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부총장이 서울서 요양병원 개원… 불법일까?합법일까?

남서울대 노조 "영리목적 요양병원 운영은 법 위반"
대학 "교수 벤처창업 겸직 가능…학생실습 활용"

남서울대 전경. 남서울대 제공

[천안]남서울대 부총장의 겸직 논란이 불거졌다. 부총장이 요양병원의 대표로 등기한 것인데 학교 구성원 일부는 영리목적의 운영으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학교 측은 교수창업의 일환으로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부총장이 대학 설립자의 아들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봐주기'라는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30일 대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윤석 남서울대 부총장은 지난해 3월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에 개원한 요양병원의 대표로 등기됐다. 병원 건물은 등기부등본 상 5층 규모로 이 부총장의 형제들과 공동 소유하고 있다.

이를 두고 남서울대의 교수 일부는 불법 겸직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 부총장은 대외부총장직에 있으며 남서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정교수)로 재직중이다. 남서울대의 인사규정에 따르면 교원은 다른 기관의 전임직을 겸할 수 없다. 다만, △타 기관의 전임이 아닌 직의 위촉을 받은 경우 △국가기관의 특별한 요청이 있는 경우 △실험실 창업으로 인한 벤처기업의 대표자 또는 임직원 △사기업체의 사외이사 등은 총장의 허가를 받아 겸직할 수 있다. 기업의 대표가 남서울대 교원으로 임용되려면 대표직을 사퇴해야만 한다.

전국교수노조 남서울대지회(이하 교수노조) 관계자는 "대학과 요양병원 양쪽에서 금전적 이익을 취하고 있는 것은 실정법 위반으로 보인다"며 "부총장은 대학 설립자의 아들이기 때문에 총장도 어쩌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부총장은 보건행정학과 교수인데 시수가 한 시간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 부총장은 남서울대 설립자인 이재식 학교법인 성암학원 이사장의 아들이다.

이에 대해 남서울대는 교수 창업의 일환으로 법적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남서울대 관계자는 "해당 요양병원은 영리목적이 아니라 학생 실습 등과 관련이 있다"며 "보건행정학과, 간호학과, 노인복지학과 등이 실습을 나가야 하는데 장소를 구하기 어렵다. 학생 실습에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벤처 창업의 경우 겸직이 가능하다. 창업심의위원회에서 인정이 됐다"며 "우리 대학에는 교수창업이 30여명 가까이 있다. 이 요양병원에서 플랫폼 사업 등을 하려 한다. 실험 창업으로 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교수노조는 요양병원을 벤처창업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맞섰다. 앞선 노조 관계자는 "지금 그곳은 협력병원도 아니"라며 "산학협력단에서 창업 실습으로 요양병원을 개원하는 곳은 없다"고 했다.

이 사안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사립학교 교원은 국가공무원법, 국가공무원복무규정을 준용한다"며 "불명예스러운 영향을 끼치는 경우가 아니라면 학교의 장이 허락을 받아 겸직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25조에서는 '스스로 경영해 영리를 추구함이 뚜렷한 업무' 등의 겸직은 금지하고 있다. 다만, 제25조의 영리 업무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다른 직무, 담당 직무 수행에 지장이 없는 경우 등은 기관의 장 허가를 받으면 겸직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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