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죄 평결’ 트럼프 향해 무당파 유권자 절반 “사퇴해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성 추문 입막음 의혹과 관련한 형사재판에서 유죄 평결을 받은 뒤 무당파 유권자의 절반 이상은 그가 대선에 출마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가 미 역대 대통령 중 첫 유죄 평결을 받은 사실이 대선에 실제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1일(현지시간) 여론조사업체 모닝컨설트에 따르면 전날 미국 성인 2220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전체 무당층 응답자의 49%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 운동을 끝내야 한다고 답했다. 공화당원의 15%, 트럼프 지지자의 8%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사퇴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달 30일 뉴욕 맨해튼형사법원 배심원단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성 추문 입막음 돈 지급과 관련한 34개 혐의 모두에 대해 유죄 평결을 내린 지 하루 만에 이뤄졌다.
평결 직후 유고브가 성인 3040명을 대상으로 벌인 약식 조사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나타났다. 무당층 응답자의 48%, 공화당원 15%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죄라고 믿는다고 답해 배심원단 결정을 지지했다.
무당층의 표심은 경합주 등 주요 승부처에서 대선 본선 승부를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양자 가상 대결은 여전히 박빙을 보이고는 있지만, 평결 직후 조사에선 바이든 대통령이 1~2%포인트 차로 앞섰다.
트럼프 선거캠프와 지지자들은 유죄 평결을 강력히 비판하고 있다. 캠프는 평결이 나온 이후 “조작된 재판”이었다고 주장하며 모금 참여를 호소하고 있는데, 지지자 결집 정황도 일부 나타나고 있다. 캠프 측은 평결 직후 24시간 동안 5280만달러(약 730억원)를 모금했는데, 이는 지난해 하반기 6개월간 온라인 모금액인 5800만달러에 맞먹는 금액이라고 밝혔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장남인 도널드 주니어, 극우 성향 마저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자신의 집에 성조기를 거꾸로 내걸었다. 워싱턴의 보수 성향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도 거꾸로 된 성조기를 건물 밖에 걸었다. 소셜미디어의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계정에도 거꾸로 걸린 성조기 인증사진이 넘쳐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2020년 대선 결과를 부정하며 성조기를 뒤집어서 걸거나 들고 다니기 시작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재판에 대해 “매우 불공정했다”며 “우리는 이 사기에 대해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12명으로 이뤄진 배심원단은 만장일치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 추문 입막음 돈 지급과 관련한 혐의 34개에 유죄 평결을 내렸다. 재판을 주관해온 후안 머천 판사는 7월11일 선고할 예정으로, 최대 징역 4년까지 가능하다. 유죄가 최종 확정되고 구속되더라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출마는 가능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직전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에게 자신과의 성관계를 폭로하지 않는 대가로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을 통해 13만 달러를 지급하고 해당 비용을 회사 장부에 법률 자문비로 허위 기재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아왔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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