 발생량의 자원화(2020년 기준) 비율은 90.8%가 퇴·액비화, 8.0%는 정화 방류처리 되고 있으며 자가처리외 분뇨의 11.7% 이상을 공동자원화시설 등에서 위탁처리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 바이오가스 플랜트가 전국 1만여곳에서 가동되고 있으며 가축분뇨의 퇴·액비화는 물론 바이오가스화, 고체원료 생산, 신재생에너지 등을 만들어 내고 있다.
김정욱 농식품부 축산정책관은 "환경부와 협의해 에너지화 시설 운영 인력 기준 완화, 고체연료 원료 기준 완화 등 관련 규제를 개선해 나가겠다"며 "앞으로 축산부문 온실가스 감축 등을 위해 현장이 필요로 하는 사항을 발굴해 적극 개선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정혁수 기자 hyeoksoo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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