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수출 두 자릿수 증가… 체감경기 `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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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수출이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였다.
반도체를 비롯한 IT 품목과 자동차가 수출 경기 회복을 이끌고 있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은 113억8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54.5% 증가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강한 수출 증가세가 나타나면서 경기 부진이 빠르게 완화될 거라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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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가 수출 견인… 흑자 급증
고금리 영향에 내수부진 걸림돌
5월 수출이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였다. 반도체와 자동차를 중심으로 수출 회복세가 지속되면서 무역흑자도 급증했다. 한국은행과 국책연구기관 등은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일제히 상향했다. 다만 고금리·고물가 영향으로 내수와 투자는 여전히 부진해 결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5월 수출은 전년 대비 11.7% 증가한 581억5000만 달러, 수입은 2.0% 감소한 531억9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수출 증가세는 8개월 연속으로 정상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다. 무역수지는 약 49.6억 달러 흑자로, 12개월 연속 흑자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반도체를 비롯한 IT 품목과 자동차가 수출 경기 회복을 이끌고 있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은 113억8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54.5% 증가했다. 디스플레이(15.8%)와 컴퓨터(48.4%), 무선통신(9.4%) 등 다른 IT 품목에서도 수출이 늘었다. 자동차 수출액은 64억9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4.8% 증가했다. 5월 기준 역대 1위다. 지난달 15대 주력 수출 품목 중 11개 품목에서 수출이 개선되는 등 수출이 탄력을 받고 있다.
정부는 올해 수출이 역대 최대 수준인 총 7000억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지난달 30일 올해 수출이 전년 대비 8.3% 증가한 6848억 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수출이 연말까지 우상향 흐름을 지속하면서 역대 최대실적 달성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부도 총력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쾌속 순항하는 수출과 달리 내수와 투자 경기는 다소 어둡다. 통계청에 따르면 내수 소비를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지난 4월 전월 대비 1.2% 감소했다. 화장품 등 비내구재(0.4%)와 의복 등 준내구재(0.5%)에서는 판매가 늘었지만, 승용차와 통신기기, 컴퓨터와 같은 내구재 판매가 5.8% 감소한 탓이다. 가계부채가 늘어난 상황에서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서민 소비가 위축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설비투자는 지난 3월 전월 대비 6.3% 급락한 데 이어 4월에도 0.2% 감소했다. 반도체 제조용 기계 수입도 3월 6800만 달러에서 4월 5800만 달러로 줄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달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이전 전망(2.2%) 대비 0.4%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한국은행도 성장 전망을 2.1%에서 2.5%로 높였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강한 수출 증가세가 나타나면서 경기 부진이 빠르게 완화될 거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내수·투자 부진 속에 체감 경기는 당분간 어려움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올해 1분기 전체 가구의 가처분 소득은 월평균 404만6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늘었으나 외식물가 상승률은 이보다 2.8배 높은 3.8%로 나타났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강한 수출이 경기 회복을 이끌겠지만 내수 부진은 이어질 것"이라며 "고금리 상황이 해소될 때까지 내수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최상현기자 hy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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